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한계 '언더73'으로 조기대선 물밑작업, 한동훈 대선시계 '째깍째깍'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024년 12월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당 대표직 사퇴 의사를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국민의힘 친한계(친한동훈계) 인사들이 '언더73' 모임을 꾸리는 등 물밑작업에 나서면서 '한동훈 등판설'에 힘이 실리고 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2월 말 또는 3월 초 정계복귀에 나설 것이라는 구체적 시점도 일각에서 거론된다. 하지만 대표적인 '반윤 주자'인 까닭에 국민의힘 강성 당원들의 거부감은 당장 상당한 장애가 될 것으로 보인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 전 대표는 언더73을 중심으로 정치 행보 재개를 위한 채비를 갖추고 있다.

친한계 인사들은 최근 언더73 모임을 결성하고 본격 활동에 나서면서 한 전 대표를 지원 사격에 나섰다. 이에 이 모임이 사실상 한 전 대표의 대선 도전을 위한 초석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언더73은 전날인 10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국민소환제' 제안을 두고 "이재명 대표의 제안을 두 팔 벌려 환영한다"며 "2월 중 여야 합의로 국회의원 국민소환제를 도입하고 그 첫 번째 소환 대상자로 이 대표를 지정해 투표를 실시할 것을 역으로 제안한다"고 밝혔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같은 날 오전 국회 교섭단체대표 연설에서 국민소환제를 제안했는데 곧바로 반격에 나선 것이다. 

언더73 모임은 한 전 대표가 태어난 1973년생 이하 친한계 정치인들로 이루어졌다. 언더73에는 김예지·김상욱·김소희·진종오 국민의힘 의원 등이 참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들은 7일 서울 동작구 상도동 김영삼도서관을 찾아 김현철 김영삼대통령기념재단 이사장을 만나는 것으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는 10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한동훈 전 대표는 그래도 전직 대표고 세도 좀 있으니까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라며 "언더73이라는 게 그 신호로 봐야 되고 국내의 원로들, 정치 원로들을 만나는 것도 다 그 일환으로 봐야된다"라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최근 정치권 원로 및 외교안보와 경제 분야 전문가들과도 잇달아 만나며 보폭을 넓히고 있다. 그는 한달 전 '킹 메이커'로 불리는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 이어 '민주당 원로'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친한계는 한 전 대표의 젊은 이미지 구축에도 힘을 쓰고 있다. 김근식 국민의힘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은 한 전 대표를 평가하면서 '카카오 택시' 사례를 들기도 했다.

김근식 위원장은 10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지난 설 연휴 기간에 한 전 대표와 만남이 끝나고 가는데 '카땡땡(카카오)' 택시를 불러서 타고 가더라"며 "사람이 젊다는 게, 정치를 새로 한다는 게 이런 신선함이 있구나"라고 말했다.
 
친한계 '언더73'으로 조기대선 물밑작업, 한동훈 대선시계 '째깍째깍'

▲ 국민의힘 친한계 모임인 '언더73' 소속 김상욱(맨 왼쪽부터)·김예지 의원과 박상수 인천서구갑 당협위원장, 정혜림 전 부대변인이 10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 전 대표와 친한계가 이처럼 몸풀기에 나서자 한 전 대표가 2월 말이나 3월 초에 등판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종혁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10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한 전 대표 행보를 두고 "지금 돌아가는 정국상황에 대해서 많이 지켜봤고, 또 여러 분들을 만나고 그랬던 걸로 알고 있다"며 "그러니까 본인의 목소리나 메시지나 이런 것들을 낼 시기가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13일 윤 대통령의 헌재 탄핵심판 변론기일이 8차로 종료될 수 있다는 점은 이러한 등판설에 무게를 더한다. 헌재가 추가 변론기일을 잡지 않는다면 3월 초 선고도 가능하다. 

헌재에서 탄핵이 인용되면 윤 대통령은 즉시 파면되고 60일 이내 대선을 치러야 하는 만큼 등판이 너무 늦어지면 시간에 쫓길 가능성이 높다.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은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인용 후 21일 만에 홍준표 당시 경남지사를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로 선출했다. 국면 전개에 따라 하루가 시급한 상황이 될 수도 있다는 말이다.
 
친한계 '언더73'으로 조기대선 물밑작업, 한동훈 대선시계 '째깍째깍'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6일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에서 열린 2025년도 노동현안 점검을 위한 전국 기관장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 전 대표는 등판과 함께 '강성 지지층'의 장애를 넘길 메시지와 전략을 내놔야 한다. 현재 국민의힘 지지층은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에 쏠려 있다.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결정에는 당원 여론이 결정적으로 중요하다. 변화될 가능성도 있지만 당원 투표 비중이 50%에 이른다. 지금처럼 '윤석열 지키기'로 당심이 쏠려 있는 상황이 지속된다면 한 전 대표는 자칫 배신자로 낙인 찍힐 수도 있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한 전 대표가 '당선 가능성'을 무기로 앞세울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한 전 대표는 12·3 비상계엄 해제에 일조한 '합리적 보수주의자' 이미지를 갖고 있다. 이에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 내에서 중도층 확장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비상대책위원장은 11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지난 전당대회 당시 63%라고 하는 절대적인 다수가 한 전 대표를 선택했기 때문에 그 뿌리가 아직 없어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대선이 조기에 열린다면 어느 후보보다 한 전 대표가 제일 확장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상욱 국민의힘 의원은 4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중도에 계신 분들이 과연 비상계엄을 옹호하고 그런 비상계엄을 한 대통령을 탄핵하면 안 된다고 했던 사람들한테 표를 줄 수 있겠나"라며 "중도 확장성이 없다면 선거는 필패"라고 강조했다. 조성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