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플이 차세대 M 시리즈 프로세서에 TSMC가 아닌 인텔 파운드리 활용을 검토하는 점을 두고 대만언론에서 경계하는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는 인텔이 TSMC와 기술 격차를 따라잡고 반도체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경쟁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인텔 반도체 파운드리 홍보용 이미지.
인텔이 첨단 파운드리 분야에서 마침내 TSMC와 기술 격차를 좁히고 대형 고객사 수주 물량을 빼앗으며 미국 트럼프 정부의 정책적 목표를 현실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만 중시신문망은 1일 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애플과 인텔 사이 거래가 성사된다면 이는 재무적 효과보다 훨씬 큰 상징적 의미를 지닐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인텔이 애플 반도체 위탁생산을 수주한다면 파운드리 사업 침체기를 벗어나 TSMC를 본격적으로 따라잡기 시작하는 출발점에 서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이는 미국 반도체 제조업 재건을 추진하는 미국 트럼프 정부의 정책적 목표가 결실을 맺기 시작한다는 점에서도 반도체 업계에 큰 변화를 일으킬 것이라는 관측이 이어졌다.
궈밍치 TF인터내셔널증권 연구원은 최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 X에 “인텔이 이르면 2027년부터 애플의 M 시리즈 프로세서 생산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궈 연구원은 애플 및 TSMC와 관련해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던 소식을 정확하고 빠르게 유출한 사례가 많아 전자업계에서 유명한 인물이다.
그는 인텔이 애플의 첨단 미세공정 반도체 생산을 담당할 수 있다는 관측이 오래 전부터 나왔지만 실현 가능성에는 한동안 큰 의문이 남아 있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최근 관련 업계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이는 현실성 높은 시나리오로 파악된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궈 연구원은 애플이 인텔과 비밀리에 18A(1.8나노급) 공정 활용을 논의하며 기술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18A 공정 기반의 애플 M 시리즈 프로세서는 신형 맥북과 아이패드 등에 쓰일 가능성이 높으며 이르면 2027년 2분기에 출하될 것이라는 예측도 제시됐다.
인텔의 M 시리즈 프로세서 수주 물량이 애플의 전체 반도체 사용량과 비교하면 적은 수준이라 기존 파운드리 협력사인 TSMC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 애플 맥북과 아이패드, 비전프로 등에 탑재되는 M5 프로세서 홍보용 이미지.
인텔은 현재 파운드리 사업에서 장기간 대형 고객사 주문을 수주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었던 만큼 애플과 협력은 대표적 성공 사례로 기록될 수 있기 때문이다.
궈 연구원은 인텔이 앞으로 수 년 동안 TSMC와 정면 대결에는 어려움을 겪겠지만 파운드리 사업에서 최악의 시기는 사실상 마무리될 공산이 크다고 바라봤다.
애플의 수주 실적을 바탕으로 인텔이 차세대 14A 등 공정에서 더 많은 대형 고객사들의 주문을 받게 될 것이라는 예측도 제시됐다.
아직 시장에서 확실하게 검증되지 않았던 인텔의 반도체 파운드리 기술을 애플이 인증해 준 셈이기 때문이다.
중시신문망은 이를 계기로 “반도체 산업에서 경쟁이 전례 없는 정점에 도달할 것”이라며 “작은 변화도 미래의 시장 판도를 재편할 수 있다”고 바라봤다.
인텔이 첨단 파운드리 시장에서 사실상 독점 체제를 지키던 TSMC에 잠재적으로 큰 위협이 될 수 있다며 경계하는 태도를 보인 셈이다.
미국 트럼프 정부가 이번 사례를 바탕으로 자신감을 확보해 인텔을 지원하는 데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게 될 가능성도 충분하다.
인텔은 미국의 반도체 제조업 재건 정책에 핵심 기업으로 트럼프 정부에서 직접 지분 투자를 받는 등 가장 큰 수혜를 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대만 공상시보도 “인텔은 반도체 파운드리 기술 발전과 수주 사례 확보에 모두 속도를 내고 있다”며 “이는 글로벌 시장 판도에 지형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고 평가했다.
애플에 이어 앞으로 더 많은 고객사들이 인텔 파운드리와 협력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시됐다.
반도체 설계 업체들이 TSMC에만 첨단 공정 기술과 물량 공급을 의존해야 했던 상황에서 인텔과 손을 잡는다면 단일 공급사에 의존해야 했던 리스크를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공상시보는 “2027년부터 TSMC의 2나노 미세공정이 대량생산 단계에 진입하고 인텔의 18A 고객사 기반이 확장된다면 마침내 두 기업의 정면 대결이 시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