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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리얼 엔진5' 썼다가 폭망한 해외 대형 게임들, 최적화 앞선 국산 신작엔 오히려 기회

이동현 기자 smith@businesspost.co.kr 2024-11-25 16: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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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최근 3D 그래픽 특화 엔진 '언리얼 엔진5'로 개발된 해외 트리플A급(대규모 개발비가 투입된) 게임들이 서비스 최적화에 문제를 노출하며 논란을 겪고 있다. 

게임사들은 후속 패치(버그 수정 파일)로 개선하겠다며 대응하고 있지만, 게임 이용자들은 미완성품을 판매한 것 아니냐는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언리얼 엔진5' 썼다가 폭망한 해외 대형 게임들, 최적화 앞선 국산 신작엔 오히려 기회
▲ 우크라이나 개발사 'GSC 게임 월드'가 지난 21일 출시한 오픈월드 액션 역할수행게임(RPG) '스토커 2'의 이미지. < 게임 스팀 페이지 캡처 >

국내에서도 내년부터 언리얼 엔진5 기반 신작이 다수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상대적으로 국내 게임 개발사들이 해외 게임사들에비해 언리얼 엔진5 최적화에 앞서 있어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5일 게임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언리얼 엔진5로 개발된 해외 대작들이 출시 후 서비스 최적화 문제로 이용자들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고 있다.

우크라이나 개발사 'GSC 게임 월드'가 지난 21일 출시한 오픈월드 액션 역할수행게임(RPG) '스토커2'는 시리즈 최신작으로 이용자로부터 많은 기대를 받았다. 하지만 게임 이용자들은 매번 게임을 켤 때마다 10~20분 걸리는 '셰이더 컴파일링(GPU가 시각 효과를 적절히 구현할 수 있도록 컴퓨터 언어로 변환하는 작업)', VRAM 용량 부족에 따른 튕김, 잦은 멈춤 현상 등을 겪었다.

이에 따라 스토커2는 PC 게임 유통 플랫폼 '스팀'에서 압도적으로 긍정적(95~100%의 이용자가 긍정)이나 매우 긍정적(80~100%의 이용자가 긍정)으로 평가받았던 전작과 달리 대체로 긍정적(70~79%의 이용자 평가 점수)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영국 개발사 '발리스틱 문'이 지난 10월4일 선보인 공포 게임 '언틸던 리메이크'도 레이트레이싱(실사적 광원 구현) 기능, AMD FSR 3.0(프레임 생성으로 더 부드럽게 움직임), HDR(실사적 명암 구현) 등이 정상 작동하지 않아 불만을 샀다.

중국의 첫 트리플A급 게임으로 '게임사이언스'가 개발한 액션 RPG '검은신화 오공'은 게임 진행에 크게 지장을 줄 만큼의 문제는 없었지만, 게임 전체 구간에서 크고 작은 버퍼링(프레임 드롭), 사운드 밀림(소리와 화면이 따로 노는 현상), AMD의 GPU 라데온과의 게임 충돌 등이 나타났다는 이용자 증언이 나왔다.

언리얼 엔진5를 개발한 에픽게임즈의 대표 슈팅 게임 '포트나이트'도 초고사양 엔비디아 그래픽 카드와 최신 CPU, 고클럭 DDR5를 갖춰야만 안정적으로 게임의 최고 그래픽 옵션을 사용할 수 있고, 그렇지 않으면 게임을 이용하는 데 불편이 따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게임 이용자 사이에서 언리얼 엔진5로 개발되는 대작 게임의 최적화 우려가 광범위하게 퍼지고 있다.

오픈월드 액션 어드벤처 게임 '위처 4'를 개발하고 있는 폴란드 개발사 CDPR과 같은 유명 게임 개발사도 예외가 아닌 상황이다.

업계에선 언리얼 엔진5가 문제를 일으키는 이유에 대해 아직 경험이 많은 개발자와 연구분석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언리얼 엔진5' 썼다가 폭망한 해외 대형 게임들, 최적화 앞선 국산 신작엔 오히려 기회
▲ 미국 엔진·게임 개발사 에픽게임즈는 지난 13일(현지시각) '언리얼 엔진5'의 최신 버전 5.5를 배포했다. <에픽게임즈> 
업계 관계자는 "언리얼 엔진 5는 계속해 발전이 이뤄지고 있는 엔진으로, 시각적 부분에선 강점이 있지만 연구개발이나 숙련도가 떨어지면서 이용자 경험(UX) 측면에선 문제가 많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개발사들은 2025년부터 언리얼 엔진5로 개발한 다수의 대형 신작을 선보일 예정이다.

크래프톤은 인생 시뮬레이션 '인조이'를 2025년 3월28일, 샌드박스 생존 게임 '서브노티카 2'는 내년 초 모두 얼리액세스(미리 해보기)로 출시한다.

넷마블은 언리얼 엔진5로 제작한 오픈월드 액션 RPG '왕좌의 게임 킹스로드'와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RF 온라인 넥스트'를 2025년 상반기에, 오픈월드 액션 RPG '일곱개의 대죄 오리진'과 '몬길 스타 다이브'를 2025년 하반기에 공개한다.

엔씨소프트는 루트 슈터 '프로젝트 LLL'과 MMORPG '아이온 2'를 내년 출시한다. 루트 슈터는 RPG의 성장 방식과 슈팅 게임의 플레이 방식이 결합된 장르를 뜻한다.

카카오게임즈는 MMORPG '프로젝트 Q'와 '크로노 오디세이'를 2025년에 출시하고, 또 다른 MMORPG '아키에이지 크로니클'는 내년 테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다만 국내 개발사들은 해외 개발사보다 언리얼 엔진 최적화 측면에서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네오위즈가 2023년 9월19일 선보인 액션 RPG 'P의거짓'과 시프트업이 2024년 4월26일 출시한 '스텔라 블레이드'는 모두 언리얼 엔진4로 제작됐는데, 출시 당일에도 안정적 퍼포먼스로 많은 게임 이용자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김정태 동양대학교 교수는 "국내 게임사들은 우수한 품질보증(QA)과 난이도가 높은 온라인 게임 개발 경력을 갖추고 있어 최적화에 강점이 있다"며 "최적화는 이용자 경험에 큰 영향을 미치는 부분인 만큼, 국내 대작 게임의 흥행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말했다. 이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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