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중국 화웨이가 이르면 내년에 자국 기술로 개발된 EUV 장비를 반도체 생산에 활용할 수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ASML의 EUV 반도체 장비 사진.
EUV 장비를 직접 설계하고 생산해 반도체 제조에 활용하는 것은 첨단 미세공정 분야에서 미국 정부의 기술 규제를 극복하는 데 중요한 성과로 꼽힌다.
12일 대만 경제일보와 WCCF테크 등 외신을 종합하면 화웨이는 이르면 하반기부터 자국에서 개발된 EUV 장비로 반도체 시범 생산을 시작할 계획을 두고 있다.
EUV는 반도체 회로를 그리는 노광 공정에 활용되는 첨단 기술이다. 특히 7나노 이하 미세공정 반도체를 제조하기 위해 필수적 요소로 꼽힌다.
다만 네덜란드 ASML이 EUV 장비를 개발해 생산하는 전 세계 유일한 기업이라 중국이 이를 수입해 반도체 생산에 활용하기는 불가능하다.
미국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 때부터 ASML이 중국에 EUV 장비를 수출할 수 없도록 하는 규제를 시행했기 때문이다.
화웨이와 SMIC 등 중국 반도체 기업들은 이러한 규제 영향으로 7나노 미만 미세공정 반도체 기술을 자체적으로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그러나 중국에서 직접 EUV 장비를 개발해 상용화한다면 미국의 제재 영향을 뛰어넘고 이러한 기술 약점을 극복할 잠재력이 있다.
경제일보는 중국산 EUV 장비가 ASML 제품과 비교해 더 단순하고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를 본격적으로 반도체 대량생산에 활용하기 시작하는 시점은 이르면 내년으로 예상됐다.
경제일보는 ASML의 EUV 반도체 장비가 10만 개 이상의 부품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중국이 실제로 이런 목표를 이뤄내기는 쉽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미국 정부가 중국을 상대로 한 반도체 규제를 완화할 가능성은 희박한 만큼 EUV 장비를 직접 개발해 활용하는 일이 사실상 유일한 선택지로 꼽힌다.
화웨이는 중국의 기술 경쟁력 강화에 필수로 꼽히는 인공지능 반도체의 성능을 끌어올리려는 목적으로 자국 기업의 관련 기술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WCCF테크는 “중국이 자체 EUV 장비 상용화에 성공하면 화웨이는 애플 및 퀄컴과 기술 격차를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