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가 2년 만에 신작을 제작한다. 국내 드라마 제작 편수가 줄고 제작비는 치솟는 가운데 신중하게 고른 카드다.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는 최근 뚜렷한 흥행작을 내놓지 못하면서 ‘돈 못 버는 회사’라는 비판이 따라붙었다. 이번 작품으로 다시 존재감을 입증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16일 드라마업계에 따르면 연간 드라마 제작편수가 2022년을 기점으로 감소세에 접어들었다.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에 따르면 국내 연간 방영 시점 기준으로 드라마 제작 수는 2020년 98편이었다가 2021년 116편, 2022년 141편까지 늘었으나 2023년 123편, 2024년 100편 남짓으로 줄었다.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도 예외는 아니다. 2022년 세 작품, 2023년 한 작품을 선보인 이후 2024년에는 제작 드라마가 한 편도 없다. 하지만 올해 미니시리즈 ‘미스 언더커버 보스’ 제작을 알리며 분위기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미스 언더커버 보스’는 1990년대 말 증권감독원 소속 감독관이 기업 내부의 수상한 자금 흐름을 추적하기 위해 20대 여사원으로 위장 취업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오피스 코미디 장르로,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 소속 문현경 작가가 대본을 맡고 있다. tvN 편성이 유력하며 배우 박신혜씨가 출연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가 마지막으로 미니시리즈를 제작한 것은 2022년으로 이번이 약 3년 만이다. 2022년 선보인 미니시리즈 두 편은 모두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냈다. ‘닥터로이어’(MBC)는 평균 시청률 7.0%, ‘디 엠파이어: 법의 제국’(JTBC)은 2.8%에 그쳤다.
2023년에는 KBS 일일드라마 ‘비밀의 여자’ 한 편만 제작했다.
일일드라마는 방송사 세트장을 활용해 비교적 적은 제작비로 안정적인 시청률을 확보할 수 있지만, 드라마 제작사의 경쟁력은 주로 황금시간대 미니시리즈에서 판가름난다.
드라마 제작 편수가 줄어든 이유는 구조적인 변화에서 비롯된다.
주 52시간 근무제가 정착되면서 제작 기간이 길어졌고, 그만큼 제작비 부담도 커졌다. 16부작 드라마는 과거 120일 내외였던 촬영 기간이 최근에는 180일 이상으로 늘어났고 회당 제작비는 기존 대비 2~3배 수준으로 증가했다.
드라마 제작 부담이 커지자 제작사들은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 방송사 편성 여부와 해외 판권 가능성을 면밀히 검토한 뒤 흥행 가능성이 높은 작품 위주로 제작에 돌입하는 분위기다.
TV 시청률이 떨어지면서 방송사 또한 상대적으로 드라마보다 제작비가 적은 예능 편성을 확대하는 추세라 방송 편성을 받기도 한층 까다로워졌다.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의 배우 캐스팅 전략에서도 변화가 읽힌다. 박신혜씨는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인지도가 높은 배우다. 2013년 국내 여배우 최초로 아시아 투어를 시작한 이후, 올해 여섯 번째 투어를 진행할 만큼 글로벌 팬덤을 유지하고 있다.
2024년 방영된 SBS 드라마 ‘지옥에서 온 판사’는 평균 시청률 10.8%를 기록했으며 박신혜씨의 연기 변신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차기작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상황인 만큼 첫 방송의 시청률로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
이번 신작은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의 실적 측면에서도 중요하다. 자본금 규모로 인해 종종 국내 최대 제작사인 스튜디오드래곤(2016년 설립)과 비교되기도 했지만, 두 기업의 실적 격차는 뚜렷하다.
스튜디오드래곤은 자본금 150억 원으로 출발해 2024년 연매출 5500억 원을 낸 반면 셀트리온홀딩스로부터 463억 원을 출자받은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2012년 설립)는 2023년 매출이 74억 원에 불고하고 누적 결손금은 151억 원에 이른다.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는 드라마 이외에 영화와 매니지먼트 사업도 병행하고 있지만 영화 사업은 진출 초기에 큰 손실을 남긴 이후 의미있는 진척을 보이지 않고 있다. 2017년 영화 투자배급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면서 기존 드림이엔엠에서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로 사명도 바꿨다.
하지만 2019년 약 150억 원을 투자해 제작한 첫 영화 ‘자전차왕 엄복동’이 손익분기점인 300만 관객에 훨씬 못 미친 17만 명을 동원하며 흥행에 실패했다. 당시 서정진 회장이 외부 투자를 받지 않겠다고 고집한 것이 결과적으로는 악수가 된 셈이다.
사실상 매출을 책임지는 드라마 제작 공백의 여파는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 실적에 직접적으로 나타났다. 2022년 261억 원이던 매출은 2023년 73억 원으로 급감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7억9천만 원에서 14억 원 적자로 돌아섰다.
