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태문 삼성전자 DX 부문장 직무대행이 '갤럭시S26 시리즈' 출시 시점을 2026년 3월로 늦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갤럭시S26 모델 라인업을 급하게 변경한 데다, 전작과 달리 자체 개발한 모바일 프로세서(AP) '엑시노스2600'을 탑재하는 만큼 제품 완성도를 더욱 높일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다만 갤럭시S26 공개 시점이 내년 1월에서 3월로 미뤄진다면 내년 1분기 모바일경험(MX)사업부의 실적 공백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24일 전자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삼성전자는 예년과 달리 '갤럭시 언팩'을 1월이 아닌 3월에 열어 새로운 갤럭시S26 시리즈를 공개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파악된다.
갤럭시S25를 1월23일 공개하고, 2월7일 정식 출시했던 것과 비교해 2개월 가량 일정이 늦춰지는 셈이다.
미국 IT매체 9투5구글은 "정확한 이유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갤럭시S26엣지 출시를 취소하기로 한 결정이 개발에 혼란을 야기했을 것"이라며 "이로 인해 삼성의 갤럭시S26 출시 계획이 준비되기까지 시간이 좀 더 필요했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삼성전자는 당초 갤럭시S26 라인업을 프로, 엣지, 울트라 등 3개 모델로 구성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하지만 지난 5월 출시한 초슬림폰 '갤럭시S25 엣지'가 기대의 못 미치는 판매량을 보이자, 엣지 대신 기본모델을 포함하는 라인업으로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갤럭시S25 엣지의 3개월 누적 판매량은 131만 대에 그쳤다. 이는 갤럭시S25 기본모델의 7개월 누적 판매량 828만 대와 비해 크게 낮은 판매량이다.
경쟁사인 애플도 아이폰17 시리즈 전체 판매량 가운데 초슬림폰 '아이폰 에어'의 비중이 3%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삼성과 애플 모두 초슬림 디자인을 구현하기 위해 배터리 용량과 카메라(망원 렌즈 부재) 등 주요 사양에서 타협이 이뤄지면서 소비자들이 외면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삼성전자는 급하게 엣지 대신 기본모델을 갤럭시S26 라인업에 추가하려 하고 있으나, 제품 설계와 부품 수급 등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 삼성전자가 자체 개발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엑시노스2600' 탑재가 갤럭시S26 출시 시점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비즈니스포스트>
갤럭시S25에는 퀄컴의 스냅드래곤만 탑재됐으나, 갤럭시S26은 한국과 유럽에 출시하는 모든 모델에 엑시노스2600이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11월부터 2나노 공정으로 엑시노스2600 양산을 시작한다.
엑시노스2600의 수율(완성품 비율)은 50% 이상으로 양산이 가능한 수준이지만, 아직 목표치에는 못 미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따라 만약의 상황에 대비해 노태문 사장은 좀 더 보수적으로 갤럭시S26 출시 일정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노 사장은 2022년 자체 AP인 '엑시노스2200'을 탑재한 갤럭시S22 시리즈가 발열로 인한 성능 저하(스로틀링) 논란에 휩싸이며 곤욕을 치른 적이 있다. 이를 고려하면 노 사장은 엑시노스2600을 갤럭시S26에 최적화하는 작업에 좀 더 공을 들일 가능성이 높다.
다만 갤럭시S26 출시가 내년 3월로 밀린다면, 모바일경험(MX)사업부는 2026년 1분기 매출 감소를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1분기는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의 전통적 성수기다. 삼성전자 MX사업부(네트워크 포함)는 올해 1분기 매출 37조 원, 영업이익 4조3천억 원을 거뒀다.
하지만 갤럭시S 시리즈의 공백이 발생한다면, 내년 1분기에는 영업이익이 비수기 수준인 2조~3조 원대로 줄어들 공산이 크다.
독일 IT매체 노트북체크는 "갤럭시S26 시리즈는 라인업 전략, 예상 사양, 출시 일정 등 여러 측면에서 난관에 직면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나병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