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차기 사장 선임 앞두고 '공정성' 논란, 이사진과 특정 후보 '짬짜미' 의혹

▲ KT 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차기 대표이사 사장 후보군을 3명으로 압축한 가운데 이사후보추천위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왼쪽부터 KT 차기 대표이사 사장 후보로 선정된 박윤영 전 KT 기업부분장 사장, 주형철 전 청와대 경제보좌관, 홍원표 전 SK쉴더스 부회장. 

[비즈니스포스트] KT 차기 대표이사 최종후보 선출을 4일 앞두고 회사 안팎에서 대표 선출 권한을 가진 이사후보추천위원회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사회가 심사 기준을 명확히 공개하지 않은 채, 지난 9일 최종 후보을 3명으로 압축한 것을 두고 ‘밀실·깜깜이 인사’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이사후보추천위원 가운데 일부가 3명의 후보 가운데 특정 후보와 이른바 '짬짜미' 결탁을 하고 있다는 의혹과 함께 후보들 간 정치권 줄대기, 학연과 지연 동원 등 선정 절차 자체가 혼탁한 상황으로 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2일 통신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KT 이사후보추천위는 오는 16일 3명의 후보를 상대로 심층 면접을 거쳐 당일 최종 후보 1명을 확정할 예정이지만, 대표 공모 절차를 진행 중인 이사후보추천위가 공정성과 투명성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높아지고 있다. 

KT의 이사후보추천위는 현 8명의 사외이사들로 구성돼 있다. KT 이사회는 8명의 사외이사와 KT 현직 김영섭 사장과 서창석 네트워크 부문장 2명 등 10명으로 구성된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이사후보추천위에 대한 비판이 일고 있다.

김우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한 유튜브 방송에 나와 “그간 KT 경영 상 문제가 있었던 사람들은 정리가 되고,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는 심정으로 새 사장을 선임을 해야 함에도 과거 윤석열·김건희 체제 아래 선임된 사람들(사외이사들)이 지금 CEO 선출 과정을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콩 심은 데서 콩 나고 팥 심은 데서 팥 나듯 좋은 토양에서 좋은 곡식이 나는 건데, 윤석열·김건희에 의해 오염된 땅에서 제대로 된 절차를 밟을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고 주장했다.

같은 민주당 이훈기·황정아·이주희 의원도 앞서 기자회견과 성명을 통해 “KT는 밀실·깜깜이 인사를 중단하고, 철저히 실력 중심 인사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같은 지적의 배경에는 현 후보추천위를 구성하는 사외이사 8명 가운데 일부가 2023년 윤석열 정부 시절 이른바 '낙하산'으로 내려온 인사라는 데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현 사외이사진에 대한 불신의 목소리는 KT 내부 출신 사이에서도 나오고 있다.

KT에서 임원으로 일했던 한영도 지속경영연구원장(전 상명대 교수)은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4명의 사외이사가 (올해 3월) 셀프 연임을 했고, 이번에도 (차기 CEO 선정) 기준을 공개하지 않았다”며 “평가 기준이 무엇인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에서 어떤 결과를 내놔도 비난을 피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후보자 7명을 3명으로 압축 과정에서도 ‘왜 빠졌는지 이해 안 되는 사람’과 ‘왜 들어갔는지 모르는 사람’이 혼재돼 선정 기준 자체가 무너졌다”고 주장했다.

한 원장은 “최종 후보를 왜 뽑았는지, 어떤 기준과 원칙에 따라 평가했는지 명확히 밝혀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이번 선임 과정도 불신만 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새 사장 선임을 마친 뒤 사외이사진은 책임지고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특정 후보와 일부 사외이사들 간 유착 의혹까지 불거지며, KT 차기 사장 선임 과정이 갈수록 혼탁해지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3명의 숏리스트 후보 가운데 특정 후보가 이미 다수 사외이사들의 지지를 확보해 판세가 기울었다는 관측이 흘러나오고 있다.

KT 전직 관계자는 "이사회 멤버 중 절반 이상이 이미 특정 후보 쪽에 섰다"며 "이미 판세는 그 후보 쪽으로 기울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모 후보는 정부와 여권 지원을 내심 기대하고 있지만, 최근 대통령실 인사청탁과 정치인 통일교 결탁 의혹이 불거지며 정치권의 KT 인사 개입 여지가 매우 힘들어진 상황"이라고 전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대로라면 누가 뽑히든 논란은 더 커질 것”이라며 “특정 후보와 사외이사 결탁 의혹까지 거론되는 상황에서 투명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유착 논란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조승리 기자
 
KT 차기 사장 선임 앞두고 '공정성' 논란, 이사진과 특정 후보 '짬짜미' 의혹

▲ KT 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압축한 3명의 사장 후보 가운데 특정 후보가 추천위원들과 유착돼 있다는 논란까지 불거지며, KT의 새 사장 선임의 공정성 논란이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