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서 반도체 기술유출 혐의 구속된 한국인 A씨 딸 "중국당국, 공론화하면 엄중 처리 위협"
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2024-10-31 12:2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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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중국 반도체 기업에서 근무하다 간첩 혐의로 구속된 50대 한국 교민 A씨의 가족이 중국 당국으로부터 이 사건이 외부에 알려지면 ‘엄중한 사법처리’가 있을 것이란 경고를 들었다고 밝혔다.
A씨의 딸은 30일 한 국내 언론과 통화에서 "지난해 12월18일 연행 당시부터 중국 측은 사건이 외부로 유출되거나, 언론을 통해 공론화되면 아버지 사건에 불리하게 작용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며 "올해 3월 어머니 참고인 조사 때는 '더 엄중하게 사법처리하겠다'고도 했다"고 말했다.
▲ 중국 허페이에 위치한 CXMT 반도체 공장. < CXMT >
A씨는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에서 20년 넘게 일한 뒤 과장 직함으로 삼성을 떠났고, 이후 2016년 10월 지인 소개로 중국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에 입사했다.
그는 약 4년 동안 CXMT에서 근무한 뒤 2020년 다른 한국 직원들과 함께 권고사직을 당했다. 그 뒤로 중국 반도체 업체 두 군데에서 일했다.
A씨는 2023년 12월 중국 동부 안후이성 허페이시 자택에서 중국 국가안전부 직원에 연행됐다.
중국 당국은 A씨가 CXMT의 기술을 한국으로 유출했다는 간첩 혐의를 적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A씨 딸은 “아버지가 CXMT에 근무했을 때, 회사 기밀에 접근할 위치에 있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한국 정부가 최근 반도체 기술 유출 단속을 강화되고 있는 것에 대해 중국 당국이 '보복'하려는 움직임이 아니냐는 해석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한국 검찰은 2023년 12월 삼성전자 부장 출신의 김 모씨가 2016년 설립된 CXMT로 이직하면서 삼성전자의 18나노 D램 반도체 공정 정보를 무단 유출한 것으로 보고 김씨를 구속했다.
이는 중국 당국이 A씨를 연행하기 사흘 전에 일어난 일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이번 사건은 중국과 미국의 기술 전쟁이 심화되면서 방첩 활동을 강화하고 있는 상황에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