[비즈니스포스트] 이재명 대통령은 코스피 5천 시대가 가시권에 들어서자 “주가조작 패가망신”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이에 오는 2월 여야가 대립하는 쟁법 법안이 일단락되고 3월 이후 ‘민생 국회’로 접어들면 더불어민주당이 상법 개정안 다음 타자로는 자본시장법 개정 추진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재명 "주가조작 패가망신" 또 강조, 자본시장법 '핀셋 개정' 속도 붙나

▲ 일본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 이재명 대통령이 14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15일 정부와 정치권 움직임을 종합하면 여권에서 증시 부양의 일환으로 주가 조작 근절을 위한 법 정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재명 14일 대통령은 자신의 엑스(X)에서 주가조작 근절 합동대응단 확대 소식을 공유하면서 “주가조작 패가망신은 결코 빈말이 아니다”라며 “정상적으로 투자하라”고 경고했다. 이날 코스피는 처음으로 4700선을 돌파하며 신기록을 경신했다.

이에 국회에서 주식시장 활성화를 위해 상법 개정에 이어 주가조작 근절과 관련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자본시장법) 개정으로 재점화될 가능성 제기된다.

실제 박수현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현안 브리핑에서 “대통령께서 코스피 상황과 관련하여 더 공정한 환경을 만들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으로 안다”며 “사법개혁안 처리도 중요하지만 상법 개정안을 포함한 민생법안 처리도 매우 시급하다”고 말했다.

여당이 추진한 1, 2차 상법개정안은 각각 2025년 7월3일과 8월25일에 최종적으로 본회의를 통과했다. 3차 상법개정안은 기업의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통한 주주 가치 환원을 목적으로 하며 아직 본회의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에서 주식시장 관련한 논의를 주도하고 있는 코스피 5천 특별위원회는 이재명 대통령 취임 직후 상법개정을 단기적 과제로, 주가조작 근절 등을 중장기 과제로 언급했다. 당정은 ‘상법 개정→자본시장법 개정→주가조작 방지책’ 3단 로드맵을 수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1, 2, 3차 상법개정 다음 차례로는 주가조작 근절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이 지목된다.

민주당은 2025년 6월23일 코스피5천 특위를 출범시켰다. 위원장을 맡은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특위 발대식에서 “자본시장법 개정·주가 조작 원스트라이크 아웃 등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정책 과제들을 일관되게 추진하고 이 과정에서 정부 당국과 긴밀하고 소통하고 협의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민주당에서 자본시장법 개정과 관련해 논의되고 있는 내용 가운데 가장 많이 언급되는 것은 '합병·물적분할 시 일반주주 보호 장치 도입'과 '단기매매 차익 반환청구 의무화'다. 이는 합병·물적분할 과정의 정보 비대칭과 내부자의 단기 매매로 주가를 왜곡할 유인을 차단해 선제적으로 주가조작을 막는 효과가 있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24년 12월11일 대표발의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은 물적분할 후 자회사 상장 과정에서 주가 하락을 유도해 소액주주를 배제하는 시장 왜곡을 막기 위해 분할신설법인이 상장 시 모집 주식의 50% 이상을 기존 소액주주에게 우선 배정하도록 하는 내용을 뼈대로 한다.

김남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24년 12월24일 대표발의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에는 의무공개매수 도입, 합병·매수가격의 공정가치 기준화, 경영권 분쟁 중 증자·전환 제한, 소액주주 우선배정, 이사의 주주 충실의무 명문화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는 인수·합병, 물적분할·자회사 상장, 상장폐지, 유상증자, 전환사채·신주인수권 행사, 지배주주 보수 등 상장사의 주요 자본·손익 거래 전반에서 지배주주 중심 의사결정으로 주가가 왜곡되고 일반주주가 피해를 입는 구조를 차단하기 위한 장치들이다. 

보다 직접적인 주가조작 근절 효과가 있는 법안들도 국회에 계류 중이다.
 
이재명 "주가조작 패가망신" 또 강조, 자본시장법 '핀셋 개정' 속도 붙나

▲  2025년 12월17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윤한홍 위원장을 비롯한 여야 의원들이 이날 상정된 법안을 처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25년 7월28일 대표발의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은 강력한 처벌을 명문화하고 있어 ‘주가조작 원스트라이크 아웃법안’으로 불린다.

이 법안은 주가조작·미공개정보 이용 등 불공정거래에 대해 형사처벌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거래·임원선임 제한을 원칙적으로 20년으로 늘리고 부당이득의 최대 3배 과징금과 5~10배 벌금, 최소 3년 이상의 징역을 도입하는 등 제재 수위를 대폭 강화하는 것을 핵심 내용으로 한다.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25년 12월29일 대표발의한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은 ‘원금 몰수법’으로 알려졌다. 이 법안은 주가조작 등 시세조종 범죄에 사용된 투자 원금까지 ‘범죄수익’으로 규정해 수사·재판 단계에서 몰수·추징보전을 가능하게 하고, 이를 은닉·가장할 경우 별도로 처벌하도록 한다.

현재 여야 정치권은 2차 종합특검법안, 통일교 특검법안, 검찰개혁 관련 법안 등에 매달려 있다. 하지만 2월 중으로 상황이 대략 일단락되면 3월부터 민생법안의 한 축으로 자본시장법 개정이 부각될 것이라는 전망이 정치권에서 제기된다. 코스피가 연일 신기록을 갈아치우고 이재명 대통령의 관련 언급을 재차 내놓으면서 여당 지도부가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

실제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5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은 내일(16일) 종결 표결로 2차 종합특검법을 처리하고 무의미한 방탄의 시간을 끝내겠다”라며 “멈춘 국회의 시계를 반드시 민생으로 돌려놓겠다”고 말했다.

다만 자본시장법안 등 주가조작을 근절하기 위한 자본시장법 개정이 매끄럽게 처리되지는 못할 수도 있다는 지적도 일각에서 나온다.

국회에 계류 중인 민주당발 자본시장법안들이 정무위원회 심사 대상이기 때문이다. 정무위원회 위원장은 현재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이 맡고 있다. 윤 의원은 민주당 법안과 구분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하기도 했다. 민주당 측 법안은 행위 자체를 제한하는 강한 규제의 성격을 갖지만 국민의힘 측 법안은 절차·정보 보강 중심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이 2024년 12월3일 대표발의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은 상장사의 합병·분할 등 자본거래에서 일반주주 보호를 강화하기 위해 합병가액을 주가·자산가치·수익가치 등을 종합한 공정가치로 정하고, 이사회의 의견서 공시와 외부평가기관 평가를 의무화하며, 물적분할 후 자회사 상장 시 모회사 일반주주에게 공모주를 우선배정할 수 있도록 한다. 권석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