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자율주행 기술 개발 방향을 놓고, 테슬라의 카메라 기반 인공지능(AI) 방식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전성이 높은 라이다 센서 방식에 다시 무게를 실을 것으로 전망된다.
테슬라, 구글 등에 비해 현대차그룹의 자율주행차 개발 속도가 3년 가량 뒤처졌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정 회장은 다소 자율주행차 기술개발이 늦더라도 안전성을 높여 사고위험을 낮추는 방향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10일 관련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현대차그룹의 미국 자율주행 자회사 모셔널은 최근 대규모 채용을 시작했다.
데이비드 캐롤 모셔널 상용화 부문 부사장은 8일(현지시각) 비즈니스 네트워킹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링크드인에 “새로운 직책을 시작하게 돼 기쁘다”며 “안전을 최우선으로, 모두를 위해 만들고, 책임감을 가지고 미래를 실현하고, 승리할 준비가 됐다면 이 여정에 동참해달라”는 글을 남겨겼다. 마지막 부분에는 모셔널 공개 채용 사이트 링크를 첨부했다.
모셔널은 송창현 전 현대차그룹 첨단차플랫폼(AVP)본부장 겸 자율주행 기술 자회사 포티투닷 대표이사 사장이 이달 초 전격 사퇴한 직후 미국 라스베이거스와 보스턴, 피츠버그 등에서 일할 인력을 구하는 채용 공고를 올렸다. 모두 합쳐 약 60개 분야에서 직원을 채용한다.
모셔널은 지난해 전체 직원의 40%인 550명 정도를 감원했는데, 이번 채용을 통해 다시 인원을 늘리는 것이다.
정 회장과 장재훈 현대차그룹 완성차담당 부회장도 최근 잇달아 자율주행 개발 중심 축으로 모셔널을 언급하며 라이다 방식의 자율주행차 개발에 힘을 싣는 모양새다.
정 회장은 지난 5일 열린 기아 80주년 기념식에서 기자들과 만나 “(자율주행과 관련해) 미국에서 모셔널도 지금 열심히 하고 있다”며 “안전 쪽에 좀 더 포커스를 두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셔널은 자율주행 시 라이다 센서와 HD(고화질) 맵을 활용한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라이다 센서가 주변 상황을 인식하고, 사람이 입력해 놓은 교통 규칙 등을 기반으로 작동한다.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술 방식은 차량 카메라 8개가 주변 상황을 실시간으로 인식한다. 인공지능(AI)이 학습 데이터를 스스로 판단하고, 제어하는 ‘엔드 투 엔드(E2E)’ 기반으로 작동한다.
두 방식은 각각 장·단점을 가지고 있다.
라이다 센서 방식은 사람이 미리 입력한 규칙대로 움직이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원인을 파악하기 쉽고, 야간이나 악천후, 강한 햇빛 등에도 영향을 받지 않아 안전성이 높다. 장애물 감지 정확도가 높고, 예측 가능한 환경에서 안정적 주행이 가능하다.
단점은 라이다 센서가 비쌀뿐만 아니라 HD맵을 활용하기 때문에 각 도시마다 지도에 맞는 규칙을 정해줘야 한다. 인력과 비용, 시간이 많이 투입될 수 밖에 없다.
테슬라의 카메라를 활용하는 방식은 실시간으로 AI가 상황을 판단하기 때문에 처음 가는 도시에서도 자율주행이 가능하다. 하지만 데이터 축적량에 따라 자율주행 수행 능력에 차이가 나고, 날씨 등의 영향도 라이다 센서 방식보다 많이 받는다.
실제 테슬라와 구글 웨이모 로보택시(자율주행차)는 최근까지도 미국에서 잦은 사고를 일으키며 기술적 안전성이 아직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현대차그룹이 모셔널의 라이다 센서 방식에 힘을 주는 것이 현대차그룹에게는 도움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현대차그룹은 기존에는 라이다 센서 방식에 집중했지만, 2022년 이후 네이버 출신 송창현 사장이 설립한 자율주행차 기술개발사 포티투닷 인수 이후에는 카메라 기술 방식을 추가하며 투트랙 개발 전략을 펼쳐왔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현대차그룹이 투트랙 전략을 펼쳐왔다고는 하지만, 송 전 사장을 데려온 이후로는 사실상 카메라를 활용한 방식에 올인한 것이 사실”이라며 “정 회장이 모셔널과 안전을 언급한 것도 이제야 제대로 된 자율주행 투트랙 기술 전략을 펼치겠다는 의미로 봐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현대차그룹이 테슬라를 따라잡기 위해서는 모셔널의 라이다 센서 방식과 포티투닷의 카메라 방식을 모두 활용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윤인선 기자
테슬라, 구글 등에 비해 현대차그룹의 자율주행차 개발 속도가 3년 가량 뒤처졌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정 회장은 다소 자율주행차 기술개발이 늦더라도 안전성을 높여 사고위험을 낮추는 방향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자율주행 기술 개발 방향을 놓고 미국 자율주행 자회사 모셔널의 라이다 센서 방식에 무게를 실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10일 관련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현대차그룹의 미국 자율주행 자회사 모셔널은 최근 대규모 채용을 시작했다.
