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정몽진 KCC 대표이사 회장이 다변화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2년 연속 최대 영업이익을 정조준한다.

정 회장은 건설경기 침체와 맞물린 건자재 부문의 고전에도 도료부문과 실리콘부문의 호조를 발판으로 올해도 KCC의 실적 성장을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KCC 도료에 실리콘 더해진 실적 안정성, 정몽진 2년째 최대 영업이익 정조준

정몽진 KCC 대표이사 회장이 2년째 최대 영업이익을 정조준하고 있다.


10일 KCC 안팎에 따르면 올해 KCC 건자재부문 실적은 부진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KCC는 PVC창호 및 내장재, 보온단열재 등에서 국내 건자재업계  선두의 위치를 확보하고 있으나 주요 전방산업인 건설업이 주택 인허가와 착공 물량 감소 등 불황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주택 건설 관련 실적지표들은 회복세를 보였지만 여전히 과거 호황기 수준에는 크게 미치지 못했다.

지난해 주택 인허가 물량은 42만8천 호로 집계됐다. 2023년 42만9천 호와 견줘 큰 차이는 없지만 2021년 54만5천 호, 2022년 52만2천 호보다는 10만 호가량 낮은 수치다.

지난해 주택 착공 물량은 30만5천 호로 2023년 24만2천 호와 비교해 26%가량 확대됐다. 다만 2021년 58만4천 호, 2022년 38만3천 호와는 격차가 적지 않다.

전방산업 침체는 이미 지난해 KCC 건자재부문 실적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KCC는 지난해 건자재부문에서 매출 1조797억 원, 영업이익 1687억 원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2023년보다 매출은 3%, 영업이익은 13% 줄어든 것이고 분기별로 봤을 때 4분기에 가장 낮은 매출(2597억 원)과 영업이익(299억 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정 회장은 도료사업과 실리콘사업의 힘으로 건자재사업 실적 위축을 극복하는 것을 넘어 지난해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써내는 데 성공했다.

KCC는 지난해 연결기준 잠정영업이익 4771억 원을 거두며 2022년 4677억 원을 뛰어넘었다. 연결기준 잠정매출은 6조6588억 원으로 최대 기록인 2022년의 6조7748억 원에 근접했다.

특히 지난해 KCC 영업이익 신기록에는 도료부문이 크게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KCC 도료부문은 지난해 매출 1조9415억 원, 영업이익 2194억 원을 올린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1년 전보다 매출은 17%, 영업이익은 25% 늘어났고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창사 이래 역대 최대치다.

지난해 도료부문은 KCC 전체 영업이익 가운데 가장 많은 47%를 책임졌다. 그동안은 실리콘부문이나 건자재부문에서 가장 큰 비중의 영업이익을 냈었다.

도료부문에서는 제품별로 선박용 도료가 호조를 보인 가운데 지역별로는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해외법인에서 우수한 실적을 낸 것으로 파악된다.

정 회장에게 더욱 반가운 소식은 3조 원 이상을 들인 모멘티브 인수 이후 바닥을 찍었던 실리콘부문에서 수익성 반등을 이뤘다는 점이다.

KCC는 지난해 실리콘부문에서 매출 2조9836억 원, 영업이익 732억 원을 거둔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매출은 2023년 2조9524억 원과 큰 차이는 없지만 영업이익은 2023년 833억 원의 영업손실에서 1년 만에 흑자로 전환한 실적이다.

KCC 실리콘부문의 수익성 개선은 기본적으로 나아진 업황에 더해 범용 제품 비중을 줄이고 자동차용, 전기전자용 고부가 실리콘 제품을 확대한 것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정 회장은 올해도 건자재부문 실적 방어에 총력을 기울이면서 도료부문과 실리콘부문 호조에 힘입어 1년 만에 역대 최대 영업이익 경신을 노리고 있다.

도료부문에서는 조선업 호황을 타고 늘어나는 선박용 제품 판매가 실적 증가에 핵심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 조선해운시황 전문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1월 말 기준 세계 조선사들의 수주잔량은 1억5679만CGT(표준선 환산톤수)로 집계됐다. 3년 전인 2022년 1월 말의 1억313만CGT와 비교하면 52% 늘어난 수치다.
 
KCC 도료에 실리콘 더해진 실적 안정성, 정몽진 2년째 최대 영업이익 정조준

▲ 지난해 말 세계일류상품으로 선정된 KCC 선박용 도료(왼쪽). < KCC >


KCC는 선박용 도료사업에서 HD현대중공업, HD현대삼호 등 우량 고객사를 둔 만큼 크게 반등한 조선업황에 적지 않을 기대를 걸 것으로 예상된다.

또 KCC는 2023년 국내 최초로 선박 표면에 해양 생물이 달라붙지 못하게 만드는 방오도료에 양극성 기술을 접목한 신제품 출시하는 등 글로벌 탄소배출 규제가 한층 강화한 조선업 대상 친환경 제품 판매 확대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KCC 실리콘부문은 고부가 제품 확대 노력에 더해 원자재 가격 하락, 경쟁사의 사업 축소 움직임 등이 실적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KCC 실리콘부문의 주요 원재료인 메탈실리콘의 1kg(킬로그램)당 가격은 2023년 1분기 3840원에서 지난해 3분기 말 3천 원까지 22% 하락했다.

과점체제인 글로벌 실리콘시장에서 KCC와 함께 5대 기업으로 꼽히는 노르웨이 엘켐은 1월 말 실리콘사업에 관한 전략적 검토(Strategic Review)를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엘켐이 중국의 공급과잉 등에 대응력을 갖추기 위한 움직임을 본격화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경쟁사의 공급능력 축소는 향후 KCC 실리콘부문에 긍정적 요소로 여겨진다.

이동욱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엘켐은 실적 둔화 및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실리콘부문의 전략적 검토를 진행하고 있으며 매각까지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경쟁사의 구조조정이 현실화한다면 KCC 실리콘부문의 반사수혜도 예상된다”고 바라봤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KCC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5100억 원가량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영업이익 잠정치보다 8% 증가하면서 역대 최대 기록을 다시 세우는 것이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은 “KCC 건자재부문 부진 가능성에도 됴로부문 호조 속에서 실리콘부문 실적 개선 흐름이 이어져 올해 최대 영업이익을 경신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KCC 관계자는 “지난해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탄탄한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양호한 실적을 거둘 수 있었다”며 “올해는 어려운 상황이 예상되는 만큼 현금흐름 중심의 영업활동을 이어가겠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