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김영섭 신세계사이먼(신세계프리미엄아울렛 운영사) 대표이사가 본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확장 프로젝트를 본격 가동했다. 기존 핵심 점포를 새단장(리뉴얼)하고 대구광역시에 아울렛 신규점을 여는 것을 뼈대로 한다.

다만 2021년 제주점 이후 4년여 만에 추진하는 신규점 프로젝트는 당초 경북 경산에 지역 최대 규모로 조성하려던 계획이 틀어졌다. 더욱이 비슷한 시기 대구점 인근에는 롯데쇼핑의 복합쇼핑몰과 현대백화점의 아울렛 신규점도 새로 문을 연다.
 
신세계사이먼 새 20년 성장 전략 본격 가동, 김영섭 대구 '플랜B' 아울렛 성공이 관건

▲ 김영섭 신세계사이먼 대표이사가 대구 프리미엄아울렛 신규점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추진해 회사 성장 동력을 회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은 김영섭 대표. 


김영섭 대표가 이끈 3년 동안 신세계사이먼은 실적 성장세가 크게 위축됐다. 그가 대구점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추진해 회사의 성장 동력을 회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8일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신세계사이먼이 대구 동구 안심뉴타운 유통 상업시설 부지에 신규 프리미엄아울렛을 조성할 계획을 밝히면서 대구광역시 일대에서 신세계, 롯데, 현대 등 유통 3사의 치열한 경쟁이 예고됐다.

신세계사이먼은 2028년까지 영업면적 4만2900㎡(약 1만3천 평) 이상 규모의 ‘대구 프리미엄 아울렛’(가칭)을 단계별로 조성한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부지다. 

대구 안심뉴타운은 보통의 아울렛 부지와 달리 아파트 단지와 도시철도·동대구 나들목(IC) 등 주요 교통망이 집중된 도심에 위치하고 있다. 

무엇보다 인근에 2027년 롯데쇼핑의 복합쇼핑몰 ‘타임빌라스 수성’이 2028년에는 현대백화점의 프리미엄아울렛이 들어선다. 대구 신세계프리미엄아울렛에서 타임빌라스 수성이 위치한 수성구 대흥동은 차량으로 10여 분, 현대 프리미엄 아울렛이 위치한 경북 경산 지식산업지구까지는 30여 분이면 이동할 수 있다.

신세계사이먼은 앞서 2020년부터 대구·경북 지역에 아울렛 사업 진출을 추진해왔다. 다만 당초에는 현대 프리미엄아울렛이 들어서는 경산에 아울렛을 조성할 계획을 세웠으나, 올해 2월 경산지식산업지구 내 유통상업시설 용지 입찰에서 현대백화점 계열사 한무쇼핑에 밀려 유찰됐다. 한무쇼핑은 입찰 기준가 565억8천만 원보다 약 57% 높은 994억5천만 원을 써내 지역 최대 프리미엄아울렛 부지를 확보했다.

신세계사이먼은 국내 핵심 광역 상권 신규점 부지를 지속 검토해왔고, 약 10개월 만에 새 부지를 선정해 최근 대구 신규점 출점을 발표했다. 대구 지역 아울렛 사업을 ‘플랜B’로 출발하게 된 셈이다.

김영섭 대표는 6월 창립 20주년을 맞아 국내 매출 1위 아울렛인 여주점을 확장하고 신규점을 출점해 ‘프리미엄 아울렛 2.0 시대’를 열겠다고 밝혔다.

최근 3년 동안 신세계사이먼은 외형 성장세가 크게 꺾였다. 신세계사이먼 매출은 2023년 2116억 원, 지난해 2178억 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3.1%, 2.9% 성장하는 데 그쳤다. 앞서 2021년과 2022년 전년대비 매출 성장률은 각각 6.6%, 7.6%였다. 시흥점을 개장한 2017년 성장률은 18.5%에 달했다.

영업이익 역시 2020~2022년 사이 11% 증가한 반면 2022~2024년에는 제자리걸음(0.86%)을했다.