데이비드 캐롤 모셔널 상용화 부문 부사장은 8일(현지시각) 비즈니스 네트워킹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링크드인에 “새로운 직책을 시작하게 돼 기쁘다”며 “안전을 최우선으로, 모두를 위해 만들고, 책임감을 가지고 미래를 실현하고, 승리할 준비가 됐다면 이 여정에 동참해달라”는 글을 남겨겼다. 마지막 부분에는 모셔널 공개 채용 사이트 링크를 첨부했다.
모셔널은 송창현 전 현대차그룹 첨단차플랫폼(AVP)본부장 겸 자율주행 기술 자회사 포티투닷 대표이사 사장이 이달 초 전격 사퇴한 직후 미국 라스베이거스와 보스턴, 피츠버그 등에서 일할 인력을 구하는 채용 공고를 올렸다. 모두 합쳐 약 60개 분야에서 직원을 채용한다.
모셔널은 지난해 전체 직원의 40%인 550명 정도를 감원했는데, 이번 채용을 통해 다시 인원을 늘리는 것이다.
정 회장과 장재훈 현대차그룹 완성차담당 부회장도 최근 잇달아 자율주행 개발 중심 축으로 모셔널을 언급하며 라이다 방식의 자율주행차 개발에 힘을 싣는 모양새다.
정 회장은 지난 5일 열린 기아 80주년 기념식에서 기자들과 만나 “(자율주행과 관련해) 미국에서 모셔널도 지금 열심히 하고 있다”며 “안전 쪽에 좀 더 포커스를 두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셔널은 자율주행 시 라이다 센서와 HD(고화질) 맵을 활용한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라이다 센서가 주변 상황을 인식하고, 사람이 입력해 놓은 교통 규칙 등을 기반으로 작동한다.
▲ 현대차 아이오닉5 전기차에 기반한 모셔널 로보택시가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시험 주행 도중 도로를 건너는 보행자 앞에서 대기하고 있다. <모셔널 X 영상 갈무리>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술 방식은 차량 카메라 8개가 주변 상황을 실시간으로 인식한다. 인공지능(AI)이 학습 데이터를 스스로 판단하고, 제어하는 ‘엔드 투 엔드(E2E)’ 기반으로 작동한다.
두 방식은 각각 장·단점을 가지고 있다.
라이다 센서 방식은 사람이 미리 입력한 규칙대로 움직이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원인을 파악하기 쉽고, 야간이나 악천후, 강한 햇빛 등에도 영향을 받지 않아 안전성이 높다. 장애물 감지 정확도가 높고, 예측 가능한 환경에서 안정적 주행이 가능하다.
단점은 라이다 센서가 비쌀뿐만 아니라 HD맵을 활용하기 때문에 각 도시마다 지도에 맞는 규칙을 정해줘야 한다. 인력과 비용, 시간이 많이 투입될 수 밖에 없다.
테슬라의 카메라를 활용하는 방식은 실시간으로 AI가 상황을 판단하기 때문에 처음 가는 도시에서도 자율주행이 가능하다. 하지만 데이터 축적량에 따라 자율주행 수행 능력에 차이가 나고, 날씨 등의 영향도 라이다 센서 방식보다 많이 받는다.
실제 테슬라와 구글 웨이모 로보택시(자율주행차)는 최근까지도 미국에서 잦은 사고를 일으키며 기술적 안전성이 아직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현대차그룹이 모셔널의 라이다 센서 방식에 힘을 주는 것이 현대차그룹에게는 도움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현대차그룹은 기존에는 라이다 센서 방식에 집중했지만, 2022년 이후 네이버 출신 송창현 사장이 설립한 자율주행차 기술개발사 포티투닷 인수 이후에는 카메라 기술 방식을 추가하며 투트랙 개발 전략을 펼쳐왔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현대차그룹이 투트랙 전략을 펼쳐왔다고는 하지만, 송 전 사장을 데려온 이후로는 사실상 카메라를 활용한 방식에 올인한 것이 사실”이라며 “정 회장이 모셔널과 안전을 언급한 것도 이제야 제대로 된 자율주행 투트랙 기술 전략을 펼치겠다는 의미로 봐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현대차그룹이 테슬라를 따라잡기 위해서는 모셔널의 라이다 센서 방식과 포티투닷의 카메라 방식을 모두 활용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윤인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