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만이 원자력발전소 폐쇄 정책을 철회하고 폐쇄된 원전을 재가동할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은 대만 마안산시에 위치한 마안산 원자력발전소 2호기 모습. <연합뉴스>
쿵밍신 대만 경제부 장관은 2일(현지시각) 대만 언론 인터뷰에서 마안산 원전 재가동을 위한 안전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블룸버그가 전했다.
쿵 장관은 안전 검사가 계획대로 순조롭게 추진된다면 2028년 초에는 재가동할 수 있을 것이라는 발언도 내놨다.
마안산 원전 운영은 대만전력이 맡으며 내년 3월에 재가동 계획을 정부에 제출한다.
대만은 후쿠시마 원전 사태 영향에 2016년부터 원전을 단계적으로 폐쇄하는 절차에 들어갔다.
올해 5월에 마안산 원전 1~3호기를 마지막으로 폐쇄 절차를 모두 마무리지었다. 1호기는 이미 폐로 절차에 들어갔으며 이번에 재가동이 추진되고 있는 것은 2, 3호기다.
대만은 앞서 올해 초까지만 해도 대만 내에 있는 모든 원전을 폐쇄하고 재생에너지를 전면적으로 도입하겠다고 태도에 변함이 없었다.
원전에 부정적이었던 대만이 이처럼 몇 개월 만에 급선회한 이유는 인공지능(AI) 산업 붐에 국내 전력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됐다.
대만 국내에는 대형 반도체 제조사 TSMC에 더해 아수스, 기가바이트, 애즈락 등 대형 컴퓨팅 부품 제조사들이 위치해 있어 제조에 필요한 전력 수요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이 밖에도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 빅테크들이 모두 대만에 데이터센터를 건설하고 있어 장기적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원전은 현재 저탄소 전력원 가운데 막대한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몇 안되는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풍력과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는 특정 시간대에만 전력을 생산할 수 있으며 발전소 한 곳이 대량으로 전력을 공급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미국에서는 빅테크들이 앞다퉈 폐쇄 원전을 재가동하거나 소형 모듈형 원자로(SMR)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등 원전 확보에 나서고 있다.
후쿠시마 사태 이후 원전에 부정적이었던 대만 국민 여론도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올해 8월 진행한 대만 마안산시 지역 주민투표 결과 유권자의 약 4분의 3은 마안산 원전 재가동에 찬성했다. 다만 저조한 투표율 때문에 마안산 원전 재가동은 곧바로 추진되지 못했다.
마안산시 지역구 의원들이 나서 원전 관련 법안을 개정해 재가동을 허용해주면서 이번 재가동 계획이 추진될 수 있게 됐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