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우리금융그룹이 6년 만에 지주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바꿨다.

2019년 우리금융지주 출범 직후부터 곳간 살림을 맡았던 이성욱 전 부사장이 물러나고 곽성민 부사장이 지주 CFO에 오른 것이다.
 
우리금융 CFO 6년 만에 새 얼굴 곽성민, '임종룡 2기' 비은행 보폭 넓힌다

▲ 곽성민 우리금융그룹 본부장이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최고재무책임자로 선임됐다. <우리금융그룹>


이번 인사에는 2기 체제 경영의 무게중심을 ‘자본 건전성 관리’에서 ‘비은행 성장과 주주환원 확대’로 옮기겠다는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의 전략적 결단도 녹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임 회장은 취임 이후 종합금융그룹 포트폴리오를 완성하는 과정에서 자본 안정성 확보를 위해 방어적 재무 기조를 유지해 왔다.

하지만 이번 인사를 기점으로 임종룡 1기 체제의 안정화 국면에서 벗어나 비은행에 힘을 싣는 성장 로드맵에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전망된다.

13일 우리금융에 따르면 지난해 말 임기가 만료된 지주 부사장급 임원 4명 가운데 3명이 연임되고 최고재무책임자만 새로운 인물로 교체됐다.

지난해 말 임기 만료 대상에는 이성욱 전 최고재무책임자 부사장을 비롯해 이정수 전략부문 부사장, 옥일진 디지털혁신부문 부사장, 정찬호 감사부문 부사장 등 4명이 포함됐다. 

우리금융은 곽성민 우리금융 재무관리부 본부장을 부사장으로 승진시켜 신임 최고재무책임자로 선임하고 다른 부사장급 임원들은 유임시켰다.

이번 인사는 임 회장이 2023년 회장 자리에 오른 뒤 처음 단행한 지주 최고재무책임자 교체라는 점에서도 큰 의미를 지닌다.

임 회장은 취임 직후 지주 전무급 이상 임원을 기존 11명에서 7명으로 줄이며 6명을 교체하는 대대적 인사 개편을 실행했다. 당시 기존 임원 가운데 유일하게 자리를 지키며 ‘임종룡 1기’ 체제의 재무 전략을 담당했던 인물이 이 전 최고재무책임자였다.

이 때문에 이번 최고재무책임자 교체는 ‘임종룡 2기’ 체제의 경영 기조와 재무 전략 향방을 가늠할 수 있는 변화로 해석된다. 

임종룡 1기 우리금융의 재무 전략은 자본비율 방어와 건전성 관리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종합금융그룹 포트폴리오 완성을 위해 비은행 계열사 인수를 추진하고 영업력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자본 안정성을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로 꼽혔기 때문이다.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 시절인 2020년부터 지주 재무라인을 이끌어온 이 전 최고재무책임자는 임 회장 1기 체제에서도 자본비율을 흔들림 없이 관리하며 그룹의 기초 체력을 다진 인물로 평가받는다.
 
다만 임종룡 2기 체제에 접어들며 경영 기조는 방어에서 벗어나 공격적으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된다.

임 회장은 지난해 보통주자본(CET1)비율 12.5% 달성과 13.0% 초과 시 총주주환원율을 50%까지 확대하겠다는 명확한 기준을 제시했다.

이는 축적된 자본 여력을 미래 성장 투자와 주주가치 제고로 연결하겠다는 구체적 청사진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임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도 ‘미래동반성장을 주도하는 우리금융’을 목표로 내걸고 생산적 금융과 인공지능 전환(AX), 종합금융그룹 시너지 창출을 3대 중점 전략 방향으로 수립했다. 
 
특히 생산적 금융 전환과 종합금융그룹 시너지 극대화를 위해서는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가 전제 조건으로 꼽힌다.

실물 경제에 자금을 공급하는 생산적 금융을 확대하고 계열사 간 연계를 통해 수익 구조를 다변화하기 위해서는 은행에 편중된 현재의 구조를 넘어 증권ᐧ보험 등 비은행 부문의 외연 확장이 선행돼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그룹 재무 전략 역시 단순한 자본 방어를 넘어 성장과 주주환원을 동시에 뒷받침하는 구조로 바뀌어야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전 최고재무책임자 체제에서 안정적 재무 기반을 닦았다면 곽 부사장은 그 기반 위에서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와 주주환원을 본격적으로 연결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된 셈이다. 
 
우리금융 CFO 6년 만에 새 얼굴 곽성민, '임종룡 2기' 비은행 보폭 넓힌다

임종룡 우리금융그룹이 취임한 뒤 처음으로 지주 최고재무책임자를 교체했다. <우리금융그룹>


곽 부사장은 우리금융 내에서도 균형 잡힌 재무 전문성을 갖춘 인사로 꼽힌다.

곽 부사장은 1969년생으로 서강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한일은행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재무 부문을 중심으로 경력을 쌓으며 우리은행 IR부 부장대우와 미래전략단 부장대우를 거쳐 우리금융 재무관리부 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2023년부터는 우리벤처파트너스 기타비상무이사를 겸직하며 그룹의 투자 전략 전반에 걸쳐 이해를 넓혀왔다.

금융권에서는 곽 부사장이 재무는 물론 투자자와 소통을 중시하는 IR 실무까지 경험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4대 금융지주 최고재무책임자 가운데 두 영역을 두루 거친 사례는 드물기 때문이다. 

이러한 배경은 보통주자본비율 관리와 주주환원 관련 시장 소통, 나아가 비은행 성장 전략을 균형 있게 조율해야 하는 우리금융의 현 국면에 부합하는 인사로 해석된다. 

임 회장과 오랜 신뢰 관계도 돋보인다. 

곽 부사장은 2016년 우리은행 민영화 과정에서 IR부장으로 실무를 총괄하며 당시 금융위원장이었던 임 회장과 함께 일한 경험이 있다.

2024년 우리금융이 예금보험공사의 잔여 지분을 전량 매입ᐧ소각하며 완전 민영화를 달성하는 과정에서도 실무 최종 책임자로서 임 회장의 구상을 실현하는 역할을 맡았다.

곽 부사장은 임 회장 취임 직전인 2022년 12월 지주 재무관리부 본부장으로 승진해 지금껏 이 전 최고재무책임자를 보좌한 만큼 업무 연속성 측면에서도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곽 부사장은 재무관리부에서 보통주자본비율 관리에 실질적으로 기여해 온 대표적 재무통”이라며 “우리벤처파트너스에서도 투자 구조와 위험 요인을 직접 들여다보며 그룹 차원의 위험가중자산(RWA) 관리에 힘을 보태고 있다”고 말했다. 전해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