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시멘트업계가 정부에 환경규제 완화를 요청했다.

한국시멘트협회는 26일 질소산화물(NOx) 배출규제 기준을 최종연도 기준 120ppm 수준(충북권 기준)으로 완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시멘트협회 "기술적 안정성 확보 때까지 질소산화물 배출규제 완화해야"

▲ 한국시멘트협회가 26일 질소산화물(NOx) 배출규제 기준의 완화를 요청했다. 사진은 한일시멘트 단양공장의 모습. <한일시멘트>


이번 입장 발표는 ‘대기관리권역의 대기환경개선에 관한 특별법 시행규칙 일부개정(안)’의 입법예고 직후에 발표된 ‘질소산화물 배출규제 기준의 완화를 요구하는 공동성명서’의 후속조치로 마련됐다.

대기관리권역의 대기환경개선에 관한 특별법 시행규칙 일부개정(안)에는 충북지역 시멘트업체의 질소산화물 배출향을 2025년 135ppm에서 2029년 110ppm으로 단계적 감축을 추진하는 내용이 담겼다.

시멘트업계는 규제강화의 필요성에는 동감하면서도 질소산화물 저감시설의 기술적 불안정성을 고려해 최적의 감축 기술 확보 때까지 규제를 유예해 줄 것을 지속적으로 요청해 왔다.

시멘트협회는 “질소산화물 저감시설은 국내 시멘트 제조 시설처럼 대규모의 집적화된 시멘트 소성로에서 안정적인 운용 여부는 물론 여러 부품의 적합성 등 충분한 검증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라며 “오히려 운용 과정에 추가로 온실가스가 발생하는 등 공정 안정성과 저감 효율의 불확실성으로 현장에 즉각적인 적용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시멘트협회에 따르면 실제로 외국에서 일부 소규모 설비에 고효율의 질소산화물 저감시설을 적용한 뒤 효율 저하와 검증 부족을 이유로 이를 재배치 또는 재설치하는 사례가 확인된다.

시멘트업계가 국내 건설경기 침체에 따른 경영실적 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도 규제 완화를 주장하는 근거로 제시됐다. 심각한 실적 악화에 따라 환경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설비 투자 여력이 없다는 것이다.

올해 3분기 국내 시멘트기업들의 매출은 1조3624억 원에서 1조214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1319억 원으로 24%, 순이익은 1111억 원으로 65% 감소했다.

2024년 3분기까지의 누적 순이익은 약 4252억 원이었다. 올해 연간 기준 시멘트업계의 순이익은 시멘트업계의 2024년 설비투자 집행규모인 6076억 원보다 적은 5천억 원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한국시멘트협회는 “이 설비투자 재원에는 고효율의 질소산화물 저감시설 설치비용이 아직 반영되지 않은 상태”라며 “규제기준이 예정대로 강화된다면 검증되지 않은 설비와 설계 대비 낮은 효율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약 1조원 이상의 대규모 투자비가 필요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시멘트 업계는 시멘트생산 유지를 위한 최소한의 경영활동을 위해서는 현실을 반영한 환경규제의 재조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시멘트협회 관계자는 “현재 경제성 및 안정성이 확인되지 않은 고효율 저감 기술을 대체할 새로운 저감 기술 연구 등 다양한 저감 노력을 지속적으로 전개해 오고 있다”라며 “기술적 안정성이 확보될 때까지 시멘트업계의 현실을 감안한 규제 기준의 완화를 다시 한번 강력히 요청한다”고 말했다. 김홍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