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회장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의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제4회 한국은행-대한상의 공동세미나’에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와 특별대담을 진행했다.
최 회장은 “한국 AI 시장 속도가 중국보다 2배 느린 상황에서 AI 경쟁에 제대로 뛰어들려면 7년 안에 20기가와트(GW)의 데이터센터를 지어야 한다”며 “1기가와트 당 70조 원이 필요하다고 보면 인프라 비용으로만 총 1400조 원의 규모 집행이 이뤄지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에 이창용 총재는 “정부 재정만으로 이런 규모의 투자는 어렵기 때문에 민간이 주도하는 외부 파이낸싱이 필요하다”며 “최근 정부가 금산분리를 완화하는 논의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언급하며 자금 조달의 필요성에 공감했다.
최 회장은 “프로젝트 파이낸싱은 한국의 AI 관련 기업과 스타트업이 성장할 수 있는 아주 좋은 유인책이라 생각한다”며 “결국 매력적 회사들이 많아야 경쟁에서 패권을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특별대담에서는 AI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AI 버블, 국제경쟁력 등 주요 사안의 논의도 이어졌다.
최 회장은 AI 버블과 관련한 질문에 “대상에 따라 다르다”며 “AI 산업은 그렇지 않지만, 주식에는 버블이 있다”고 답했다.
그는 “어떤 산업이나 오버슈팅이 있는 것은 공통적이고, 반도체 산업도 그랬다”며 “다만 이걸 두고 붕괴까지 우려하는 것은 과도하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5년 남짓한 시간 동안 어떤 해법으로든 경제를 끌어올려야 한다”며 “AI 산업은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대한상공회의소와 한국은행은 ‘우리 경제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주제로 2023년부터 세미나를 열어왔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AI 격전지로 부상하고 있는 한국의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정부와 기업이 ‘원팀’으로 투자와 전문인력을 육성하고, 규제·금융·노동 부문 등에서 기존과 다른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논의가 진행됐다.
행사에는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를 비롯해 문신학 산업통상부 차관, 이홍락 LG AI연구원 원장, 이지호 한국은행 조사국 국장 등 기업과 학계, 기관 등 주요인사가 참석했다. 조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