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전기차 제조사 비야디(BYD)가 한국 전기차 시장에 소형 해치백부터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까지 4종을 출시하며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현대차·기아에 도전한다. 사진은 2024년 11월29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국제 모터쇼 방문객들이 중국 BYD의 중형 전기 SUV '시라이언7'을 살펴보는 모습. <연합뉴스>
2일 BYD 안팎의 취재를 종합하면, BYD는 오는 16일 승용 전기차 브랜드 한국 출시를 알리는 행사를 열고, 이날 구체적으로 올해 출시할 전기차 모델을 공개하기로 했다.
회사는 아직 구체적으로 어떤 전기차를 출시할지 확정하진 않았지만, 소형 SUV 아토3·중형 세단 씰·소형 해치백 돌핀 등 3종을 먼저 출시할 것으로 관측돼왔다.
하지만 최근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3종 외에도 중형 전기 SUV '시라이언'의 배출가스 인증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배출가스 인증 절차는 보통 차량 출시 전 국내 환경 인증 규격을 획득하는 것으로, 이는 곧 국내 출시가 임박했음을 의미한다.
시라이언7이 추가되면서 회사는 국내에 소형 SUV·중형 세단·소형 해치백·중형 SUV까지 다채로운 라인업을 갖게 됐다.
▲ 중국 BYD의 소형 전기 해치백 '돌핀'. < BYD >
시라이언7은 지난해 5월 중국에서 처음 출시된 모델이다. 유럽에서는 지난해 10월 개막한 파리 모터쇼에서 첫선을 보인 뒤 최근 독일과 노르웨이에서 판매를 시작했다.
현재 현대자동차는 국내 시장에서 캐스퍼 일렉트릭(소형 SUV), 코나 일렉트릭(소형 SUV), 아이오닉5(중형 SUV), 아이오닉6(중형 세단) 등의 전기차를 판매하고 있다.
기아는 전기차로 레이 EV(경형 RV), 니로 EV(소형 SUV), EV3(소형 SUV), EV6(중형 SUV), EV9(대형 SUV)를 판매한다.
경형 RV나 대형 SUV를 제외하면 사실상 BYD의 전기차 4종(소형 SUV, 중형 SUV, 소형 해치백, 중형 세단)은 현대차·기아의 모든 전기차종과 경쟁 관계에 있다.
BYD가 출시할 전기차는 현대차·기아에 비해 가격이 훨씬 저렴하다. BYD가 출시할 것으로 예상되는 4종의 중국 판매 시작 가격은 씰 17만9800위안(약 3570만 원), 아토3 11만9800위안(약 2370만 원), 돌핀 9만9800위안(약 1980만 원), 시라이언7 18만9800위안(약 3800만 원)이다.
아토3은 국내 경쟁 차종으로 예상되는 기아 EV3 3995만 원에 비해 1600만원 이상 높다. 씰도 동급의 현대차 아이오닉6가 4600만~6천만 원대인 것에 비해 최대 2500만 원 이상 저렴하다.
전기차 제조 원가에서 배터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40%에 육박하는 만큼 애초 배터리 업체로 출발한 BYD는 전기차 가격 경쟁에서 유리한 입지를 가지고 있다.
▲ 중국 BYD의 소형 전기 SUV '아토3'. <중국 BYD 홈페이지>
올해 전기차 보조금 개편안도 회사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환경부는 2일 '2025년 전기차 보조금 개편안'을 발표했다.
올해 보조금을 받으려면 차 기본가격이 8500만 원 미만이어야 한다. 보조금 전액을 받기 위해서는 찻값이 5300만 원 아래여야 한다.
지난해 가격 기준인 '5500만 원 미만'에서 200만 원 더 낮아졌다.
5300만~8500만 원 전기차는 보조금이 절반만 지급된다.
올해 전기승용차 보조금은 중·대형 차량의 경우 580만 원, 소형차량은 530만 원까지 가능하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각각 70만원, 20만원 줄었다.
BYD 전기차 4종의 국내 출시 가격이 5300만 원 미만으로 책정되면, 중형 세단인 씰은 최대 580만 원, 나머지 3종은 최대 530만 원의 보조금 지급 대상이 된다.
BYD는 국내 시장에서 공격적 마케팅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 중국 BYD의 중형 전기 세단 '씰'. < BYD >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1월20일 출범함에 따라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가 대폭 인상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유럽 등 다른 국가들도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를 대폭 높이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 전기차 업체들은 한국을 비롯해 아시아 시장 수출 공세에 혈안이 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특히 BYD는 국내 첫 전기 승용차 출시인만큼, 초기 소비자 확보를 위해 대대적 할인 등 프로모션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BYD는 2023년 1월 일본 시장 진출 당시, 선착순 1천 대에 한해 구매 할인 등 마케팅 공세를 펼쳤다. 또 일본 각 지역에 전기차 충전소를 설치하고, 구매 인센티브를 늘리기도 했다. 조성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