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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정 '양극화 타개' 놓고 한목소리, 지지율 하락국면 타개 위해 안간힘

조충희 기자 choongbiz@businesspost.co.kr 2024-11-12 17: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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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윤석열 대통령이 ‘양극화 타개’를 집권 후반기 국정 기조로 제시하며 한동훈 대표가 제시한 주요 정치 아젠다에 화답하는 모양새가 나타나고 있다.

정부와 여당이 협력하는 모습을 지지층에 보여주고 민생 중심의 국정전환으로 중도층에게 다가감으로써 바닥을 치는 지지율 하락국면에서 벗어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당정 '양극화 타개' 놓고 한목소리, 지지율 하락국면 타개 위해 안간힘
▲ 윤석열 대통령이 10월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를 만나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 

12일 국민의힘 안팎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이 임기 후반기를 맞아 기존의 당정 갈등 양상에서 벗어나 공조에 힘 쓰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윤석열 대통령은 전날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임기 후반기에는 소득·교육 불균형 등 양극화를 타개하기 위한 전향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놓고 그동안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강조해온 정책 기조에 화답하는 것이라는 시각이 나온다. 그동안 친윤(친윤석열)계가 한 대표를 견제하던 것과는 다른 기조라는 것이다.

당정은 1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힘·윤석열 정부 합동 전반기 국정성과 보고 및 향후 화제 토론회'에서도 입을 모아 민생을 강조하기도 했다.

한동훈 대표는 이 자리에서 "후반전에는 더 골을 많이 넣어야 한다"며 "민생, 결국 그것이 정답이고 우리가 거기서 성과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에서도 이에 긍정적으로 화답했다. 성태윤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은 "후반기 정책 방향은 민생의 실질적인 변화에 초첨을 맞추고 최선의 방안을 찾겠다"며 "대통령이 소득, 교육 불평등 등 양극화를 타개하기 위한 전향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고 후반기 정책 기조에 대해서 핵심적인 사항을 언급한 바 있다"고 말했다.

'민생'은 한동훈 지도부가 출범 초기부터 강조하던 핵심 키워드다. 한 대표는 7월23일 경기 고양시에서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에 당선된 소감으로 "민심과 국민의 눈높이에 반응하고 외연을 확장하겠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취임 한달째인 8월23일 첫번째 특별위원회로 격차해소특별위원회를 설치하고 △교육 격차 △문화·지역 격차 △이민자 격차 △원하청 격차 △비정규직 격차 다룬다는 계획을 내놨다. 격차해소특위는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며 민주당의 '보편복지'와 차별화한 '선별복지'를 추구하고 있다.

격차해소특위는 내년 초부터 65세 정년확대 문제를 당 차원에서 추진하는 것을 비롯해 재계에서 반대하는 이른바 '좌클릭' 정책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조경태 격차해소특위 위원장은 최근 뉴스1TV 팩트앤뷰에 출연해 "정치의 가장 큰 목적은 어려운 사람을 돕는 것"이라며 "복지문제를 놓고 좌우를 논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대통령실은 한 대표를 배척하는 분위기였으나 최근 들어 태도 변화를 보이고 있다.

한 대표는 당 대표 경선에서 '국민 눈높이'를 언급하며 대통령과의 차별화와 중도층으로 외연확장을 강조한 탓에 당내 친윤계 의원 등으로부터 견제를 받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한 대표 취임 이후 줄곧 한 대표의 독대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추석을 앞둔 지난 8월30일에는 한 대표와 만찬 일정을 돌연취소한 뒤 9월8일 한동훈 대표를 제외한 지도부 만찬을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당 대표 패싱' 논란이 일기도 했다. 

정부와 여당 사이 소통에 있었어도 한 대표를 배제하고 친윤계 좌장인 추경호 원내대표가 중심이 되면서 한동훈 대표가 당내에서 고립되는 양상도 나왔다.

하지만 최근 윤 대통령의 공천 개입 정황을 담은 육성이 공개됐고 대통령 지지율이 곤두박질 치면서 친윤계와 한 대표 양측이 손을 잡을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갤럽이 11월8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은 17%를 보이며 역대 최저치를 보였다. 보수지지세가 강한 대구경북에서도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이 23%에 그치는 등 민심이반이 심각한 상황이다.

이 조사는 한국갤럽 자체조사로 5일부터 7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와 관련해 윤여준 전 환경부장관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윤석열 정부가 봄을 그냥은 못 넘어갈 것이라고 사람들이 예상한다"며 "여권에서도 민심을 달랠 여러 가지 방안을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어느 정도 한동훈 대표의 의사를 받아들이고 거기에서 두 사람이 조화를 이루어야만이 두 사람 다 자기가 지향하는 목표를 달성할 수가 있지 그게 안 됐을 때 둘 다 다 성공하기 힘들다고 본다"고 바라봤다.

이런 목소리를 고려해 당정이 우선 민생을 챙기면서 중도층의 마음을 잡고 협력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핵심 보수 지지층의 우려도 잠재우려는 것으로 읽힌다.
 
당정 '양극화 타개' 놓고 한목소리, 지지율 하락국면 타개 위해 안간힘
▲ 국민의힘 지도부와 대통령비서실 관계자들이 지난 1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힘·윤석열 정부 합동 전반기 국정성과 보고 및 향후 화제 토론회'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7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한 대국민담화에서 "남은 임기 2년 반 민생의 변화를 최우선에 두고 정부의 역량을 집중하겠다"며 "초심으로 돌아가 다시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의 태도 변화에는 김건희 특검법안 정국 속에서 친한(친한동훈)계를 단속하려는 의도도 있다는 관측도 있다. 

야권은 윤 대통령의 공천 개입 정황을 담은 육성이 공개된 이후 이에 대한 특검을 추진하는 한편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민주당은 14일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관여의혹, 공천개입 및 선거개입 의혹을 조사하는 특검안을 본회의에 상정하기로 했다. 조국혁신당은 20일 채상병 사망사건 수사외압 의혹, 공천개입 및 선거개입 의혹 등 17개 사유를 담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초안을 만들어 공개하기로 했다.

신장식 조국혁신당 원내대변인은 12일 이같은 계획을 전하며 "윤석열 정부는 정상적인 국정 운영이 불가한 상태인데 조기종식을 끌어낼 수 없다면 국회는 크나큰 과오를 저지르는 것"이라며 "탄핵 추진을 위해선 더불어민주당뿐 아니라 국민의힘 의원들의 동참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윤석열 정부의 지지율 하락에 국민의힘까지 함께 휩쓸려 갈 것을 우려한 친한계의 특검법 이탈표를 막기 위해 당정 갈등을 풀고 공조해야 할 필요성이 크다는 시각이 국민의힘 안팎에 많은 것으로 파악된다. 조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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