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이수스페셜티케미칼이 전고체 배터리 핵심 소재인 황화리튬(Li2S) 상업화에 나선다.

류승호 이수스페셜티케미컬 대표이사 사장은 황화리튬 생산 플랜트를 구축해 전고체 배터리 업황 변곡점에서 소재분야 업계 선두주자를 노릴 것으로 보인다.
 
이수스페셜티케미칼 황화리튬 상업화 나서, 류승호 전고체 배터리 시대 준비

▲ 류승호 이수스페셜티케미컬 대표이사 사장이 황화리튬 플랜트를 구축해 전고체 배터리 업계 선두주자를 노릴 것으로 보인다.


10일 이수스페셜티케미칼에 따르면 2026년 황화리튬 양산을 목표로 기술검증을 마친 뒤 상업용 설비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는 양극과 음극 사이에서 이온을 전달하는 전해질을 액체에서 고체로 대체한 제품이다. 외부 충격에 따른 누수 위험이 적고 열적 안정성이 높아 화재 위험을 차단한다는 장점을 갖춰 ‘꿈의 배터리’로 여겨진다.

전고체 배터리는 크게 황화물계, 산화물계, 고분자계 3가지로 나뉜다. 이수스페셜티케미칼이 상업 생산을 준비하는 황화리튬은 이들 가운데 황화물계 배터리에 쓰이는 고체전해질 소재다.

특히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는 이온 전도율이 가장 높고 현재 사용하고 있는 삼원계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가 2배 이상 뛰어나 각 기업들이 상용화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류승호 사장은 지난해 5월 황화리튬 데모플랜트를 완공한 데 이어 올해 8월부터는 새로운 상업용 황화리튬 생산 설비 구축을 진행한다. 이 설비는 2026년 상반기까지 연산 150톤 규모로 조성된다.

이동욱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플랜트 완공 시점을 고려했을 때 이수스페셜티케미칼은 2027년 전고체 배터리 상업화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국내 배터리 제조사에 황화리튬을 공급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주요 배터리 기업들은 2027년부터 2030년 사이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류 사장은 국내외 고객사 수요가 늘어날 경우를 대비해 생산 규모를 최대 500톤까지 확대한다는 계획도 마련해뒀다.

아직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지는 않았지만 배터리 업계에서는 2025년 하반기부터 2026년 세계 전고체 배터리 업황이 전환점을 맞이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BMW나 메르세데스벤츠 등 세계 대표적 자동차 기업의 시제품에 전고체 배터리가 탑재되는 등 기술 신뢰성과 전고체 배터리 실증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어서다.

이외에도 도심항공교통(UAM)이나 로봇공학(로보틱스) 분야에서도 경량화·고에너지밀도·안전성 등 다양한 조건을 만족시킬 목적에서 황화리튬이 주목받고 있어 적용 분야 확대와 관련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류승호 사장은 연속식 공정을 기반으로 황화리튬 분야 선두주자로 나설 계획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이수스페셜티케미칼 황화리튬 상업화 나서, 류승호 전고체 배터리 시대 준비

▲ 이수스페셜티케미칼은 연속식 공정을 채택해 국내 경쟁사들보다 황화리튬 대량생산에 유리한 것으로 평가된다. 사진은 2024년 9월 김상범 이수그룹 회장(왼쪽 여섯번째)과 류승호 이수스페셜티케미컬 대표이사(왼쪽 일곱번째) 등이 이수스페셜티케미컬 온산 공장에서 황화리튬 데모플랜트 증설 완료 행사에 참석한 뒤 기념 촬영을 하는 모습. <이수스페셜티케미칼>


연속식 공정은 경쟁사들이 채택한 배치식 공정과 비교하면 톤당 투자비용이 높게 나타날 수 있지만 높은 생산성, 일관된 품질 유지, 자동화 용이성, 자원 효율성 측면에서 대량 생산에 훨씬 유리하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황화리튬 생산은 황화수소(H2S) 합성, 황화수소 분리와 액화, 수산화리튬 전처리 공정, 황화리튬 합성 및 반응, 정제의 단계로 진행된다.

이수스페셜티 케미칼은 황화리튬 제조에 필요한 고순도 황화수소를 직접 생산할 뿐 아니라 미국 엔지니어링 회사 KBR(Kellogg Brown&Root)과 협력해 황화리튬용 연속식 공정 고도화에도 주력하고 있다.

이처럼 이수스페셜티케미칼이 경쟁사보다 앞선 기술력과 생산 체계를 갖췄다는 점은 배터리 고객사들로부터 더 높은 선호를 받을 수 있는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이수스페셜티케미칼은 고순도 황화리튬 분야에서 생산 원가 및 기술 경쟁력을 확보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선제적 설비투자 의사결정은 앞으로 국내외 고객사들의 수주 확보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류 사장은 서울대 화학공학과 학사와 석사를 수료한 뒤 이수화학의 바이오 계열사인 이수앱지스 대표와 이수화학 공장장을 역임한 화학 분야 전문가로 차세대 주력 소재인 황화리튬 사업 성장을 이끌 적임자로 평가받고 있다.

이수스페셜티케미칼 관계자는 “황화리튬은 이수스페셜티케미칼의 미래 성장을 이끌 핵심 동력”이라며 “이번 플랜트는 연속식 공법 기술 검증을 마치고 상업생산 단계로 진입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고 말했다. 조경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