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DL이앤씨의 소형모듈원전(SMR) 사업을 향한 시장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
국내외에서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SMR이 각광 받는 가운데 DL이앤씨가 점찍은 SMR 개발회사에 글로벌 빅테크 기업도 투자를 진행하는 등 가능성을 높이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9일 DL이앤씨에 따르면 SMR 사업과 접목한 친환경 에너지 가치사슬(밸류체인)을 구축해 신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행보를 지속하고 있다.
특히 DL이앤씨는 SMR을 가동할 때 발생하는 600℃ 이상의 높은 열을 또 다른 친환경 에너지원인 수소 및 암모니아 생산에 활용한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DL이앤씨는 세계 최대 규모의 사우디아라비아 마덴 암모니아 플랜트 프로젝트와 국내외 개질 및 부생수소 생산 플랜트 설계 및 시공 등의 성공 경험을 지녔다. 기존 사업 역량과 연계해 신사업에서 시너지를 내겠다는 것이다.
DL이앤씨는 2022년 SMR 사업 진출 의사를 밝힌 뒤 지난해 플랜트사업본부의 원자력 영업조직을 원자력·SMR사업팀으로 재편하며 사업에 힘을 실었다.
올들어 신사업 확대에 주력하던 외부 출신 대표들이 물러나고 주택사업 전문가인 박상신 대표를 최고경영자(CEO)로 선임했지만 여전히 SMR 시장 공략에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8월 DL이앤씨와 DL에너지는 노르웨이 SMR 시장 진출을 위해 노르웨이 원전기업 노르스크원자력(Norsk Kjernekraft)과 SMR 개발 업무협약(MOU)을 맺은 사례가 대표적이다.
같은 달 DL이앤씨는 협력사 교육을 지원하는 ‘건설 동반성장 경영자 과정’에 소형모듈원전(SMR), 수소 플랜트 등 신사업 과정을 신설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DL이앤씨가 투자한 엑스에너지가 아마존과 계약을 맺고 5억 달러(한화 6822억 원)를 투자받으면서 DL이앤씨의 SMR사업에 탄력이 붙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엑스에너지는 냉각재에 물이 아닌 다른 물질을 활용하는 비경수로형 4세대 SMR 분야의 선두주자로 인정받고 있다. 특히 고온가스로(HTGR)분야 기술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된다.
아마존은 엑스에너지가 개발한 SMR에서 전기를 공급받기로 했다. 이에 따라 엑스에너지는 2039년까지 아마존에 5기가와트 규모 전력을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DL이앤씨는 지난해 1월 SMR 개발 기업 '엑스에너지'에 2천만 달러 규모의 전략적 투자를 진행하며 본격적으로 SMR 사업개발을 시작했다.
올해 2월에도 한전KPS와 함께 엑스에너지와 ‘글로벌 SMR 사업개발과 시운전·유지보수 기술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으며 협력관계를 공고히 하고 있다.
세 기업은 엑스에너지가 SMR 대표모델로 개발하고 있는 'Xe-100'을 적용한 글로벌 SMR 플랜트 사업 개발을 추진할 계획을 세웠다. DL이앤씨는 플랜트 설계·조달·시공(EPC)을 담당하기로 했다.
DL이앤씨 관계자는 "엑스에너지와 협업을 통해 SMR 플랜트 설계, 조달, 시공(EPC) 및 운영 유지 분야에서 기술력 확보를 기대하고 있다"며 "엑스에너지의 SMR 기술 개발 상용화가 가시화되면서 앞으로 진행될 사업에서 수주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 뿐만 아니라 전력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동남아, 중동 등으로 시장을 넓힐 계획도 세우고 있다"고 덧붙였다.
DL이앤씨는 주택 및 건축사업의 부진한 실적을 만회하기 위해 플랜트사업의 분발이 필요한 상황에 놓여 있다. SMR 등 플랜트 신사업에 더욱 공을 들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배세호 iM증권 연구원은 8일 DL이앤씨 3분기 실적을 전망하며 "지난해 착공 물량 부진으로 주택·건축 부문 매출이 줄어들었고 유의미한 원가율 개선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된다"고 진단했다.
