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서울원아이파크로 상전벽해 꿈꾸는 노원 월계동, 차분함 속 퍼지는 기대

▲ 26일 서울 노원구 월계동 광운대역세권 개발사업 부지 인근 건물에서 내려다본 공사 현장.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서울원아이파크가 들어오면 노원구에서도 주목받지 못했던 월계동이 ‘상전벽해’ 수준으로 변화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있다.”

26일 광운대역세권 개발사업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 서울 노원구 월계동 광운대역 물류부지 현장은 주말임에도 트럭이 수시로 드나드는 등 기초 공사가 한창이었다.

전날 열렸던 ‘광운대역 물류부지 개발 착공식’과 ‘KBS 열린음악회’를 마무리하고 공사에 더욱 속도를 내려는 것처럼 보였다.

광운대역세권 개발사업 현장의 한 근로자는 “실제 공사를 시작한 지는 조금 됐다”며 “지하로도 층이 깊이 들어오니 그 자리를 비워내고 새 흙으로 메우거나 지반을 단단하게 하는 공사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바로 옆 아파트들의 조용하고 차분한 분위기는 여느 단지들의 모습과 크게 다를 바가 없었다. 서울 동북권 역대 최대 개발사업으로 꼽히며 언론, 부동산 시장에 오르내리고 있는 상황과는 약간의 괴리감도 느껴졌다.

단지 내부 작은 공원처럼 담장 너머로 공사 현장을 볼 수 있는 곳에서 공사 모습을 주의 깊게 살펴보는 몇몇 주민들만이 보일 뿐이었다.

워낙 이 부지가 개발된다는 말이 오래전부터 나왔고 공터로 남아있던 시기도 길었던 만큼 주민들은 크게 동요하고 있지 않다는 설명이 돌아왔다.

또 현재 부동산 시장 분위기를 고려하면 착공에 이어 곧 진행될 분양 자체에 관한 관심은 시장의 주목보다는 덜하다는 것이다.

인근 한 50대 공인중개사는 “내가 대학생 때부터 이곳이 개발된다는 얘기가 돌았을 정도”라며 “사업이 진행된다는 이야기가 워낙 오래돼 실제 공사가 시작되더라도 딱히 인근 주민들은 변했다고 느끼는 것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장] 서울원아이파크로 상전벽해 꿈꾸는 노원 월계동, 차분함 속 퍼지는 기대

▲ 광운대역세권 개발사업 공사 현장 입구 바로 앞에 마련된 건설현장 식당. <비즈니스포스트>

이어 “장위6구역(장위 푸르지오 라디우스 파크) 분양가가 평당(3.3㎡당) 3500만 원이었는데 이곳 분양가는 평당 4천만 원은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현재 정부에서 대출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점도 있어서 주변에서 실제 청약에 얼마나 관심을 갖고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바라봤다.

다만 광운대역세권 개발사업을 통해 대규모 브랜드 아파트와 부대시설 등이 들어서면 월계동 자체에 부동산 가치가 높아질 것이란 확실한 기대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는 바로 옆 대단지 아파트 단지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예측이 컸다. 

광운대역 물류부지와 맞닿은 중랑천 변에는 월계 미성·월계 미륭·월계 삼호3차아파트(월계 시영아파트·미미삼)와 월계 삼호4차아파트, 한진한화그랑빌아파트, 월계 서광아파트, 월계동 풍림아이원아파트 등 1만여 세대 가까운 대단지가 조성돼 있다.

이 가운데 1986년 준공한 3930세대 규모의 월계 시영아파트는 현재 정비사업 추진을 위한 입안제안 동의서 징구 과정을 밟고 있다.

인근 다른 공인중개사는 “월계동에서는 노원구에서도 은행사거리가 있는 중계동이나 동일로변 상계동, 하계동과 비교하면 소외됐다는 느낌을 받고 있다”며 “특히 미미삼 인근은 워낙 대단지로 정말 살기 좋은 곳인데 이런 점은 좀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미미삼 단지 정비계획 입안제안 동의서 징구율은 38% 정도”라며 “아직 과정이 많이 남았고 최근 대출 규제도 심해져 거래 자체가 활발하지는 않지만 서울원아이파크가 들어서면 관심도 커지고 가치도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특히 대기업인 HDC현대산업개발 본사가 들어온다는 점을 가장 큰 호재로 보는 시선이 나왔다. 월계동뿐 아니라 노원구가 ‘베드타운’에서 벗어나 꾸준히 개발될 수 있는 기반이라는 것이다.
 
