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키움증권의 2025년 정기 주주총회가 증권가의 '화제'다.

주주총회 직후 시작된 구설수가 27일까지 계속됐다. 대표이사가 공개석상에서 다른 증권사를 비하하는 듯한 발언을 해 물의를 빚었다. 밸류업 계획에 대해서도 구체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왔다. 
 
키움증권 오너2세 등판 승인한 주총, 엄주성 '토스 비하 발언' 논란으로 구설수

▲ 키움증권이 26일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김동준 키움프라이빗에쿼티(PE) 대표를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키움증권은 지난 26일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김동준 키움프라이빗에쿼티(PE) 대표를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김 대표는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의 장남이다.

김 대표가 키움증권의 사내이사로 등판하며 경영승계 작업이 마무리된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김 대표는 다우키움그룹을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다. 그는 이머니의 최대주주인 동시에 이머니의 지분과 합쳐 다우데이타의 최대주주다. 다우데이타는 다우기술의 최대주주고 다우기술은 키움증권의 최대주주다.

2023년 김 전 회장이 경영에서 물러난 뒤 생긴 오너 일가의 경영 공백이 이번 김 대표의 이사 선임으로 메꿔질 것이란 해석도 나왔다.

다만 키움증권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의 통화에서 “김 대표의 이사 경영 체제는 섣부른 해석”이라며 “책임경영 차원으로 봐 달라”고 말했다.

키움증권 이사회는 주주총회를 앞두고 “김 대표는 회계·금융 전문가로 기업가치 상승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며 높은 사업 이해도와 경험으로 향후 회사의 발전과 주주가치 제고에 기여할 것으로 판단한다”며 사내이사 추천 이유를 밝혔다.

김 대표의 경영 참여가 키움증권의 기업가치제고(밸류업)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지 투자자들이 주목하고 있다.

키움증권은 지난해 5월 밸류업 계획을 자율 공시했다.

공시에는 3년간 자기자본이익률(ROE) 15%, 주주환원율 30%,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이상 등을 달성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다만 계획의 세밀함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디테일이 많이 부족하고 깊이 고민한 흔적도 없어 보인다”며 “주주자본비용이나 총주주수익률이 빠졌고 ROE를 늘리는 구체화된 계획이 없다”고 지적했다.

키움증권은 이번 주주총회에서 2024년 결산배당금으로 보통주 1주당 7500원의 배당금을 지급하기로 정했다.

2023년 결산배당금으로 3천 원보다 150% 늘어난 것이다.

다만 주총에서 경쟁사 비하 논란이 일며 김 대표 선임과 밸류업 계획 발표의 빛이 바랬다.

엄주성 키움증권 대표이사는 주주총회에서 일부 주주가 ‘플랫폼과 커뮤니티 경쟁력을 강화할 방안이 있느냐’고 질문하자 "토스증권의 커뮤니티가 (주식)리딩방과 비슷하다는 외부 평가가 있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키움증권 오너2세 등판 승인한 주총, 엄주성 '토스 비하 발언' 논란으로 구설수

엄주성 키움증권 대표이사가 26일 주주총회에서 "토스증권의 커뮤니티가 리딩방과 비슷하다는 외부 평가가 있다"고 발언했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의 통화에서 “토스가 리딩방이라고 직접적으로 언급한 것이 아니라 ‘토스가 리딩방 같다는 일부 평가도 있지만 우리는 그런 방향으로 가지 않으려고 노력하겠다’는 취지로 설명한 것”이라고 말했다.

토스증권 커뮤니티는 토스증권 안에서 투자자들이 서로 이야기를 나누며 정보를 주고받는 온라인 공간으로 2021년 문을 열었다. 지난해 말 기준 월간 활성 이용자 수가 180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업계에서는 이런 토스증권의 빠른 성장세가 리테일(소매) 사업에서 키움증권의 입지를 위협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키움증권은 국내 증권사 가운데 주식중개 수수료(브로커리지) 분야에서 가장 높은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다.

키움증권이 여섯 번째 초대형 투자은행(IB) 인가 획득을 노리고 있는 상황 속에서, 리테일 사업에 사활을 걸고 있는 엄 대표의 경계심이 반영된 발언이라는 시각이 존재한다. 박재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