다만 "DL이앤씨 플랜트부문이 1년 전보다 65.8% 늘어난 매출 4472억 원, 매출총이익률 17.1%를 기록한 것으로 추산되는 점은 긍정적이다"며 플랜트부문을 향한 기대를 보였다.
SMR 시장은 2025년 이후에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테크 기업들은 데이터센터 전력공급을 위해 원자력을 활용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SMR 4기를 건설하는 방안이 연말에 발표될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담길 예정으로 알려졌다.
시장조사업체 프레세던스 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SMR 시장 규모는 2024년에 68억8천만 달러 수준에서 2034년 161억3천만 달러 수준까지 연평균 8.9%가량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SMR이 건설업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란 기대가 떠오른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21일 "SMR은 추후 수소 사업으로 확장할 여지가 있어 신사업 확장이 절실한 건설사에게 매력적 사업이다"며 "건설업 재평가를 위해서 신사업 성장성이 필요한데 SMR이 주요 포인트 중 하나가 될 수 있어 주의깊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바라봤다.
국내 대형 건설사들은 SMR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10월 미국 원자력기업인 홀텍 인터내셔널 영국 법인 홀텍 브리튼과 함께 영국 원자력청이 주관하는 SMR 기술 경쟁 입찰 프로그램에서 최종 후보에 오르는 성과를 거뒀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지난해 11월 루마니아에서 삼중수소 제거설비 신설 공사를 수주해 현재 진행 중인 루마니아를 포함한 동유럽 원자력발전 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대우건설도 9월 원자력 관련 조직을 확대 개편하면서 SMR팀을 새롭게 설립했다.
다만 당장 SMR 사업에서 성과를 기대하기는 이르다는 신중한 시각도 있다.
유재선 하나증권 연구원은 25일 "아직 개발업체들의 주요 모델들은 표준설계인증이 완료되지 않았다"며 "5~6년 이후 시점의 가동을 전제하고 있기 때문에 현실과 기대의 괴리가 다소 존재한다"고 진단했다. 김인애 기자
국내외에서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SMR이 각광 받는 가운데 DL이앤씨가 점찍은 SMR 개발회사에 글로벌 빅테크 기업도 투자를 진행하는 등 가능성을 높이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DL이앤씨의 전략적 투자업체인 SMR 개발기업 엑스에너지가 최근 아마존으로부터 5억 달러를 투자받으면서 신사업 기대가 늘어나고 있다. < DL 유튜브 갈무리 >
29일 DL이앤씨에 따르면 SMR 사업과 접목한 친환경 에너지 가치사슬(밸류체인)을 구축해 신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행보를 지속하고 있다.
특히 DL이앤씨는 SMR을 가동할 때 발생하는 600℃ 이상의 높은 열을 또 다른 친환경 에너지원인 수소 및 암모니아 생산에 활용한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DL이앤씨는 세계 최대 규모의 사우디아라비아 마덴 암모니아 플랜트 프로젝트와 국내외 개질 및 부생수소 생산 플랜트 설계 및 시공 등의 성공 경험을 지녔다. 기존 사업 역량과 연계해 신사업에서 시너지를 내겠다는 것이다.
DL이앤씨는 2022년 SMR 사업 진출 의사를 밝힌 뒤 지난해 플랜트사업본부의 원자력 영업조직을 원자력·SMR사업팀으로 재편하며 사업에 힘을 실었다.
올들어 신사업 확대에 주력하던 외부 출신 대표들이 물러나고 주택사업 전문가인 박상신 대표를 최고경영자(CEO)로 선임했지만 여전히 SMR 시장 공략에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8월 DL이앤씨와 DL에너지는 노르웨이 SMR 시장 진출을 위해 노르웨이 원전기업 노르스크원자력(Norsk Kjernekraft)과 SMR 개발 업무협약(MOU)을 맺은 사례가 대표적이다.
같은 달 DL이앤씨는 협력사 교육을 지원하는 ‘건설 동반성장 경영자 과정’에 소형모듈원전(SMR), 수소 플랜트 등 신사업 과정을 신설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DL이앤씨가 투자한 엑스에너지가 아마존과 계약을 맺고 5억 달러(한화 6822억 원)를 투자받으면서 DL이앤씨의 SMR사업에 탄력이 붙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엑스에너지는 냉각재에 물이 아닌 다른 물질을 활용하는 비경수로형 4세대 SMR 분야의 선두주자로 인정받고 있다. 특히 고온가스로(HTGR)분야 기술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된다.
