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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안 쓰면 금융사가 돈 준다’, 불경기 짠테크 열풍에 혜택으로 유치 경쟁 치열

박혜린 기자 phl@businesspost.co.kr 2024-11-24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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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지금 음악 듣고 1162원을 받아보세요.”

카카오뱅크 애플리케이션(앱)의 음악듣고 캐시받기 서비스 화면의 문구다.
 
‘돈 안 쓰면 금융사가 돈 준다’, 불경기 짠테크 열풍에 혜택으로 유치 경쟁 치열
▲ 금융사들이 모바일 플랫폼 앱테크 서비스 강화로 고객 유치에 힘을 싣고 있다. 사진은 카카오뱅크 '음악듣고 캐시받기' 서비스 출시 홍보 페이지. <카카오뱅크> 

‘짠테크(짠돌이+앱테크) 열풍'이 계속되면서 이를 활용해 플랫폼 사용자 수를 늘리기 위한 금융사들의 혜택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출석체크를 하고 광고를 보면 소소한 포인트를 주는 데서 나아가 음악을 듣고 돈을 안 쓰면 오히려 보상을 지급하는 등 다양한 서비스를 통해 고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고물가 시대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지출을 줄이고 절약하는 소비습관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앱테크 인기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플랫폼 경쟁력이 곧 회사 성장성과 직결되는 인터넷은행, 핀테크기업을 비롯한 금융사들은 앱테크 서비스를 통한 플랫폼 차별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하반기 플랫폼 홈화면 개편을 진행하면서 앱테크 서비스와 이벤트 등을 모아놓은 ‘혜택’ 카테고리를 나란히 신설했다.

음악을 듣거나 돈을 쓰지 않는 것에 포인트를 주는 등 이색 서비스들도 속속 내놓으면서 재테크족의 이목을 끌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하반기 혜택 앱에 ‘음악듣고 캐시받기’ 서비스를 새롭게 선보였다.

음악듣고 캐시받기는 인디가수 등의 음악을 듣고 감상평을 남기면 카카오뱅크 계좌로 즉시 현금을 지급해주는 서비스다. 보통 온라인에서 음악을 들으려면 돈을 내고 음원을 사거나 구독해야 하는데 이 서비스는 반대로 음악을 들으면서 돈을 벌 수 있다는 점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카카오뱅크 음악듣고 캐시받기에는 160개가 넘는 노래들이 올라와있다. 각 노래를 듣고 감상평을 남길 때마다 현금 5원을 받을 수 있고 6시간, 24시간 등 기준으로 재감상도 가능하다. 하루에 들을 수 있는 곡 수 제한도 없다. 

매일매일 노래를 들으면서 돈을 벌 수 있는 셈이다.

카카오뱅크에 따르면 음악듣고 캐시받기 서비스는 8월 출시 뒤 현재까지 누적 고객 방문건수(중복 포함)가 1240만 건을 넘었다. 1일 평균 고객 방문건수는 약 13만 건, 월 평균 1인당 평균 음악감상 횟수는 70회에 이른다. 평균 음악감상 횟수가 2개월 만에 약 2배 증가했다.

케이뱅크가 올해 4월 내놓은 돈나무 키우기 서비스는 이미 인기 앱테크로 자리잡았다. 

케이뱅크 돈나무 키우기는 플랫폼 안에서 다양한 임무 수행을 통해 나무를 키우면서 현금 보상을 받는 서비스다.

케이뱅크 앱 출석과 상품 페이지 방문, 친구초대 등 다양한 방식으로 영양제 등을 받아 나무를 키울 수 있고 최종 성장단계인 7단계에 도달하면 뽑기를 통해 200원부터 최대 10만 원의 현금을 수확할 수 있다.

수확을 마치면 다시 또 새로운 돈나무를 키울 수 있다.

