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천상영 신한라이프 대표이사 사장이 올해 경영전략에서 ‘균형’을 내세웠다.

2021년 통합 신한라이프 출범 뒤 약 5년이 지나 조직이 안정화한 만큼 고강도 영업 확장 기조에서 자본·운용·내부통제 중심 체질 개선으로 방향을 전환하는 신호로 풀이된다.
 
신한라이프 외형성장 넘어 '질적성장'으로, 천상영 '그룹 시너지' 과제 이끈다

▲  천상영 신한라이프 대표이사 사장이 균형과 내실성장을 올해 주요 경영전략으로 강조한다.


이에 따라 단순 ‘생명보험사’를 넘어 ‘신한금융그룹 생명보험 계열사’로서 신한라이프 역할이 더욱 강조될 것으로 전망된다.

7일 보험업계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신한라이프는 천 사장 취임 이후 ‘밸런스 좋은 회사’를 앞세우며 외형성장에서 벗어나 질적성장을 경영전략의 축을 이동하고 있다.

앞서 신한라이프를 이끈 이영종 전 사장은 ‘톱2를 향한 질주’를 경영전략 전면에 내세우며 전반적 성장과 외형 확장에 무게를 실었다.

반면 천 사장은 2일 경영전략회의에서 올해 슬로건을 ‘트러스트 퍼스트, 균형 성장(TRUST FIRST, Balanced Growth) 2026’을 내걸며 내실과 균형 성장을 강조했다.

강조한 내용도 과감한 영업 경쟁보다 내부통제 강화, 소비자보호 역량 제고, 안정적 자본여력 등 재무건전성 다지기 등에 집중됐다.

이는 신한라이프가 생명보험사로서 고강도 영업 경쟁을 이어가기보다 자본과 리스크 관리가 가능한 범위 안에서 성장 전략을 재조정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됐다.

천 사장과 신한금융그룹이 통합 신한라이프의 ‘시장 안착과 외형 확장’이라는 1단계 과제가 마무리됐다는 판단 아래 다음 단계의 성장을 추구하려는 시도로도 읽혔다.

신한라이프는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가 합병하며 2021년 통합 법인으로 출범했다. 지금까지는 통합 뒤 내부 갈등을 진정시키고 생명보험사로서 업계 안 입지를 다지는 데 무게를 실어 왔다.

실제 수익성 높은 보장성보험 중심 판매 기조, 영업 활성화 등 노력에 힘입어 신한라이프는 연결기준 순이익이 △2021년 1748억 원 △2022년 4494억 원 △2023년 4724억 원 △2024년 5284억 원으로 빠르게 성장했다.

수익성 확대뿐 아니라 2024년 통합 이후 첫 중간배당을 실시하는 등 그룹사에 톡톡히 기여한 ‘효자’ 비은행 계열사로도 자리매김했다.

다만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고 생명보험업황 둔화 흐름이 점점 뚜렷해지는 만큼 단순 보험업 외형 확장만으로는 한계를 느낀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주요 생명보험사 대부분이 보험 본업에서 발생한 수익보다 투자 등에서 발생한 이익이 더 많았던 것이 시장의 현재 상황을 뒷받침한다.

신한금융도 이와 같은 현황을 인지하고 지주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았던 천 사장을 생명보험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로 선임했다.

신한금융 자회사최고경영자후보추천위원회는 “이영종 사장이 외형적으로 양호한 성과와 성장세를 이끌어왔지만 이제는 질적 성장을 추구해야 할 타이밍”이라고 말했다. 이는 천 사장이 취임사부터 내실과 균형을 말한 것과 맞닿아 있다.

신한금융그룹 전반으로 봤을 때도 생명보험 계열사인 신한라이프에 자산운용 관련 가치사슬의 주요 계열사로 역할을 적극 부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보험과 자산운용 시너지로 자산 수익성을 높여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신한라이프는 천 사장 내정 뒤 조직개편도 내부통제 및 자산운용 제고 등에 초점을 맞췄다. 영업 등 보험 본업 경쟁력 강화를 넘어 자본관리 등에 더욱 힘을 싣겠다는 의지로 읽혔다.
 
신한라이프 외형성장 넘어 '질적성장'으로, 천상영 '그룹 시너지' 과제 이끈다

▲ 신한라이프는 지난해 말 조직개편에서도 보험 본업 경쟁력 확보뿐 아니라 리스크 관리, 자산운용 역할 확대 등의 의지를 드러냈다.


신한라이프는 지난해 말 조직개편에서 효율관리팀을 기존 상품그룹에서 재무그룹으로 이동해 효율 관리를 강조했다.

자산운용 부문에서도 투자심사 등을 담당하는 IX팀(Investment eXcellence)을 기존 전략기획그룹에서 자산운용그룹으로 편입하고 투자평가파트를 투자평가팀으로 격상하는 등 자산운용 연계투자에 무게를 실었다.

보험 본업 측면 개편을 살펴봐도 영업 부문에서 방카슈랑스(BA) 영업파트를 BA사업팀으로 격상하는 등 그룹사 시너지를 높이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방카슈랑스는 은행 창구에서 보험을 영업하는 것으로 이를 강화한다는 건 은행 계열사와 협업을 두텁게 가져가려는 뜻으로 해석된다.

천 사장은 최근 경영전략회의에서 “2026년은 신한라이프가 통합 5주년을 맞아 일류 보험사로 도약하는 중요한 시기”라며 “통합 이후 이뤄낸 성과를 지속 가능한 성장으로 이어가고자 체력과 역량이 한층 강화된 ‘밸런스가 좋은 회사’를 만들어 가자”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