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올해 녹색채권 발행액이 역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26일 블룸버그는 미국과 유럽에서 기후대응 정책과 규제가 후퇴하고 있음에도 글로벌 녹색채권 및 관련 대출 액수가 올해 사상 최고치인 약 9470억 달러(약 1376조 원)에 달했다고 보도했다.
 
기후대응 후퇴에도 '녹색채권 발행' 역대 최대, 재생에너지 관련주도 크게 성장

▲ 미국 뉴욕시 뉴욕증권거래소에서 한 트레이더가 주가를 확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재생에너지 관련 주식들도 연간 상승세가 스탠더드앤푸어스(S&P) 500지수보다 높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S&P 다우존스 인디시즈와 와일더 쉐어즈 내 청정에너지 지수는 각각 45%, 60%씩 급등했다.

블룸버그는 이와 같은 자금 흐름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중심으로 한 화석연료 지지와 친환경 에너지 보조금 폐지에도 불구하고 발생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고 설명했다.

멜리사 체옥 서스테이너블 피치 ESG투자 연구 담당 부책임자는 블룸버그를 통해 "녹색 투자는 더 이상 ESG 틈새 투자가 아니라 핵심 인프라 및 산업 투자로 인식되고 있다"며 "전력망 개선 및 전력화와 연계된 재생에너지와 같이 명확한 수익 전망, 정책적 지원, 구조적 수요가 있는 분야로 자본이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아시아 태평양 지역 기업과 정부 관련 발행기관들은 녹색채권 발행을 통해 2610억 달러를 조달했다. 이는 전년 대비 약 20% 증가한 수준으로 중국과 인도 등 핵심 지역에서 재생에너지 보급이 빠르게 확대된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에 블룸버그는 녹색채권 발행을 발행할 때 차입 비용이 낮아지는 현상인 '그리니엄'이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고 봤다.

실제로 블룸버그뉴에너지파이낸스 집계에 따르면 올해 11월 일부 녹색채권 발행 기업들은 녹색 라벨을 사용한 덕분에 14베시이스포인트(bp) 이상의 이자율 인하 수혜를 받았다.

다만 블룸버그는 모든 시장에서 녹색채권 발행액이 증가한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대표적으로 올해 미국 녹색채권 발행액은 전년 대비 7% 감소한 1630억 달러를 기록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지속가능성 연계 채권 발행액도 '그린워싱(친환경 포장행위)' 우려 때문에 전년 대비 50% 급감한 1650억 달러에 불과했다. 특히 온실가스 감축이 어려운 분야의 전환 채권 발행액은 절반보다 더 크게 줄어 109억 달러에 그쳤다.

쉬안 셩 싱가포르 '로베코' 지속가능투자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이같은 추세는 2년 안으로 역전될 가능성이 높다"며 "유럽 펀드 규정 변화로 자산운용사들이 지속가능투자의 기준을 스스로 정할 수 있게 되면서 오염 유발 가능성이 높은 분야에도 배출량 감축 투자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