대구 신세계프리미엄아울렛은 2021년 제주점 이후 7년 만에 문을 여는 신세계사이먼의 신규점이자 여섯 번째 아울렛이다. 김 대표가 그리는 중기 성장 전략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구점에는 글로벌 패션 및 식음료(F&B) 브랜드 등 국내외 유명 200여 개 브랜드가 입점하게 된다. 현재 대구시 등과 양해각서(MOU)를 채결한 단계로 그 밖에 설계와 공간 콘셉트 등은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다.

신세계사이먼 관계자는 “도심형 쇼핑몰과 교외형 프리미엄 아울렛의 장점을 결합한 새로운 공간을 선보이는 쇼핑센터로 조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세계사이먼 새 20년 성장 전략 본격 가동, 김영섭 대구 '플랜B' 아울렛 성공이 관건

▲ 신세계 대구 프리미엄 아울렛 입점 예정 부지 위치도. <신세계사이먼>

신세계사이먼은 대구점 프로젝트에 있어 기존점 가운데 시흥점 운영 노하우를 다수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흥점은 대구점과 같이 도심 인근에 위치한 데다 영업면적도 4만2천㎡(약 1만3천평) 규모로 비슷한 수준이다. 

김 대표는 4월 시흥점 새단장을 거쳐 2개 층 7410㎡(약 2245평) 규모의 실내 쇼핑 공간 ‘더에스몰(The S Mall)’의 문을 열었다. 더에스몰은 주말이 아닌 평일에도 찾아 즐길 수 있는 ‘데일리 콘텐츠’ 강화에 힘을 줬다. 업계 최초로 올리브영·다이소·무신사 스탠다드 등 인기 데일리 쇼핑 브랜드를 한데 모으고, 생활용품, 유아동, 식음료 등 31개 브랜드가 입점했다. 

신세계사이먼 관계자는 “대구점 콘텐츠 차별화를 통해 신세계사이먼만의 경쟁력 있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세계사이먼은 2005년 6월 신세계그룹과 미국 부동산 개발사 사이먼프로퍼티가 각각 지분 50%를 들고 있는 합작법인으로 2005년 6월 설립돼 2007년 6월 국내 1호 교외형 아울렛인 여주 프리미엄 아울렛을 열었다. 그 뒤 2011년 3월 파주점, 2013년 8월 부산점, 2017년 4월 시흥점, 2021년 10월 제주점을 개점해 5개의 아울렛을 운영하고 있다.

김 대표는 2023년 신세계그룹 정기 임원인사에서 신세계사이먼 대표로 발탁돼 2022년 12월14일 취임했다. 그의 임기 기간 회사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저성장세로 돌아섰지만 8개 계열사 수장을 교체한 9월 신세계그룹 인사에서 굳건히 자리를 지켰다.

지난해 거래액 기준 국내 아울렛 3사 점유율은 22개 점포를 보유한 롯데아울렛이 47.6%, 8개 점포를 운영하는 현대아울렛이 30.4%, 신세계프리미엄아울렛이 22%다. 

김 대표는 창립 20주년을 맞은 신세계사이먼의 새 도약을 위해 기존 점포 재단장에도 힘을 쏟을 계획을 갖고 있다.

매출 기준 국내 1위 아울렛인 여주점은 2027년까지 기존 영업면적 5만3400㎡(약 1만6천 평)에 약 1만㎡(약 3천 평)의 신규 공간을 추가로 조성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앞으로 상생 쇼핑센터 빌리지점을 포함해 영업면적 약 9만㎡(약 2만7300평) 규모의 ‘초대형 쇼핑타운’을 만든다는 구상이다. 올해부터 브랜드 이동 및 신규 부지 조성 준비에 들어갔다.

시흥점도 맞춤형 확장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김 대표는 “프리미엄 아울렛 업계를 선도해온 신세계사이먼의 독보적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대구 프리미엄 아울렛이 성공적으로 오픈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수준 높은 브랜드와 쇼핑 콘텐츠를 준비해 대구·경북 지역의 새로운 쇼핑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