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인공지능(AI) 플랫폼 '딥시크' 등장이 엔비디아 반도체 수요 약세를 이끌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이는 과도한 우려에 불과하다는 주요 외신과 증권사 의견도 이어지고 있다. 딥시크 플랫폼 관련 이미지.
딥시크가 미국 빅테크 기업들과 달리 엔비디아 고사양 인공지능 반도체를 다수 활용하지 않아도 충분히 경쟁력 있는 기술을 구현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사태가 엔비디아 실적과 주가에 장기적 타격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주요 외신과 증권사 의견이 이어지고 있다.
포브스는 30일(현지시각) “딥시크의 등장은 엔비디아의 시대가 끝났다는 의미가 아니다”며 “단지 빅데이터 기반의 인공지능 기술이 막을 내릴 수 있다는 뜻”이라고 보도했다.
최근 공개된 중국의 인공지능 플랫폼 딥시크는 저사양 인공지능 반도체만으로 미국 빅테크 기업과 맞먹는 기술을 구현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줘 충격을 안겼다.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대량의 엔비디아 고성능 반도체를 사들여 거대 데이터센터를 구축한 뒤 생성형 인공지능 서비스를 위한 빅데이터 학습을 시키는 것과 차이가 있다.
이는 자연히 엔비디아를 비롯한 주요 인공지능 반도체 기업에도 주가에 큰 타격을 안겼다. 고사양 인공지능 반도체의 잠재 수요가 크게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포브스는 딥시크의 등장이 생성형 인공지능 기술 경쟁에 새 시대를 열었다고 평가했다.
빅테크 기업들은 최대한 많은 데이터를 학습시켜 자체 인공지능 모델의 성능을 높이는 전략을 주로 써 왔는데 딥시크는 그럴 필요가 없다는 점을 보여줬다는 것이다.
물론 딥시크의 실제 기술 수준을 검증하기까지는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한 만큼 이런 상황이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장담하기는 어렵다.
포브스는 엔비디아가 이미 데이터센터 이외 엣지컴퓨팅 등 분야로 인공지능 반도체 사업 분야를 다변화했다는 점도 딥시크가 불러온 변화에 타격을 최소화할 만한 이유로 들었다.
▲ 엔비디아 GPU 기반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홍보용 사진.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도 딥시크의 등장이 엔비디아 인공지능 반도체의 수요 급감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을 제시했다.
오히려 더 많은 후발주자 기업들이 인공지능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길이 열리며 빅테크 기업에 집중되어 있던 인공지능 반도체 수요가 다변화되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타임은 다수의 투자자들이 최근 엔비디아 주가 하락을 저가매수 기회로 삼아 투자를 늘렸다는 점도 근거로 들었다.
엔비디아 주가가 27일(현지시각) 하루만에 약 17% 떨어진 뒤 소액 투자자의 주식 매수는 약 10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딥시크가 인공지능 업계 전반에 큰 충격을 안겼지만 미국 빅테크 기업의 경쟁력을 따라잡기는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증권전문지 마켓인사이더는 “딥시크의 시도는 아마추어 수준에 가깝다”는 투자자 의견을 인용해 엔비디아 주가 하락은 시장의 과잉 반응에 불과하다는 평가를 전했다.
딥시크 기술 역시 엔비디아의 저사양 인공지능 반도체를 기반으로 개발된 만큼 관련 기업들이 엔비디아에 의존을 낮추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이어졌다.
증권사 웨드부시도 보고서를 내고 “엔비디아는 인공지능 로봇과 자율주행 등 여러 시장에서 사실상 유일한 반도체 기업으로 남을 것”이라며 “딥시크의 등장으로 바뀌는 것은 없다”는 관측을 내놓았다.
마켓인사이더는 “딥시크가 촉발한 주가 하락도 엔비디아 투자자들의 믿음을 흔들기는 충분하지 않았다”며 장기 관점에서 상승세가 탄탄하게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고 보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