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올해 연말은 예년보다도 배당주를 향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의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프로그램에 따라 주요 배당주의 주가가 크게 오른 것은 물론 향후 배당 확대를 약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밸류업의 해' 연말 증권주 배당투자 해볼까, 삼성증권 NH투자증권 돋보이네

▲ 연말 배당주로 증권주가 주목받는 가운데 삼성증권과 NH투자증권이 두드러진다.


특히 금융분야 배당주 주가가 적극적 밸류업 공시로 주목을 받고 있는데 전통적 배당주인 은행주뿐 아니라 증권주도 매력적 배당투자 종목으로 거론되고 있다.

29일 금융투자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에프앤가이드 고배당주지수’는 올해 들어 전날까지 30.69%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수익률을 35%포인트 가량 앞선다. 이 기간 코스피지수는 오히려 후퇴했다.

고배당주지수는 에프앤가이드가 산출하는 스타일지수 가운데 하나로 예상 배당수익률이 높은 30개 종목으로 구성되며 이 가운데 금융주가 약 67%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하는 스타일지수는 고배당주, 모멘텀주, 중형주, 가치주, 대형주, 성장주 등 다양한데 이 가운데서도 고배당주 지수의 수익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거래소가 산출하는 ‘코스피200 고배당’, ‘코스피 고배당50’, ‘코스피 배당성장50’ 등 주요 고배당주 지수도 코스피 수익률을 모두 15%포인트 이상 웃돈 것으로 집계됐다.

위 세 지수의 코스피 대비 상대수익률이 모두 두 자릿수를 기록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올해는 인공지능 반도체(AI)주, 전력기기주 등 다양한 테마가 증시를 달궜다. 그러나 결국 배당주가 꾸준하게 성과를 이어온 것으로 평가된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결국 다사다난했던 올해 국내 주식시장 최고 투자전략은 고배당이었다”고 평가했다.

예년과 같이 연말로 갈수록 배당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는데 올해는 글로벌 불확실성 증대에 따른 안전한 피난처로 더욱 각광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정책 불확실성으로 국내증시를 지탱하던 반도체주, 방산주 등이 큰 변동성을 겪고있기 때문이다.

전통적으로 배당주로는 은행주가 꼽히지만 올해는 증권주도 큰 기대를 받고 있다.

은행주는 밸류업 테마의 온기를 오롯이 받으면서 이미 주가가 크게 상승한 만큼 높은 배당수익률을 기대하긴 힘들기 때문이다.

반면 증권주는 고배당 업종임에도 주가 상승률은 은행주의 절반 수준에 그쳐 배당 매력이 더욱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거래소가 산출하는 ‘KRX 은행주’ 지수는 올해 들어 이날까지 주가가 약 35% 오른 반면 ‘KRX 증권주’ 지수는 약 18%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올해 실적 증가율은 증권주가 은행주를 크게 웃돈 것으로 나타나 높은 배당여력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기준 대형 상장 증권사 5곳(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키움증권)의 합산 지배주주 순이익은 전년 동기와 비교해 36.28% 증가했다. 

반면 은행 4사(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는 4.90% 상승하는 데 그쳤다.
 
'밸류업의 해' 연말 증권주 배당투자 해볼까, 삼성증권 NH투자증권 돋보이네

▲ 올해 은행주의 순이익 증가세는 증권주를 크게 밑돌았다.


실제로 현재 코스피200 지수 내에서 기말 예상 배당수익률 상위 5개 종목은 삼성증권(7.6%), 롯데지주(7.4%), 기업은행(7.2%), 롯데쇼핑(6.9%), NH투자증권(6.8%) 순으로 증권주가 은행주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키움증권(5.5%)은 17위, 한국투자증권의 지주사 한국금융지주(5.2%)는 21위로 상대적으로 기말 예상배당수익률이 높은 수준은 아니었다.

결국 올해 연말배당 테마에서는 은행보다도 증권, 특히 삼성증권과 NH투자증권이 주목받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삼성증권 NH투자증권은 아직까지 밸류업 계획을 미공시한 만큼 밸류업 기대감도 살아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NH투자증권은 다음달 밸류업 공시를 준비하고 있다. 삼성증권도 그룹사의 밸류업 진행상황에 따라 계획을 공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증권과 NH투자증권은 개별적 실적 기대감도 큰 것으로 여겨진다.

삼성증권은 개인위탁매매 시장에서 강자로 최근 해외주식 수수료 증가세에서 수혜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증시의 강세로 올해 3분기 국내증시에서 해외주식 거래대금은 2분기와 비교해 36.2% 급증했다. 4분기도 미국증시 독주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돼 삼성증권의 해외주식 중개 수수료가 증가할 거란 분석이 나온다.

NH투자증권의 경우 전날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하향으로 발행어음에서 조달비용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발행어음이란 자기자본 4조 원 이상의 초대형 투자은행(IB)이 자기자본의 200% 이내에서 발행하는 단기금융상품이다. 삼성증권은 초대형 IB이나 아직까지 발행어음 사업에 진출하지 못했다. 

대형 증권사들의 발행어음 조달 이자 비용은 3.4~3.5% 수준인데 금리인하로 NH투자증권이 638억 원 수준의 비용절감이 가능할 것으로 추산된다.

우도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증권사 중 주주환원 모멘텀이 가장 높은 증권사는 삼성증권과 NH투자증권이다”며 “삼성증권은 해외주식 거래대금 증가, NH투자증권은 발행어음 이자비용 감소로 양호한 실적이 전망된다”고 말했다. 김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