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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어든 수험생에 알짜 정비사업지도 ‘초품아’ 실패, 초등생 몰리는 곳 따로 있다

김홍준 기자 hjkim@businesspost.co.kr 2024-11-14 12:2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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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2000년 기준으로 약 90만 명 가까이 이르던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응시생이 올해 52만 명까지 줄어드는 등 심각한 학령인구 감소가 현실화하고 있다.

아이가 사라지는 시대에 접어들면서 서울 시내 주요 정비사업지도 ‘초품아(초등학교를 품은 아파트 단지)’의 뜻을 이루지 못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줄어든 수험생에 알짜 정비사업지도 ‘초품아’ 실패, 초등생 몰리는 곳 따로 있다
▲ 수험생들이 14일 울산시 남구 울산여고에 마련된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시험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초등학생 인구가 몰린 지역은 신규 학교 개설이 이어지는 모양새다. 부동산 시장에서 이른바 학군지의 인기 역시 여전한 것으로 파악된다.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14일 전국 1282개 시험장에서 일제히 실시됐다. 

이번 수능에는 2024학년도 수능 때보다 1만8082명 많은 52만2670명이 응시했다. 의대생 증원에 따른 21년 만의 졸업생 최다 응시 등의 영향을 받아 지난해보다 수험생이 늘기는 했으나 86만8366명으로 정점을 찍었던 2000년과 비교하면 39.8%나 감소했다.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2020년 1138만 명에 이르던 학령인구는 2024년 715만 명으로 37.2% 하락했다.

대한민국의 심각한 학령인구 감소는 최근 교육부 차원에서 초등학교, 중학교 등과 관련한 재건축 및 재개발 토지 이용 계획을 연이어 변경하고 있는 것에서도 확인 가능하다.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사업으로 불린 둔촌주공은 아파트 단지 내 초등학교와 중학교 신축을 추진했으나 교육부의 반대에 막혔다. 그나마 중학교는 본교가 아닌 분교를 설립하는 형태로 가닥이 잡혔으나 초등학교는 아예 계획이 좌절되고 대신 병설유치원을 만들기로 했다.

이에 따라 둔촌주공은 신축 초등학교 대신에 재건축으로 휴교하고 있던 서울 둔촌초등학교와 위례초등학교를 증축하는 쪽으로 일단락이 됐다.

6천 세대 규모로 재건축이 진행되는 잠실주공5단지 또한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새로 짓지 않기로 결정했다. 

애초 서울시와 조합은 신천초등학교를 이전하는 대신 초등학교 2곳, 중학교 1곳을 새로이 건설하기로 합의했으나 교육부와 의견이 갈렸다. 결국 신천초는 유지하고 중학교 부지는 공공용지로 전환하기로 결정됐다.

기존에 지어진 초등학교라도 존재하는 둔촌주공, 잠실주공5단지와 달리 방배5구역은 초품아 추진에 완전히 실패했다. 

애초 방배5구역 조합은 초등학교를 새로 만들겠다는 용도로 기부채납을 진행했으나 교육부가 학령인구 감소를 이유로 이를 반대하면서 학교용 부지에 다목적 체육시설을 짓게 됐다. 

방배5구역 조합은 초등학교를 위해 마련된 연면적 1만5천㎡ 부지에 743억 원을 들여 체육센터와 수영장을 조성한 뒤 이를 서울시에 기부채납으로 내놓겠다는 방침을 마련했다.
 
줄어든 수험생에 알짜 정비사업지도 ‘초품아’ 실패, 초등생 몰리는 곳 따로 있다
▲ 세종특별자치시 종촌동에 종촌초등학교와 다빛초등학교가 걸어서 7분이 걸리는 위치에 위치해 있다. <네이버 지도>
반면 일부 지역에서는 초등학생 쏠림 현상이 일어나 눈길을 끈다. 전국에서도 높은 출산률을 이어온 세종특별자치시가 대표적이다.

2024년 10월31일 기준으로 39만6168명의 인구를 보유한 세종시에 위치한 초등학교 숫자를 살펴보면 49곳에 이른다. 학생 수를 살펴보면 남학생 1만5049명, 여학생 1만4438명으로 전체 인구의 7.4%가 초등학생이다.

대한민국 전체 인구 5123만8450명 가운데 초등학생이 249만5005명으로 약 4.9%를 차지하는 것을 고려하면 세종시 초등학생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것을 알수 있다.

세종시 산울동 바른초등학교는 7월 세종산울2단지자이더시티 입주가 이뤄진 지 두 달 만인 지난 9월 새로 개교했다.

산울동에는 또 세종시의 첫 초등학교·중학교 통합학교인 산울초·중등학교가 2025년 3월 개교를 준비하며 이름 공모를 진행하고 있다. 산울초·중등학교에서 길을 건너면 세종리첸시아파밀리에가 위치했다.

세종에는 바로 옆 블록임에도 불구하고 초등학교가 각각 존재하는 곳도 존재한다. 종촌동에 위치한 세종호반베르디움2단지아파트의 종촌초등학교와 가재마을1단지아파트의 다빛초등학교다. 종촌초등학교에서 다빛초등학교까지 네이버 길찾기 기준으로 도보 7분(401m)이면 갈 수 있다.

세종 근처에 위치한 데다가 바이오산업특화단지를 품은 충북 청주시 오송읍에서도 2곳의 초등학교를 조성하고 있다.

오송읍은 2022년 기준으로 인구가 2만4544명이었으나 2023년 3만1586명, 2024년 3만9244명으로 인구가 급격히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최근 1년 동안 충북 읍면동 가운데 인구증가율이 가장 높은 곳으로 오송읍이 꼽히기도 했다.

오송제2생명과학일반단지 부근에 위치한 바이오폴리스지구에서는 2025년 3월 오송2초등학교, 2025년 9월 오송3초등학교가 개교를 준비하고 있다.

오송2초등학교 옆에는 2023년 6월 입주한오송역파라곤센트럴시티아파트가 위치했고 인근에 오송2고등학교도 2028년 3월 개교 예정이다. 오송3초등학교는 2025년 3월 문을 여는 오송2중학교와 인접했고 같은 블록에 오송역제일풍경채아파트 외에 오송역파라곤센트럴시티3차, 오송역동아라이크텐, 오송역서한이다음노블리스아파트 등이 자리잡았다.

수능 수험생은 줄고 있지만 ‘학군지 불패’라는 부동산 신화 또한 여전한 것으로 나타난다.

국토교통부의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강남 8학군’이라고 불리는 서울 강남구 청담동 청담자이 전용면적 89.36㎡ 매물은 8일 45억 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기록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래미안대치팰리스1차 전용면적 93㎡ 매물 또한 10월14일 역대 최고가인 42억 원에 팔렸다.

서울의 대표적인 학군지 가운데 하나인 서울 양천구 목동에서도 목동신시가지5단지 아파트 전용면적 95.06㎡ 매물이 23억9천만 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해당 전용면적의 최고 매매가격은 2023년 12월 11층 매물로 22억9천만 원이었다. 김홍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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