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M의 전기차 라인업. < GM >
전기차 시장 최대 격전지 중 하나인 미국에서 GM은 다양한 전기차 라인업으로 물량공세를 펼치며 3분기 전기차 판매량을 크게 끌어올렸다.
업계에선 배터리와 자율주행 등 전기차 기술 개발과 생산에 GM이 진행 중인 대규모 투자가 결실을 거두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8일 GM 판매실적 자료에 따르면 회사는 3분기 미국에서 3만2095대의 전기차를 팔아 전년 동기보다 판매량이 60% 급증했다.
GM의 미국 전기차시장 점유율도 지난 1분기 6.5%에서 3분기 9.5%로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냈다.
이에 회사는 3분기 현대자동차그룹을 제치고 테슬라에 이어 미국 전기차 시장 점유율 2위에 올랐다. 내연기관차를 만들어온 기존(레거시) 완성차업체 가운데는 미국 전기차시장에서 가장 높은 판매실적을 올린 것이다.
로리 하비 GM 부사장 겸 글로벌 시장 담당은 "GM의 전기차 포트폴리오는 시장보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이는 취향에 관계없이 거의 모든 소비자를 위한 전기차 모델들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근 전기차 판매실적 확대의 비결로 다양한 전기차 라인업을 꼽은 것이다.
GM은 미국 시장에서 쉐보레 브랜드로 이쿼녹스 EV와 블레이저 EV, 실버라도 EV를 판매 중이고, GMC 브랜드에서는 시에라 EV, 허머 EV등 다양한 크기의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와 전기 픽업트럭 제품군을 갖추고 있다.
GM 브랜드 중 가장 많은 전기차 라인업을 제공하는 곳은 고급 브랜드 캐딜락이다.
캐딜락은 국내에도 출시된 전기 SUV 리릭을 포함해 셀레스틱, 옵틱 등 세단과 SUV를 아우르는 다양한 프리미엄 전기차를 미국에서 판매 중이다. 여기에 올해 말 풀사이즈 전기 SUV인 에스컬레이드 IQ와 내년 상반기 대형 전기 SUV 비스틱도 출시가 예정됐다.
GM 각 전기차 모델들의 판매실적도 우수하다.
올해 미국 판매를 시작한 쉐보레 이쿼녹스 EV는 3분기에만 9772대가 팔렸고, 쉐보레 블레이저 EV도 직전 분기보다 21% 증가한 7998대가 판매됐다.
▲ GM의 캐딜락 리릭. <비즈니스포스트>
GM 측은 전기차 구매자 중 50% 이상이 신규 고객인 점 역시 주목할 만한 부분으로 꼽았다. 미래 먹거리인 전기차 고객의 신규 유입은 곧 회사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GM은 미국 전기차시장에서 차세대 리더로서 입지를 다지기 위해 천문학적 규모의 자금을 투자하고 있다.
지난 2021년 GM은 2025년까지 전기차와 자율주행차에 모두 350억 달러(약 48조8천억 원)를 투자할 계획을 밝혔다.
그 일환으로 LG에너지솔루션과 모두 3개의 배터리 합작공장을 설립했다. 오하이오주 로즈타운 공장에 약 23억 달러가 투자됐고, 테네시주 스프링힐 공장에 23억 달러, 미시간주 랜싱 공장에는 26억 달러가 각각 투입됐다.
또 GM은 삼성SDI와 함께 네 번째 배터리 생산 공장을 건설할 계획을 갖고 있다. GM과 삼성SDI는 최근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최종 계약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인디애나주에 건설될 새로운 배터리 공장에는 35억 달러가 투자될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GM은 최근 현대차와 포괄적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며 미래 모빌리티 연합을 결성했다. 두 회사는 협약을 계기로 전기·수소 기술의 공동 개발·생산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하며 생산 비용 절감, 효율성 증대, 제품군 확대 방안 등을 모색키로 했다.
GM은 전기차 판매 확대에 힘입어 내연기관차를 합친 미국 자동차시장에서 3분기 65만9601대를 팔아 자동차 제조사 판매 1위 자리를 지켰다. 또 9개 분기 연속 전년 동기 대비 소매 판매가 증가하는 기록을 세웠다. 이밖에도 풀사이즈 픽업트럭 판매 1위, 풀사이즈 SUV 판매 1위를 모두 차지하며 GM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레저용 차량(RV) 시장에서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허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