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가 '엑시노스2600'을 한국에 출시하는 갤럭시S26 시리즈에만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과거 엑시노스가 탑재된 갤럭시S 시리즈를 한국과 유럽에 출시한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한진만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 사장은 '엑시노스2600' 양산 과정에서 2나노 수율을 50%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데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8일 반도체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삼성전자의 자체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엑시노스2600'을 탑재한 갤럭시S26 모델은 한국 시장에만 국한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미국 IT매체 폰아레나는 "삼성은 자체 칩셋에 자신감을 가지고 있지만, 퀄컴을 완전히 배제할 정도는 아니다"라며 "엑시노스2600은 전작의 많은 문제를 해결했지만, 삼성은 한국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서는 여전히 퀄컴의 스냅드래곤 칩을 사용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엑시노스2600은 삼성 파운드리 2나노 공정으로 제조된 AP로 전작인 엑시노스2500 대비 30%가량 성능 향상이 예상된다
또 방열판 기능을 하는 ‘히트패스블록(HPB)’을 처음 적용함으로써, 발열과 전력효율도 크게 개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엑시노스2600을 생산하는 삼성전자 2나노 파운드리 공정의 수율이 아직 50% 수준에 머물러있는 만큼, 공급 물량에 제한을 둔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과 유럽에 출시하는 갤럭시S26에는 퀄컴의 차세대 AP ‘스냅드래곤8 엘리트 5세대’를 탑재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 칩은 대만 TSMC의 3나노 공정으로 제조된다.
TSMC 3나노의 수율은 90%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IT매체 샘모바일은 CTT리서치 보고서를 인용해 "엑시노스2600의 성능이 뛰어나고 삼성이 갤럭시S26 시리즈에 적용하기로 결정하더라도, 수율이라는 또 다른 문제가 있다"며 "50% 수율로는 더 많은 지역에 갤럭시S26을 공급하는 데 필요한 만큼의 엑시노스2600을 생산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일각에서는 엑시노스 칩이 퀄컴 스냅드래곤 대비 발열, 성능 안정성, 전력효율 면에서 뒤처진다는 소비자 인식이 강하다는 점이 삼성이 엑시노스 전면 탑재를 망설이는 이유라는 해석도 내놓는다.
▲ 한진만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 사장은 '엑시노스2600' 양산 결과를 바탕으로 추가 외부 수주 확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외부의 대형 고객사들은 안심하고 삼성 파운드리 2나노 공정에 대규모 칩 생산을 맡길 수 있는 핵심 레퍼런스(검증 사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과거 3나노 공정의 낮은 수율과 엑시노스2400의 성능 논란으로 인해 삼성 파운드리를 향한 잠재적 고사들의 신뢰는 아직 경쟁사 대비 낮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한진만 사장도 지난해부터 2나노 수율을 끌어올리는 데 총력을 기울였는데, 2026년 인사에서 자리를 지키며 전략의 연속성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한 사장은 메모리사업부에서 전략마케팅실장과 미주총괄(DSA) 등을 역임하며 영업력과 글로벌 네트워크에 강점이 있는 경영자로,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쌓은 네트워크를 활용해 미 빅테크의 수주 물량을 추가로 확보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한 사장은 지난 7월 테슬라의 차세대 인공지능(AI) 자율주행 칩 'AI6'을 2나노로 제조하는 22조7천억 원 규모의 수주를 따냈으며, 엑시노스2600의 결과에 따라 퀄컴의 차세대 AP '스냅드래곤 8s 엘리트 5세대' 수주도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삼성은 이미 퀄컴에 2나노로 제작한 스냅드래곤 샘플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측은 "수율이 안정화되면 2026년 말 삼성전자의 2나노 파운드리 생산능력은 웨이퍼 기준 월 2만1천 장으로, 현재보다 2배 증가할 것"이라며 "삼성은 여러 세대 만에 처음으로 선단 공정에서 TSMC와 경쟁 격차를 의미 있게 좁힐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