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 회장 정기선 신년사, "중국 거센 추격에 기술격차 유지해야" "두려움 없는 도전 나설 때"

정기선 HD현대 회장이 31일 신년사에서 올해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을 강조하고 △기술 우위 유지 △끊임없는 도전정신 △소통의 기업 문화형성 등을 당부했다. < HD현대 >

[비즈니스포스트] 정기선 HD현대 회장은 31일 2026년 신년사를 통해 “2026년 경영환경은 안개 속”이라며 “특히 중국 기업들은 눈에 띄게 향상된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세계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HD현대그룹이 세계 1위인 조선 분야도 예외가 아니다”라며 “중국은 이미 수주량 등 양적으로 한국에 앞서 있고, 품질과 기술력 등 질적으로도 거세게 추격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중국의 세계 시장 잠식에 대응해 △기술 우위 유지 △두려움 없는 도전 △소통의 기업 문화형성 등을 주문했다.

그는 “기술적 우위는 결코 영원하지 않으며, 과거 격차가 순식간에 좁혀졌던 사례도 적지 않았다”며 “앞으로도 우리는 과감한 혁신을 통해 품질·성능·비용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되, 현장에서 실제로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을 끊임없이 만들어 기술 초격차를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HD현대그룹이 신사업으로 키우고 있는 △인공지능(AI) △자율운항 △연료전지 △전기추진 △배터리팩 △로봇 △소형모듈원자로(SMR) △해상풍력 등에서 성과가 창출되고 있으며, 상용화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에게 필요한 ‘두려움 없는 도전’은 준비 없이 뛰어드는 무모함이 아니라, 우리가 가장 잘하는 것을 무기로 삼아 한 번도 가보지 않은 영역에 첫 발을 내딛는 용기”라며 “익숙하지 않은 분야에 발을 내디딜 때는 본능적으로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생각하지만, 이러한 두려움은 반대로 우리가 더 큰 가능성 앞에 서 있다는 신호”라고 말했다.

그는 "위험을 감수해서라도 도전할 가치가 있는 일이라면, 주저 없이 논의하고 실행으로 옮기는 문화를 조성하고, 창의성과 도전정신을 저해하는 매너리즘과 관성에는 단호하게 맞서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이어 HD현대중공업-HD현대미포 통합, HD현대건설기계-HD현대인프라코어 합병, 석유화학 사업 재편, 조선소 디지털 전환, 해외 조선소 확장 등에도 두려움 없이 도전해줄 것을 당부했다. 

두려움 없는 도전을 위한 조직 문화 개선 방향도 제시했다. 

그는 "성과를 창출하면서도, 구성원이 일에 몰입할 수 있고,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조직이 건강한 조직"이라며 "도전적 과제 앞에서 주저하지 않고, 잘한 일에는 아낌없는 인정을 보내는 문화가 뿌리내려야 한다”고 했다.

또 “목표와 방향이 명확해 '우리가 왜 이 일을 하는가'에 대해 구성원이 스스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하며, 문제가 생겼을 때 서로를 탓하기보다는 함께 해결책을 찾아가는 분위기가 자리잡아야 한다”고 했다.

그는 “그런 조직을 만들기 위해 먼저 앞장서서 소통하겠다”며 “임직원도 자신의 생각을 당당하게 밝히고, 조직의 미래를 함께 설계하는 '퓨처빌더'의 모습을 보여달라”고 말했다.

그룹 핵심가치인 ‘안전 일터 조성에 노력해줄 것도 주문했다.

그는 “모두의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과감한 혁신과 두려움 없는 도전을 향한 우리의 노력은 모두 물거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