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대우건설과 두산에너빌리티가 한국의 첫 유럽으로의 원전 수출을 함께 하게 됐다.

대우건설과 두산에너빌리티로서는 유럽에서 진행되는 대형 원전 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한다면 이후 다른 국가로 수주 실적을 확대하는 데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대우건설 두산에너빌리티 한국 원전 첫 유럽 진출에 함께, 수주 확대 기대감 현실화

▲ 체코 두코바니 신규 원전 조감도. <한국수력원자력>


한국수력원자력은 현지시각 4일 체코 두코바니 신규 원전 사업의 발주사인 두코바니II 원자력발전소(EDU II)와 본계약을 체결하며 지난해 7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뒤 9개월에 걸친 협상을 마무리했다.

지난 5월7일에 계약체결이 추진됐다가 체코 지방법원이 입찰 경쟁자였던 프랑스전력공사(EDF)가 제기한 행정소송에 따라 계약금지 가처분을 내리면서 하루 전에 무산되는 등 우여곡절도 겪었다.

한수원은 발주처와 계약체결에 따라 원전 수주를 위해 결성한 ‘팀코리아’의 참여 기업들과 세부 역할을 놓고 개별적으로 계약 체결을 위한 작업을 진행하게 된다.

한수원 주도의 팀코리아에는 한전기술, 한전연료, 한전KPS 등 공기업뿐 아니라 민간기업에서는 대우건설과 두산에너빌리티가 참여하고 있다.

대우건설과 두산에너빌리티는 민간 기업으로서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이후 한국의 16년 만의 원전 수출이자 첫 유럽 진출에 참여하는 기회를 잡게 됐다.

두 기업 모두에 이번 체코 두코바니 신규 원전사업의 계약 성사는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두산에너빌리티는 한국의 첫 원전 수출이었던 2009년 아랍에미리트 바라카 원전에 이어 이번 체코 두코바니 원전 사업에도 참여하면서 국내 유일의 원전 주기기 생산기업으로 위상을 확고하게 다진 것으로 보인다.

대우건설에는 더욱 의미가 클 수 있다.

대우건설이 지닌 대형 상용원전의 시공 경험은 월성 3·4호기, 신월성 1·2호기 등으로 이전까지 국내에 국한됐다. 바라카 원전에서 시공을 맡았던 현대건설, 삼성물산과 비교하면 기술력 및 사업 역량 입증이라는 측면에서 다소 아쉬울 수 있다.

하지만 이번에 유럽에서 진행되는 대형 원전의 건설을 맡게 되면서 현대건설, 삼성물산에 따라붙을 수 있는 사업 실적을 쌓을 기회를 잡게 됐다.

체코 두코바니 신규 원전 사업이 진행되면 대우건설과 두산에너빌리티 실적 측면에서도 크게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두코바니 원전의 예상 사업비는 2기 건설에 25조 원 수준”이라며 “10년 동안 연평균으로 1기당 두산에너빌리티에는 200억 원, 대우건설에는 100억 원의 영업이익 증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대우건설 두산에너빌리티 한국 원전 첫 유럽 진출에 함께, 수주 확대 기대감 현실화

▲ 체코 두코바니 원전의 전경. <한국수력원자력>


대우건설과 두산에너빌리티에 가장 기대감을 키우는 대목은 앞으로의 수주 가능성 확대로 보인다.

세계적으로 인공지능(AI) 확대 등 산업 흐름에 따라 전력 수요가 가파르게 늘면서 유럽을 중심으로 원전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당장 체코에서는 두코바니에 이어 테믈린에도 원전 2기의 신규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한수원이 우선협상권을 보유한 만큼 대우건설, 두산에너빌리티에도 추가적 수주 기회가 될 것이 유력하다.

유럽 국가인 체코에서의 원전 수주 성공은 두산에너빌리티가 루마니아, 폴란드 등 체코 인근 국가로 수주 실적을 확대하는 데 긍정적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 특히 두산에너빌리티는 체코에 현지 자회사인 두산스코다파워를 통해 유럽 내 생산 능력까지 갖추고 있다.

대우건설은 베트남,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동남아 국가 진출에 공을 들이고 있는데 이들 국가에서 원전 확대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수주 확대를 기대해볼 수 있다.

앞으로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이날 유가증권 시장에서는 대우건설과 두산에너빌리티 등 원전 관련주 주가는 크게 힘을 받았다.

5일 종가 기준으로 대우건설 주가는 전날보다 3.19% 상승한 4535원, 두산에너빌리티 주가는 전날보다 7.62% 상승한 4만59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두산에너빌리티 종가는 52주 신고가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원전주의 앞으로 흐름을 놓고 “생성형 AI의 등장으로 향후 전력 수요 증가는 이미 정해진 미래이고 3차 에너지 전환의 주인공이 신재생에너지에서 원전으로 바뀌었다”며 “원전주의 상승 흐름은 2000년대 신재생 관련주의 상승 흐름을 따라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