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엔씨소프트의 대표작 '리니지M'이 3일 진행된 업데이트에 힘입어 순위가 반등세에 올랐다.
다만 대형 업데이트에도 전통의 강자였던 국산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들은 대체로 외산 캐주얼 게임의 벽을 넘지 못하며 다소 위축된 모습이다.
14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겨울방학과 연말연시 휴가 시즌이 맞물리며 이용자 체류 시간이 늘어나는 시기를 맞아 게임사들은 기존 이용자 이탈을 막고 휴면 유저를 되돌리기 위한 총력전에 나섰다.
통상적으로 12월은 신작 출시가 줄어들고 라이브 게임의 내실을 다지는 시기로 대형 MMORPG를 중심으로 굵직한 업데이트와 이벤트가 집중된다.
다만 시장 전반을 보면 국산 MMORPG의 존재감은 예년만 못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11일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상위권을 살펴보면 상위 10개 게임 가운데 6개가 외산 게임으로 채워졌다. 2위 ‘라스트워: 서바이벌’, 3위 ‘WOS: 화이트아웃 서바이벌’, 6위 ‘라스트 Z: 서바이벌 슈터’, 8위 ‘킹샷’, 9위 ‘로블록스’, 10위 ‘로얄매치’ 등 중국·글로벌 캐주얼 게임들이 상위권을 점유하고 있다.
지난해 리니지M, 리니지W, 리니지2M 등이 굳건히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카카오게임즈의 오딘이 ‘디스트로이어’ 업데이트 당시 매출 1위를 달성하는 등 뚜렷한 반등세를 보였던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국산 MMORPG들은 올해에도 업데이트를 앞세워 반등을 시도했지만, 캐주얼 중심의 외산 게임 흐름을 넘어서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현재 매출 1위는 지난 11월 출시된 넥슨의 신작 ‘메이플 키우기’가 유지하고 있다. 신작 효과와 ‘메이플스토리’ 지식재산(IP)의 인기에 힘입어 연말 시장에서도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기존 국산 인기작들도 대규모 업데이트를 발판 삼아 반격에 나섰다.
엔씨소프트의 간판 IP ‘리니지M’은 지난 3일 진행한 ‘더 다크니스’ 업데이트 효과를 봤다. 기존 ‘암흑기사’ 클래스를 리부트하고 신규 던전과 레이드 등 콘텐츠를 확장했다. 리니지M은 최근 수수료 절감을 위해 자체 결제 플랫폼 비중을 늘리는 과정에서 한때 앱 마켓 매출 순위 10위권 밖으로 밀려나기도 했으나, 업데이트 직후 단숨에 구글플레이 스토어 매출 2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 니케 역시 핵심 업데이트 마다 매출 순위 상위권에 복귀하며 장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승리의 여신: 니케 네이버 공식 라운지>
업데이트 직전 20위권에 머물렀던 니케는 출시 이후 대형 업데이트 때마다 순위가 반등하는 흐름을 반복하며 장기 흥행작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밖에도 넷마블의 MMORPG ‘뱀피르’는 100일 대규모 업데이트 등을 통해 매출 5위권을 꾸준히 유지하며 장기 흥행 굳히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10위권 밖에서는 엔씨소프트의 ‘아이온2’, 넥슨의 ‘마비노기 모바일’, 라이온하트스튜디오의 ‘오딘: 발할라 라이징’ 등 주요 국산 MMORPG들이 연말 업데이트를 발판 삼아 반등을 노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12월은 신작 경쟁보다는 기존작의 체력과 충성도를 확인하는 시기”라며 “올해는 외산 게임들이 공격적인 마케팅과 가벼운 게임성을 앞세우면서 MMORPG 존재감이 약한 모습”이라고 말했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