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일론 머스크의 우주항공 업체 스페이스X가 위성 인터넷 ‘스타링크’ 글로벌 사업 확장에 미국 정부의 지위를 활용하며 협상에 우위를 노리고 있다.

트럼프 차기 정부에서 일론 머스크가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는 점을 앞세워 각국의 규제 완화를 비롯한 특혜를 노리는 방식이다.

블룸버그는 30일 “일론 머스크는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최측근으로 자리잡았다”며 “전 세계 각국 정부가 이러한 사실을 실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론 머스크는 트럼프 정부에서 신설되는 조직인 정부효율부 수장에 발탁됐다. 미국의 예산 편성 및 집행 의사결정 과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일론 머스크를 신뢰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어 정부 차원의 더 많은 결정에 그의 입김이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고개를 든다.

미국의 외교 및 무역 정책도 예외가 아닐 수 있다.

블룸버그는 최근 스페이스X가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에 스타링크 사업 운영 허가를 받는 과정에서 일론 머스크의 정치적 영향력을 이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론 머스크는 현재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과 현지에 스타링크 서비스를 정식 출시하는 계획을 논의하고 있다.

스페이스X가 남아공 정부에서 관련 허가를 받는 대가로 테슬라가 배터리 생산 공장을 신설하는 등 방안도 협상 과정에서 거론되고 있다.

블룸버그는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이렇게 보도하며 일론 머스크가 트럼프 정부에서 큰 역할을 맡기로 한 뒤 관련 논의가 더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남아공 정부는 스페이스X가 스타링크 사업을 운영하려면 현지 기업과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등 방식으로 해외 기업에 진출 규제를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러한 규제를 우회하도록 하는 방법도 일론 머스크와 남아공 대통령 사이에서 논의되고 있다.

일론 머스크의 회사와 거래하는 것이 단순한 경제적 측면뿐 아니라 미국과 외교 관점에서도 중요한 발전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남아공 정부가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남아공 정부 대변인은 블룸버그에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사이 스타링크 서비스 출시 및 관련 정책과 관련한 내용이 논의된 사실이 맞다고 전했다.

블룸버그는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 사업 특성상 각국 통신 인프라에 근본이 되는 현지 기업들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를 사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때문에 다수의 국가가 스타링크 운영을 허가하지 않았지만 올해만 20여 개 나라에 서비스가 개시되는 등 최근 들어서는 상황이 빠른 속도로 바뀌고 있다.

남아공과 비슷한 사례가 이미 여러 국가에서 이어지고 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블룸버그는 대만과 필리핀 등 아시아 국가에서도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 서비스를 도입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대만은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군사적 지원과 관련해 다소 회의적 태도를 보이고 있어 미국 정부와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해야 할 필요성이 매우 높다.

미국의 지원이 줄어들면 중국의 군사적 침공 등 리스크에 취약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스페이스X 스타링크는 현재 인터넷 연결망과 같은 통신 인프라가 취약한 지역을 중심으로 사업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이러한 국가들은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과 우호적 외교 및 협력관계 구축에 경제 또는 정치적 안정성을 크게 의존하는 사례가 많다.

일론 머스크가 트럼프 정부에서 역할을 확대해 나갈수록 스페이스X의 세계 시장 진출도 자연히 더욱 유리해질 수밖에 없다.

다만 블룸버그는 일론 머스크의 정치적 영향력을 이용하는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 글로벌 시장 확대 전략이 경쟁사들의 반발과 같은 역풍을 불러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론 머스크가 스타링크 인터넷 서비스에 자신의 정치적 관점을 반영해 개인정보 보안이나 안보를 위협하는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블룸버그는 일론 머스크가 경영하는 여러 기업의 투자를 유치할 수 있는 기회도 각국 정부가 스페이스X와 협상을 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요소로 자리잡고 있다고 바라봤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