드라마 매출은 방영 시점 기준으로 인식되기 때문에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수익 반등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민정 기자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는 최근 뚜렷한 흥행작을 내놓지 못하면서 ‘돈 못 버는 회사’라는 비판이 따라붙었다. 이번 작품으로 다시 존재감을 입증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가 2년 만에 드라마 ‘미스 언더커버 보스’를 제작한다.
16일 드라마업계에 따르면 연간 드라마 제작편수가 2022년을 기점으로 감소세에 접어들었다.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에 따르면 국내 연간 방영 시점 기준으로 드라마 제작 수는 2020년 98편이었다가 2021년 116편, 2022년 141편까지 늘었으나 2023년 123편, 2024년 100편 남짓으로 줄었다.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도 예외는 아니다. 2022년 세 작품, 2023년 한 작품을 선보인 이후 2024년에는 제작 드라마가 한 편도 없다. 하지만 올해 미니시리즈 ‘미스 언더커버 보스’ 제작을 알리며 분위기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미스 언더커버 보스’는 1990년대 말 증권감독원 소속 감독관이 기업 내부의 수상한 자금 흐름을 추적하기 위해 20대 여사원으로 위장 취업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오피스 코미디 장르로,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 소속 문현경 작가가 대본을 맡고 있다. tvN 편성이 유력하며 배우 박신혜씨가 출연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가 마지막으로 미니시리즈를 제작한 것은 2022년으로 이번이 약 3년 만이다. 2022년 선보인 미니시리즈 두 편은 모두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냈다. ‘닥터로이어’(MBC)는 평균 시청률 7.0%, ‘디 엠파이어: 법의 제국’(JTBC)은 2.8%에 그쳤다.

▲ 사진은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가 제작한 KBS 비밀의 여자(2023년 방영) 포스터.
2023년에는 KBS 일일드라마 ‘비밀의 여자’ 한 편만 제작했다.
일일드라마는 방송사 세트장을 활용해 비교적 적은 제작비로 안정적인 시청률을 확보할 수 있지만, 드라마 제작사의 경쟁력은 주로 황금시간대 미니시리즈에서 판가름난다.
드라마 제작 편수가 줄어든 이유는 구조적인 변화에서 비롯된다.
주 52시간 근무제가 정착되면서 제작 기간이 길어졌고, 그만큼 제작비 부담도 커졌다. 16부작 드라마는 과거 120일 내외였던 촬영 기간이 최근에는 180일 이상으로 늘어났고 회당 제작비는 기존 대비 2~3배 수준으로 증가했다.
드라마 제작 부담이 커지자 제작사들은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 방송사 편성 여부와 해외 판권 가능성을 면밀히 검토한 뒤 흥행 가능성이 높은 작품 위주로 제작에 돌입하는 분위기다.
TV 시청률이 떨어지면서 방송사 또한 상대적으로 드라마보다 제작비가 적은 예능 편성을 확대하는 추세라 방송 편성을 받기도 한층 까다로워졌다.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의 배우 캐스팅 전략에서도 변화가 읽힌다. 박신혜씨는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인지도가 높은 배우다. 2013년 국내 여배우 최초로 아시아 투어를 시작한 이후, 올해 여섯 번째 투어를 진행할 만큼 글로벌 팬덤을 유지하고 있다.
2024년 방영된 SBS 드라마 ‘지옥에서 온 판사’는 평균 시청률 10.8%를 기록했으며 박신혜씨의 연기 변신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차기작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상황인 만큼 첫 방송의 시청률로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
이번 신작은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의 실적 측면에서도 중요하다. 자본금 규모로 인해 종종 국내 최대 제작사인 스튜디오드래곤(2016년 설립)과 비교되기도 했지만, 두 기업의 실적 격차는 뚜렷하다.
스튜디오드래곤은 자본금 150억 원으로 출발해 2024년 연매출 5500억 원을 낸 반면 셀트리온홀딩스로부터 463억 원을 출자받은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2012년 설립)는 2023년 매출이 74억 원에 불고하고 누적 결손금은 151억 원에 이른다.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는 드라마 이외에 영화와 매니지먼트 사업도 병행하고 있지만 영화 사업은 진출 초기에 큰 손실을 남긴 이후 의미있는 진척을 보이지 않고 있다. 2017년 영화 투자배급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면서 기존 드림이엔엠에서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로 사명도 바꿨다.
하지만 2019년 약 150억 원을 투자해 제작한 첫 영화 ‘자전차왕 엄복동’이 손익분기점인 300만 관객에 훨씬 못 미친 17만 명을 동원하며 흥행에 실패했다. 당시 서정진 회장이 외부 투자를 받지 않겠다고 고집한 것이 결과적으로는 악수가 된 셈이다.
사실상 매출을 책임지는 드라마 제작 공백의 여파는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 실적에 직접적으로 나타났다. 2022년 261억 원이던 매출은 2023년 73억 원으로 급감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7억9천만 원에서 14억 원 적자로 돌아섰다.
드라마 매출은 방영 시점 기준으로 인식되기 때문에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수익 반등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민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