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이은미 토스뱅크 대표이사가 토스의 글로벌 금융시장 진출을 주도하고 있다.

토스뱅크는 최근 동남아, 유럽 등 금융기관과 금융당국 관계자들을 잇따라 만나면서 글로벌 네트워크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토스뱅크 이은미 동남아·유럽 전방위 광폭행보, '글로벌 토스' 이승건의 꿈 선봉장

이은미 토스뱅크 대표이사가 지난달 12일부터 3일간 열린 세계 최대 핀테크 콘퍼런스 '싱가포르 핀테크 페스티벌(SFF)'에 공식 패널로 참석하고 있다. <토스뱅크>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가 다음 목표로 내세운 미국 증시 상장과 해외 사업 확장 전략을 실질적으로 이끌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일 토스뱅크에 따르면 최근 아제르바이잔 은행협회 대표단이 서울 강남구 본사를 방문했다. 

이 대표는 아제르바이잔 은행협회 회장과 중앙은행 부국장, 주요 시중은행의 디지털·결제부문 임원들을 맞아 토스뱅크의 플랫폼 서비스, 기술 중심의 리스크 관리체계 등을 소개했다. 

아제르바이잔은 최근 정부 차원에서 핀테크 육성전략에 힘을 싣고 있다. 오픈뱅킹과 QR결제, NFC 결제 확산으로 현재 비현금 결제 비중이 약 90%에 이른다. 

아제르바이잔의 전자금융 생태계는 주요 금융그룹인 파샤은행 산하의 디지털결제 서비스 ‘파샤페이’, 현지 온라인결제 인프라기업 ‘골든페이’, 전자상거래 결제대행 서비스기업 ‘페이리프’ 등을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 대표가 관심을 갖는 국가는 아제르바이잔 뿐이 아니다.

이 대표는 하반기 베트남과 리투아니아, 스위스, 국제은행연맹 대표단까지 세계 각국 금융시장 관계자와 만났다. 9월부터 매달 해외 금융기관, 당국과 자리를 통해 토스뱅크의 디지털금융 기술과 서비스를 알리고 있다.

단순한 교류를 넘어 실질적 협력 가능성을 타진하면서 글로벌 진출 전략을 점점 구체화하고 있다. 

토스뱅크는 리투아니아와 올해 미팅에서 유럽 금융시장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리투아니아는 유럽연합(EU) 접근성과 디지털친화적 정책 환경으로 영국의 디지털은행인 레볼루트 등 글로벌 핀테크기업이 유럽시장 진출의 교두보로 삼은 국가다. 토스뱅크와 2023년 11월부터 3년째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이 대표는 리투아니아 중앙은행 이사회 위원, 투자청, 대사관 관계자와 만난 뒤 “토스뱅크는 국가 사이 금융혁신 협력을 더욱 강화하고 글로벌 무대에서 지속가능한 성장을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해 해외 진출 의지를 내보였다.

이 대표는 해외 손님을 맞는 것뿐 아니라 11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핀테크 페스티벌에 공식 패널로 참석해 토스뱅크 서비스들을 직접 글로벌시장에 선보이기도 했다. 

글로벌 무대에서 동분서주 움직이며 토스뱅크의 해외 진출 토대를 다지는 데 힘을 싣고 있다.

토스뱅크가 영국 BBC와 글로벌 캠페인을 진행하고 국제연합(UN) 산하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 관련기구 유엔글로벌콤팩트에 가입하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이 대표는 지난해 토스뱅크 행장을 맡아 첫 연간 순이익 흑자로 국내 사업을 이익궤도에 올려 사업 확장을 위한 발판을 다졌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는 세계 금융시장에 토스뱅크, 토스의 브랜드를 알리고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는 경영시스템을 갖추면서 해외 시장의 문을 본격적으로 두드리고 있는 것이다.
 
토스뱅크 이은미 동남아·유럽 전방위 광폭행보, '글로벌 토스' 이승건의 꿈 선봉장

이은미 토스뱅크 대표(왼쪽)가 자키르 누리예프 아제르바이잔 은행협회 회장과 11월28일 면담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토스뱅크>


국내외 은행을 두루 거친 글로벌 금융 전문가로 능력을 십분 발휘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대표는 미국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과 런던비즈니스스쿨, 홍콩대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MBA)학위를 받았다.

런던 정경대에서 데이터분석 과정을 수학했고 미국공인회계사, 공인재무분석사, 국제재무리스크관리사 자격을 취득한 재무전문가다.

금융업계에 발을 들인 뒤 국내 증권사와 은행 외에도 스탠다드차타드 싱가포르&SC제일은행 재무관리부 매니저, 도이치은행과 HSBC홍콩지역본부 아태지역총괄 상업은행 최고재무책임자 등 글로벌 은행에서 경력을 쌓았다.

토스뱅크 모기업 비바리퍼블리카는 올해 토스 간편송금 서비스 출시 10주년을 맞이하면서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해외 시장 진출을 제시했다.

비바리퍼블리카는 최근 싱가포르와 호주에 법인을 세우면서 해외진출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또 글로벌 투자은행을 상장 주관사로 나스닥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는 앞서 2월 5년 만에 공식 간담회에서 “지금은 토스가 한국에서만 이용하는 서비스지만 5년 뒤에는 ‘토스는 세계 사람들이 다 쓰지’ 이렇게 생각하도록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은미 토스뱅크 대표의 해외 스킨십 확대 행보가 더욱 주목받는 이유다. 

이은미 대표는 토스 간담회 두 달 뒤인 올해 4월 취임 뒤 첫 간담회에서 글로벌 금융시장 진출에 자신감을 보였다.

이 대표 당시 “예전에는 은행의 자본력이 글로벌 진출을 위한 핵심 요인이었다면 최근에는 고객 중심 상품과 기술력이 핵심 경쟁력이라고 확신하고 있다”며 “개인적으로 글로벌 은행들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데 기존 은행권과 차별화된 토스뱅크의 서비스 전략이야말로 글로벌시장에서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