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오뚜기가 새로운 글로벌 마케팅을 계기로 해외 매출 확대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은 오뚜기 글로벌 진라면 캠페인 모델인 방탄소년단(BTS 멤버) 진. <오뚜기>
오뚜기가 방탄소년단(BTS) 진을 글로벌 모델로 발탁해 진행 중인 진라면 마케팅으로 해외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오뚜기는 내수 경기가 침체된 가운데 해외 매출 비중이 낮아 지난해 수익성이 후퇴한 것으로 추정된다. 세계시장을 향한 새로운 행보가 해외시장 확대 성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7일 오뚜기에 따르면 회사는 이달 안에 BTS 진이 출연한 자사 제품 ‘진라면’의 신규 광고를 공개한다.
현재 오뚜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엔 영문으로 “곧 역대급 협업물을 공개한다. 누군지 맞춰보라”는 글과 함께 진의 얼굴만 가린 광고 영상을 게재해 뒀다. 해당 영상은 올린 지 하루 만에 계정 팔로어(4만 명)의 6배가 넘는 25만 명 이상이 조회했다.
오뚜기는 올해 디자인을 재단장한 진라면 글로벌 패키지 제품과 연계한 마케팅에 돌입하기로 했다. 이에 진의 사진이 새겨진 신라면 용기·컵 제품이 미국, 캐나다,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에 출시된다.
진라면 묶음 제품에는 진의 얼굴과 손글씨 등으로 구성된 스티커 12종 중 하나가 제공된다. 수출용 묶음 제품에는 진 얼굴이 들어간 스티머 4종 중 1개가 들어간다.
인스타그램과 쓰레드, 엑스(X) 등 SNS에선 “라면을 이렇게 사고 싶었던 적이 없다” “한국은 이달부터 캠페인 제품을 파는데 일본은 다음 달부터다. 한국에 가고 싶다” “(진 사진이 박힌 진라면이)미국엔 언제 나오지?” 등의 해외 소비자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진이 진라면 모델로 나선 건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 2022년 11월에도 진을 광고 모델로 발탁해 신규 TV 광고를 내보냈다.
하지만 이번엔 의미가 다르다. 지난번엔 국내를 기준으로 한 계약이었지만, 이번엔 전 세계를 포함한 글로벌 모델로 진을 발탁했다. 이번 글로벌 광고 영상은 TV가 아닌 SNS 등 온라인으로 노출된다.
오뚜기 관계자는 “2022년 진과 짧은 기간 국내에 국한한 계약이 종료된 뒤 일반인 모델이 출연하는 광고를 내보냈다”며 “이번엔 진과 글로벌까지 모두 포함하는 모델 계약을 맺은 것”이라고 말했다.
내수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국내 식품업체들의 눈길이 일제히 해외시장을 향하고 있다. 특히 오뚜기는 지난해 1~3분기 기준 해외 매출 비중이 10.9%로 삼양식품 77.2%, 오리온 65%는 물론 농심 37.7%에도 크게 못 미친다.
국내 식품업계에선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기업들이 높은 수익성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업체별 영업이익률을 보면 삼양식품은 19.9%, 오리온은 17.5%로 20%에 육박한 반면 농심은 4.7%에 그쳤다.
오뚜기는 아직 지난해 연간 실적을 공시하지 않았는데 지난해 1~3분기 영업이익률은 7.5%를 기록했다. 증권업계에선 지난해 오뚜기 영업이익이 2400억 원으로 전년보다 약 5.9% 뒷걸음친 것으로 추산했다.

▲ 진라면 재단장 패키지 묶음 상품에 제공하는 스티커 이미지. <오뚜기>
삼양식품 ‘불닭볶음면’의 경우 국내 가격은 한 봉당 1500~1600원에 판매되지만 미국에선 약 1.7달러(약 2460원)의 가격표가 붙은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오뚜기는 최근 해외시장을 넓히기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사명 영문 표기를 기존 ‘OTTOGI’에서 ‘OTOKI’로 바꾸는 작업에 착수했다. 기존 표기가 다양하게 발음되는 등 문제점을 해소하고 해외 소비자에게 더 친숙하게 다가가겠다는 취지에서다.
지난달엔 미국 최대 식품박람회 ‘2025 윈터 팬시 푸드쇼’에 참가해 새 영문 로고를 적용하고 영문 ‘JIN’(진)을 크게 강조한 진라면 수출용 패키지를 새로 선보였다.
오는 26일엔 정기 주주총회에서 영문 상호 변경 안건을 논의한다. 안건이 주총을 통과하면 ‘주식회사’가 붙는 정식 사명에 새 영문 표기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이뿐 아니라 함영준 오뚜기 대표이사 회장은 2023년 11월 장녀 함연지씨의 시아버지인 김경호 전 LG전자 부사장을 오뚜기 글로벌사업본부장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기존 글로벌사업부는 글로벌본부로 격상됐다. 지난해 5월에는 함연지씨가 오뚜기 미국법인에 정식 사원으로 입사했다. 함연지씨 남편도 미국법인에 근무 중이다.
현재 부지를 확보하고 미국 첫 현지 공장 건설도 추진하고 있다.
오뚜기 관계자는 “해외 매출 비중이 10% 수준으로 낮은 편이라 글로벌 시장에서 시작하는 단계로 새로운 제품이 아닌 대표제품 진라면의 ‘진’을 브랜드화하는 것”이라며 “전 세계 소비자에게 각인하기 위해 기업 영문 브랜드명도 바꿨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미국과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마케팅 활동을 적극 펼쳐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허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