[현장] 서울원아이파크로 상전벽해 꿈꾸는 노원 월계동, 차분함 속 퍼지는 기대

▲ 월계 시영아파트(월계 미성·월계 미륭·월계 삼호3차) 정비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기원하는 건설사 현수막들. <비즈니스포스트>

이 공인중개사는 “(HDC)현대산업개발 본사가 들어온다고 하는데 노원구에 이런 대기업 본사를 언제 다시 볼 수 있을지 모른다”며 “이번 개발사업 이외에도 이 주변은 계속 나아져야 하는 부분이 많은데 본사 입주는 단순히 한번 개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계속해서 인프라가 개선될 수 있다는 의미”라며 월계동이 상전벽해 수준으로 탈바꿈 할 수 있는 기회라고 봤다.

이날 만난 아파트 단지 주민들도 자세한 사업내용을 알지 못하는 경우가 꽤 있었지만 ‘2028년’, ‘아이파크’ 등 굵직굵직한 키워드에는 확실한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인근 한 아파트 주민은 “워낙 예전부터 개발된다는 말이 나와서 지금은 그러려니 한다”면서도 “2028년에 아이파크와 다양한 시설이 들어온다고 하는데 그러면 더 살기 좋은 환경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광운대역세권 개발사업 인근에는 사업 준공 이후로 여러 대형 교통 호재가 밑바탕이 되고 있다.
 
이달 초에는 동부간선도로 지하화 민간투자사업이 착공식을 열고 2029년 개통을 목표로 공사에 돌입했다.

이 사업은 광운대역세권 개발사업 부지 옆 월릉교에서부터 강남구 대치동까지 이어지는 10.4km 구간의 소형자 전용 왕복 4차로 대심도 지하도로를 건설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노원구 남부, 성북구 북부 지역에서 강남구 대치동까지 10분 만에 이동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현장] 서울원아이파크로 상전벽해 꿈꾸는 노원 월계동, 차분함 속 퍼지는 기대

▲ 월계3동 주민센터에 걸린 동부간선도로 지하화 관련 현수막. <비즈니스포스트>

이어 광운대역을 지나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C노선 건설이 2030년 개통을 목표로 추진된다. GTX-C가 들어서면 광운대역에서 삼성역까지 단 9분 만에 이동할 수 있다.

다만 3천여 세대가 새로 들어오는 만큼 인근 교통 대책, 특히 철도 지하화가 신속히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서울시가 철도 지하화 통합개발을 위해 국토부에 제출한 안에 따르면 광운대역은 경원선 일대 구간 지하화 대상에 포함됐다.

인근 또 다른 공인중개사는 “지금도 출퇴근 시간에는 한천교, 석계역 등 동부간선도로·북부간선도로를 타려는 차들로 교통체증이 심각하다”며 “석계역 옆으로 장위뉴타운도 개발이 본격화하고 있는데 당장 아파트 단지들에서 빠져나가는 구간의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인근 아파트 단지 주민들에게 광운대역 철도 지하화 때 상부에 무엇이 조성되면 좋을지 설문조사를 한 것으로 안다”며 “우선 철도 지하화로 도로가 조금이라도 넓어지면 교통난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현장] 서울원아이파크로 상전벽해 꿈꾸는 노원 월계동, 차분함 속 퍼지는 기대

▲ (왼쪽부터)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의원(노원을), 우원식 국회의장(노원갑), 오세훈 서울시장, 오승록 노원구청장이 25일 광운대역 물류부지 개발 착공식에 참석한 모습. <서울시>

서울시는 ‘강북권 대개조’의 핵심사업 가운데 하나로 광운대역세권 개발사업을 바라보고 있다. 특히 노원구에서는 이 사업을 ‘월계동 주민들의 40년 숙원’으로 꼽고 성공적 사업추진을 다짐했다.

오승록 노원구청장은 25일 착공식에서 "무엇보다 40여 년 기다림을 끝내고 천지개벽할 월계동과 노원구를 주민들의 기대에 걸맞게 신속히 완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광운대역세권 개발사업으로 서울시 노원구 월계동 85번지 일대에는 지하 4층~지상 최고 49층, 8개 동, 모두 3032세대의 공공주택·레지던스·공공임대주택 등과 호텔, 업무시설, 상업시설 등이 들어선다.

HDC현대산업개발은 공동주택 서울원아이파크 1856세대 분양을 앞두고 있다.

서울시의 기관추천 특별공급 신청 안내문에 따르면 서울원아이파크는 11월8일 입주자 모집공고를 거쳐 11월18일 특별공급 접수를 시작으로 청약에 돌입한다. 다만 분양가 확정 등 분양 승인 과정에서 일정은 변동될 수 있다.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