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두산건설이 올해 10년 만에 매출 2조 원 돌파를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이정환 두산건설 대표이사가 추구해 온 선별수주 전략이 한때 위기설에 휩싸였던 회사를 안정 궤도에 재진입시켰다는 평가가 나온다.
 
두산건설 10년 만에 매출 2조 눈앞, 이정환 선별수주로 수익성도 잡았다

▲ 이정환 두산건설 대표이사 사장이 선별수주 전략으로 성과를 내고 있다.


26일 건설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두산건설은 올해 3분기까지 주택 시장에서 자체분양을 진행한 사업장이 모두 완전 판매 달성을 이어가고 있다.

두산건설이 분양 시장에서 거둔 성과는 실적으로 바로 확인할 수 있다.

두산건설은 올해 3분기까지 누적 기준으로 매출 1조6094억원, 영업이익 879억원, 당기순이익 585억원을 거뒀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매출은 34%, 영업이익은 20%, 당기순이익은 50% 증가한 것이다. 

국내 건설시장에 불황이 이어지면서 대부분 중소형 건설사은 물론 대형 건설사들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두산건설의 실적 성장은 괄목할 만하다.

한국기업평가는 올해 상반기 두산건설 실적을 놓고 "진행하고 있는 주택사업장의 분양실적이 우수하다"며 "다양한 시공경험 바탕으로 수주경쟁력도 양호하다"는 평가를 내놨다.

두산건설의 호실적을 놓고는 2022년 12월부터 두산건설의 최고경영자를 맡은 이 사장의 경영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사장은 두산건설의 '두산위브' 브랜드 경쟁력 강화와 철저한 선별수주 전략에 집중해 왔다.

그는 수주 사업장 선별은 물론 분양 가격과 시기 등을 계획할 때 데이터에 기반한 철저한 분석을 통해 의사 결정을 내리는 최고경영자로 알려져 있다.

이 사장은 올해 3월 한국경제와 인터뷰에서 "단순히 매출을 늘리기 위해 함부로 수주하지 않았고 데이터에 기반해 선별적으로 사업장을 골랐다"며 "분양성을 따질 때도 외부 전문기관이 함께 조사한 객관화된 데이터로 분양 가격, 시기 등에 관한 다양한 계획을 세웠다"고 말했다.

두산건설은 지난해 서울 새절역 두산위브 트레지움, 인천 두산위브 더센트럴, 부산 두산위브더제니스 오션시티 등에서 모두 완판에 성공했다. 올해 분양을 진행한 인천 두산위브더제니스 센트럴 계양, 경기 두산위브더제니스 센트럴 용인 등도 모두 완판됐다.

두산건설은 높은 분양 성과를 바탕으로 수주에서도 순항을 이어가고 있다.

두산건설의 올해 수주 내역을 보면 2분기에는 경북 구미시 광평동 일원에 공동주택을 짓는 중앙숲지역주택조합과 인천시 강화군 선원면에 공동주택을 짓는 강화2지역주택조합으로부터 각각 3784억 원과 3127억원을 수주해 7천억 원 가량의 수주 실적을 더했다. 토목사업에서는 2천억 원대의 수주기록을 추가했다.

두산건설은 올해 남은 기간에 서울 쌍문역과 경기 남양주, 부산 아파트 등에서 정비사업 수주에 도전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추세를 고려하면 두산건설은 올해 매출 2조 원과 수주액 2조 원을 모두 달성할 가능성이 크다.

두산건설이 연간 매출 2조 원을 넘긴다면 2014년 이후 10년 만의 일이 된다.

두산건설이 과거에 대규모 미분양에 따른 타격으로 두산그룹에서 떨어져 나와 사모펀드에 매각되는 등 험로를 걸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최근 완판 행진의 의미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두산건설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공급한 '일산 두산위브더제니스(2700가구)'에서 대규모 미분양으로 이후 2011년부터 10년 동안 순손실 낼 정도의 재무적 타격을 받았다.

두산건설의 대규모 미분양이 초래한 유동성 위기는 두산그룹까지 부담을 줄 정도로 심각했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두산건설이 그룹 계열사 였을 당시 직접 대표이사로서 경영을 맡았을 정도로 두산건설에 애착을 보였다.
 
하지만 그룹 내 유동성 압박이 심각해 지자 2021년에 결국 두산건설을 사모펀드 운용사인 큐캐피탈파트너스에 매각했다. 김인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