아마존은 엑스에너지가 개발한 SMR에서 전기를 공급받기로 했다. 이에 따라 엑스에너지는 2039년까지 아마존에 5기가와트 규모 전력을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DL이앤씨는 지난해 1월 SMR 개발 기업 '엑스에너지'에 2천만 달러 규모의 전략적 투자를 진행하며 본격적으로 SMR 사업개발을 시작했다.
올해 2월에도 한전KPS와 함께 엑스에너지와 ‘글로벌 SMR 사업개발과 시운전·유지보수 기술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으며 협력관계를 공고히 하고 있다.
세 기업은 엑스에너지가 SMR 대표모델로 개발하고 있는 'Xe-100'을 적용한 글로벌 SMR 플랜트 사업 개발을 추진할 계획을 세웠다. DL이앤씨는 플랜트 설계·조달·시공(EPC)을 담당하기로 했다.
DL이앤씨 관계자는 "엑스에너지와 협업을 통해 SMR 플랜트 설계, 조달, 시공(EPC) 및 운영 유지 분야에서 기술력 확보를 기대하고 있다"며 "엑스에너지의 SMR 기술 개발 상용화가 가시화되면서 앞으로 진행될 사업에서 수주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 뿐만 아니라 전력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동남아, 중동 등으로 시장을 넓힐 계획도 세우고 있다"고 덧붙였다.
DL이앤씨는 주택 및 건축사업의 부진한 실적을 만회하기 위해 플랜트사업의 분발이 필요한 상황에 놓여 있다. SMR 등 플랜트 신사업에 더욱 공을 들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배세호 iM증권 연구원은 8일 DL이앤씨 3분기 실적을 전망하며 "지난해 착공 물량 부진으로 주택·건축 부문 매출이 줄어들었고 유의미한 원가율 개선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된다"고 진단했다.
다만 "DL이앤씨 플랜트부문이 1년 전보다 65.8% 늘어난 매출 4472억 원, 매출총이익률 17.1%를 기록한 것으로 추산되는 점은 긍정적이다"며 플랜트부문을 향한 기대를 보였다.
▲ 박상신 DL이앤씨 대표이사.
SMR 시장은 2025년 이후에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테크 기업들은 데이터센터 전력공급을 위해 원자력을 활용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SMR 4기를 건설하는 방안이 연말에 발표될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담길 예정으로 알려졌다.
시장조사업체 프레세던스 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SMR 시장 규모는 2024년에 68억8천만 달러 수준에서 2034년 161억3천만 달러 수준까지 연평균 8.9%가량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SMR이 건설업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란 기대가 떠오른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21일 "SMR은 추후 수소 사업으로 확장할 여지가 있어 신사업 확장이 절실한 건설사에게 매력적 사업이다"며 "건설업 재평가를 위해서 신사업 성장성이 필요한데 SMR이 주요 포인트 중 하나가 될 수 있어 주의깊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바라봤다.
국내 대형 건설사들은 SMR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10월 미국 원자력기업인 홀텍 인터내셔널 영국 법인 홀텍 브리튼과 함께 영국 원자력청이 주관하는 SMR 기술 경쟁 입찰 프로그램에서 최종 후보에 오르는 성과를 거뒀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지난해 11월 루마니아에서 삼중수소 제거설비 신설 공사를 수주해 현재 진행 중인 루마니아를 포함한 동유럽 원자력발전 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대우건설도 9월 원자력 관련 조직을 확대 개편하면서 SMR팀을 새롭게 설립했다.
다만 당장 SMR 사업에서 성과를 기대하기는 이르다는 신중한 시각도 있다.
유재선 하나증권 연구원은 25일 "아직 개발업체들의 주요 모델들은 표준설계인증이 완료되지 않았다"며 "5~6년 이후 시점의 가동을 전제하고 있기 때문에 현실과 기대의 괴리가 다소 존재한다"고 진단했다. 김인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