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트럼프 관세 부과' 영향권, 차량 가격 "평균 3천 달러 상승" 전망

▲ 트럼프 정부에서 멕시코와 캐나다에 수입 관세를 부과하면 기아 자동차가 영향권에 놓1일 것이라는 예측이 제시됐다. 기아 '포르테' 2024년형 모델 홍보용 사진.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트럼프 정부가 출범 뒤 멕시코와 캐나다에서 생산되는 자동차에 고율 수입관세를 부과하며 차량 평균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기아도 포르테와 K4 컴팩트 등 모델을 멕시코에서 생산해 미국에서 판매하고 있어 직접적 영향권에 놓일 것으로 예상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6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관세 부과 계획은 보급형 자동차 시장에 가장 큰 타격을 입힐 수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최근 멕시코와 캐나다에서 수입하는 모든 품목에 25% 수준의 관세율을 적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자동차 제조사를 비롯한 기업들의 미국 내 생산 투자를 유도하기 위한 목적으로 해석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현재 미국에서 판매되는 3만 달러 이하의 보급형 차량 가운데 약 3분의1이 멕시코에서 생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해당 차량에 모두 25%의 수입 관세가 적용된다면 자동차 제조사들이 이를 판매 가격에 반영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됐다.

조사기관 울프리서치는 트럼프 정부의 관세 부과 계획이 현실화될 때 미국에서 판매되는 모든 자동차의 평균 가격이 3천 달러(약 439만 원) 가량 상승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특히 캐나다와 멕시코에서 보급형 차량을 생산해 미국 시장에 판매하는 기업들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기아도 멕시코 공장에서 포르테와 K4 컴팩트 모델을 제조하는 만큼 직접적 영향권에 놓여 있다고 진단했다.

두 모델은 기아의 미국 내 전체 자동차 판매량에서 약 18%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스티븐 센터 기아 북미법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월스트리트저널에 “모든 기업들이 큰 불안감을 안고 있는 상황”이라며 “어떤 고초를 겪더라도 괜찮지만 관세는 부과하지 말아달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미 지역에 무역장벽이 세워진다면 미국 자동차 업계도 오히려 타격을 받고 말 것이라는 관측을 전했다.

멕시코 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현지에서 제조되는 차량의 약 70%는 미국 시장에 수출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자동차 조립공장 노동자 최저시급이 3.5~4.3 달러 수준으로 미국 평균 시급의 10분의1 수준에 가깝다는 점이 원가 절감에 유리한 요소로 지목됐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자동차 가격이 상승하면서 미국 시장에서 멕시코산 보급형 차량의 판매 비중이 더 높아졌다고 보도했다.

GM도 전체 차량의 약 3분의1을 멕시코 공장에서 생산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정부가 수입 관세를 부과하면 미국 자동차 기업에도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다만 월스트리트저널은 “자동차 제조사 및 판매사들은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 부과가 단순히 협상 전략에 불과할 수 있다는 희망을 품고 있다”며 “일단 상황을 관망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우세하다”고 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