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희토류 업체 '수출통제 우회' 추진, 제품 형태로 판매하고 대체품도 개발

▲ 중국 희토류 공급 업체들이 정부의 수출통제 조치를 우회하려 새로운 소재 가공법을 개발하거나 제품 형태로 판매하는 등 우회 경로를 찾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중국 내몽골 자치구에 위치한 희토류 광산.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중국 희토류 자석 공급업체들이 정부의 엄격한 수출통제 조치를 우회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희토류를 일부 대체할 수 있도록 일반 자석 소재를 가공해 고객사에 공급하거나 희토류를 자동차 모터와 같은 제품에 탑재한 채 판매하는 방식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일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중국 희토류 자석 기업들이 당국의 수출통제 조치에 대응해 우회 경로를 모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희토류 및 이를 활용해 생산하는 자석의 글로벌 공급망을 사실상 지배하고 있다. 희토류 자석은 자동차와 전투기, 풍력터빈 등에 쓰이는 필수 소재다.

최근 중국 정부는 미국과 무역 분쟁에 대응해 희토류 자원을 무기화하려는 목적으로 수출통제 조치를 강화하기 시작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러한 정책이 중국 희토류 업체들의 우회전략 마련에 동기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중국 정부에서 수출에 별도 허가를 받도록 의무화한 디스프로슘과 터븀은 강력한 자석을 만드는 데 쓰이는 희토류 소재다.

공급 업체들이 수출 승인을 받으려면 최장 수 개월에 이르는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 자석 업체들이 결국 희토류 없이도 우수한 성능을 내는 자석을 만들어내기 위해 자석 소재를 매우 미세하게 분쇄해 가공하는 등 새 공정을 개발했다고 전했다.

이를 통해 만들어진 자석은 자동차와 항공기 등에 사용하기 어렵지만 가전제품 등에는 충분한 수준의 성능을 내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기업들은 희토류 자석을 모터와 같은 부품에 내장한 상태로 수출해 정부의 규제를 피하는 사례도 늘리고 있다.

희토류 자석을 소재 형태로 수출하려면 승인을 받아야 하지만 이를 탑재한 모터와 같은 제품은 대상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러한 우회 경로가 희토류를 공급하던 업체들에 단기 해결책을 제공하는 데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는 이미 이러한 우회 경로를 차단하기 위한 새 규제도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산 희토류의 해외 고객사들은 현재 상황이 어렵다는 점을 깨닫고 다른 국가에서 대체 공급원을 마련하는 데도 속도를 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