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옷을 두껍게 입은 시민들이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 <연합뉴스>
전문가들은 극지방에 차가운 공기가 뭉쳐있는 '북극 소용돌이'를 가두는 기류가 약해지면서 기습 한파가 자주 발생한다고 분석했다.
7일 정부 기관 발표를 종합하면 이번 겨울은 평년보다 따뜻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상청은 최근 2025년 겨울 전망을 통해 올해 겨울 기온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약간 높을 수 있다고 예측했다.
앞서 기후에너지환경부도 올해 10월 '한국 기후위기 평가 보고서 2025'를 통해 1973~2023년 기간 동안 한국의 한파일수는 유의미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고 발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서 3~4일 서울에서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8도까지 떨어지는 기습 한파가 발생했다.
겨울철 기온이 상승하고 있음에도 갑작스러운 극한 한파가 몰아치는 원인으로는 북극 소용돌이가 지목됐다.
북극 소용돌이란 북극 성층권에 갇혀 있는 찬 공기를 말한다. 영하 50~60도의 매우 찬 공기가 제트기류에 가로막혀 북극 상공에 격리된 채 순환하고 있어 북극 소용돌이라고 불린다.
제트기류는 북극의 찬 공기와 아랫 지방의 따뜻한 공기가 만나면서 생기는 강한 성층권 기류인데 최근 기온상승으로 북극 지표 기온이 다른 지역과 비슷해지면서 약해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로 한국뿐만 아니라 북반구 전역에 걸쳐 북극 소용돌이의 영향을 받은 한파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했다.
3일(현지시각) 폭스뉴스, 뉴스위크,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미국 전역에 더해 영국, 아일랜드, 스웨덴, 스페인 등 유럽 여러 나라에서는 급격한 기온 저하 현상이 나타났다.
▲ 지난달 21일(현지시각) 갑작스럽게 찾아온 기습 한파에 스페인 부르고스 시내 공원 잔디 위로 서리가 내려 있다. <연합뉴스>
에이미 버틀러 해양대기청 성층권 관측 연구원은 "표면 온도와 기압 변화를 포함해 대류권에 흐르는 대기파형의 강도나 위치의 변화는 잠재적으로 북극 소용돌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따라서 전체적인 온난화 추세가 있더라도 일부 지역에서는 개별적 겨울 기상 현상의 심각성이 증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북극 소용돌이로 인한 한파가 기후변화 영향으로 더 자주 발생하게 된다고 결론을 짓는 것은 아직 이르다고 강조했다.
버틀러 연구원은 "북극 소용돌이가 어떤 자연적 변동성을 일으킬 수 있는지 이해하기에는 관측 역사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북극 소용돌이와 제트기류가 상호작용하는 성층권 관측이 시작된 것은 1950년대로 다른 기상 현상들과 비교하면 관측 역사가 짧은 축에 든다.
그럼에도 매해 겨울에는 학계에서 기습 한파와 기후변화 영향을 연관짓는 분석 결과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제니퍼 프랜시스 미국 우드웰 기후연구센터 연구원은 AP통신 인터뷰에서 "북극 소용돌이 교란에는 분명한 기후변화 신호가 있다"며 "북극은 다른 지역보다 네 배 빠르게 온난화되고 있고 이는 양측의 기온 격차가 줄어들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