케이뱅크에 따르면 돈나무 키우기 서비스 출시 초반 3주 동안 앱 페이지 방문자 수가 기존보다 60% 증가했다. 10월 말 기준 돈나무 키우기 누적 이용자수는 170만 명에 이른다. 돈나무 키우기 서비스가 ‘히트’를 치면서 개발팀 직원들은 회사에서 포상을 받기도 했다.

최근에는 돈을 안 쓰면 돈을 벌 수 있는 앱테크도 주목을 받고 있다.
 
‘돈 안 쓰면 금융사가 돈 준다’, 불경기 짠테크 열풍에 혜택으로 유치 경쟁 치열
▲ 뱅크샐러드는 팀원을 모아 게임 기간 동안 정해진 예산 안에서 지출을 관리하면 쓴 돈을 돌려주는 '샐러드게임' 시범서비스를 선보였다. <뱅크샐러드>

마이데이터 전문 핀테크기업 뱅크샐러드는 지출관리 게임 서비스 ‘샐러드게임’ 시범서비스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정식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샐러드게임은 팀원 5명이 모여 5일 동안 예산 안에서 지출을 하면 그 돈을 다시 돌려받을 수 있는 게임이다. 팀원들이 함께 지출을 줄여 보상을 얻는 의리게임인 셈이다.

게임이 시작되면 팀 예산 25만 원이 설정되고 팀 예산은 각종 미션을 수행해 최대 54만 원까지 늘릴 수 있다.
 
지출은 마이데이터를 통한 카드와 페이머니 사용 내역으로 확인한다.

뱅크샐러드가 앞서 6월 진행한 샐러드게임 베타서비스에는 5천 명이 참여해 이 가운데 320팀이 목표를 달성해 상금을 받았다. 가장 높은 상금을 받은 사람은 44만9530원을 챙겼다.

뱅크샐러드에 따르면 샐러드게임 베타서비스 기간 앱 유입률이 108% 증가했다.

토스도 올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유행한 ‘무지출 챌린지’ 시범서비스를 운영했다. 토스 무지출 챌린지는 19세 이상 앱 이용자가 참여할 수 있었고 마이데이터에 포함된 카드 사용내역을 바탕으로 지출내역이 없으면 다음날 일정 포인트를 지급했다.

일주일 동안 돈을 쓰지 않으면 추가 보상도 받을 수 있다.

토스는 근처에 토스 앱을 이용하고 있는 사람이 있으면 포인트를 받을 수 있는 ‘토스 켜고 포인트 받기’ 서비스도 큰 인기를 끌었다. 토스는 이밖에도 케이뱅크의 돈나무 키우기처럼 고양이를 키우면서 커피나 햄버거 쿠폰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 조개를 모으면서 포인트를 받는 서비스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앱테크 서비스들을 모아놓은 토스 앱 해택 카테고리의 월간 활성이용자수(MAU)는 10월 기준 820만 명에 이른다. 토스 앱의 월간 활성이용자수가 약 1900만 명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토스 이용자의 절반이 앱테크 등 혜택 서비스를 활용하고 있는 셈이다. 

최근 KB금융그룹이 발간한 2024 한국 1인가구 보고서에 따르면 수도권 및 광역시에 거주하는 25~50세 경제활동 인구 2천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부업을 하고 이 가운데 42%가 앱테크를 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글로벌 데이터분석기업 유로모니터는 2025 글로벌 소비자트렌드 리포트를 통해 고물가 상황이 지속되면서 한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짠테크’ 등 일시적일 것 같았던 절약지향적 소비가 완전히 뿌리내렸다고 분석했다. 

금융업계의 한 관계자는 “다양한 앱테크 서비스가 출시되면서 꾸준한 인기를 보이고 있다”며 “앱테크를 통해 고객 유입은 물론 다른 상품과 서비스의 노출과 이용이 늘어날 수 있는 데다 충성고객이 형성되면서 락인(lock-in) 효과도 나타난다”고 말했다. 박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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