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일본 파운드리 공장 가동률 부진, 자동차용 반도체 수요 위축에 직격타

▲ TSMC가 일본 반도체 파운드리 공장 가동을 시작했지만 자동차를 비롯한 전방산업 업황 악화로 가동률 상승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TSMC 일본 반도체 생산법인 JASM 공장 이미지.

[비즈니스포스트] 대만 TSMC가 일본 구마모토에 신설한 첫 반도체 파운드리 공장 운영을 시작했지만 가동률을 높이는 데 고전하고 있다.

스마트폰과 자동차 등 전방산업의 수요 위축으로 소니와 덴소를 비롯한 현지 고객사들의 반도체 위탁생산 물량이 좀처럼 늘어나지 않아서다.

대만 디지타임스는 6일 “전 세계 자동차용 반도체 시장에 부진한 업황이 이어지고 있다”며 “이는 TSMC 구마모토 공장에 직접적 영향을 미쳤다”고 보도했다.

TSMC는 지난해 말 일본에 신설한 첫 파운드리 공장 가동을 시작했다. 해당 설비는 소니와 덴소 등 현지 고객사들과 합작법인을 통해 투자 및 운영이 이뤄진다.

일본 정부와 기업들은 코로나19 사태가 촉발한 반도체 공급망 차질이 재현되는 일을 막기 위해 TSMC의 현지 공장 투자를 적극적으로 유치해 왔다.

전체 투자 금액의 절반 가량을 일본 정부 지원금으로 충당했을 정도다.

그러나 공장 가동 초반부터 고객사들의 강력한 수요가 예상됐던 것과 달리 일본 공장의 가동률은 매우 늦은 속도로 상승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기차와 스마트폰 등 전방산업이 좀처럼 회복세를 보이지 않으며 반도체 수요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5나노 이하 미세공정을 주로 활용하는 인공지능(AI) 반도체 위탁생산 물량은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TSMC 일본 공장에는 22-28나노, 12-16나노 등 이미지센서와 자동차용 반도체에 주로 쓰이는 구형 공정만 도입되어 있어 이러한 수요에 대응할 수 없다.

디지타임스는 TSMC 12-16나노 공정의 전체 가동률이 70%, 6-7나노 공정은 60% 안팎에 머무르고 있다고 전했다.

TSMC는 일본 구마모토 제2공장에 6-7나노 공정을 도입해 2027년부터 가동하겠다는 계획을 두고 있는데 새 공장의 가동률 상승마저 장담하기 어려운 처지에 놓였다.

디지타임스는 구마모토 제1공장과 유사한 기술이 활용되는 TSMC의 독일 공장 반도체 수요도 낙관하기 어려워졌다고 덧붙였다.

TSMC가 NXP와 인피니언, 보쉬 등 유럽 고객사와 공동으로 투자하는 독일 반도체 공장도 2027년부터 가동을 앞두고 있다.

일본 제2공장 및 독일 공장이 가동을 시작하는 2027년까지 반도체 수요가 큰 폭으로 회복되지 않는다면 TSMC와 협력사들이 투자 성과를 거두기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디지타임스는 “반도체 파운드리 공급 과잉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며 “특히 독일 공장의 가동률 부진은 더 큰 문제로 남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독일 공장 특성상 반도체 공장 건설과 가동에 들이는 비용 및 인건비가 더 높아 TSMC가 파운드리 가동률 및 수익성을 관리하는 일이 만만치 않을 수 있다는 뜻이다.

디지타임스는 “TSMC가 12-16나노 공정에서 고객사 확보에 치열한 경쟁 환경을 맞이하고 있다는 것도 변수”라며 세계 경제가 회복될 조짐을 보이지 않는 점도 악재로 자리잡고 있다고 보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