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이사가 국내 기술로 개발한 최초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비만 치료제 ‘에페글레나타이드’로 본격 비만·대사 질환 정복에 나섰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이사가 제시한 ‘매년 1건 이상 블록버스터 신약 출시’라는 밸류업 계획의 첫 단추가 될 전망이다.
18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의 비만 전주기 파이프라인 H.O.P(Hanmi Obesity Pipeline) 프로젝트의 첫 상업화 물질이 탄생할 전망이다.
한미약품은 17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에페글레나타이드 허가를 신청했으며 2026년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한미약품은 2023년부터 비만·대사질환을 핵심 성장 축으로 삼고 관련 프로젝트를 본격 가동해왔다. 비만은 당뇨병, 고혈압, 심혈관질환, 지방간질환 등 주요 대사질환의 출발점이 되는 만큼 치료 확장성이 크다는 판단에 따라 전사적으로 매달렸다.
한미약품은 에페글레나타이드를 비만 치료제로 먼저 출시하고, 당뇨 적응증으로도 확장할 계획(2028년 출시 목표)이다. 디지털치료기기(DTx)를 결합한 추가 임상도 추진하고 있다.
박재현 대표는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성공적인 출시를 위해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한미약품 밸류업 계획에서도 비만 치료제를 중점적으로 다뤘다.
▲ 한미약품은 비만 치료제를 대사질환을 넘어 항노화 연구로 확장하고자 한다. <한미약품 IR자료 갈무리>
또 한미약품은 비만 치료제를 대사질환을 넘어 항노화 연구로 확장할 계획이다. 최근 GLP-1 계열 약물이 비만 치료를 넘어 염증과 신경염증을 낮추는 작용을 통해 노화를 지연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고 있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한미약품의 성장 정체를 끊어낼 핵심 카드로도 주목받고 있다. 한미약품은 2024년 매출 성장률이 0.3%에 그쳤고, 올해도 1% 안팎에 머물 것으로 예상되는 등 최근 2년 연속 매출 성장 둔화 흐름을 보이고 있다. 특히 에페글레나타이드는 한미약품이 자체 개발한 제품인 만큼 매출뿐 아니라 수익성까지 챙길 수 있다.
국내 비만 치료제 시장은 글로벌 제약사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 일라이릴리리의 ‘마운자로’ 등 글로벌 신약의 등장으로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 시장 확대에 주목한 국내 제약사들의 진입이 이어지면서 경쟁이 심화되고 있지만, 일라이릴리 역시 기존 제품보다 효능을 높인 차세대 비만 치료제 개발을 이어가고 있어 비만 치료제 열풍은 단기간에 사그라지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한미약품도 이미 에페글레나타이드보다 강력한 체중감소 효과를 보이는 삼중작용제와 근손실을 줄이는 차세대 비만 치료제를 개발하며 경쟁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권해순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025년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은 전체 시장 규모는 최소 5천억 원 이상으로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며 2026년 한미약품의 에페글레나타이드 출시 시점에는 시장이 본격적으로 확대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한미약품은 외국 제약사 제품 대비 가격 경쟁력과 공급 안정성을 갖춘 만큼, 의미 있는 시장점유율 확보가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여노래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비만, MASH 파이프라인의 임상 개발 마일스톤이 목표대로 성과를 달성하고 있다”며 “비만 치료제 경쟁 시장에서 기술이전(L/O)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말했다. 김민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