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연합이 일론 머스크 소유 기업 매출액을 한데 묶어서 X의 디지털법 위반 과징금을 계산하려 한다. 사진은 아이폰 바탕화면서 설치된 X 앱 모습.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유럽연합(EU)이 X(구 트위터)의 위법 활동을 제재하기 위해 스페이스X와 같이 일론 머스크가 소유한 다른 기업의 매출액까지 모두 과징금 대상에 넣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다만 머스크가 최고경영자(CEO)로 있는 테슬라는 상장기업이라는 점을 고려해 포함 대상에서 제외될 것으로 예상된다.
18일 블룸버그는 상황을 잘 아는 취재원 발언을 인용해 “EU는 기업 연매출의 최대 6%까지 디지털서비스법(DSA)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는데 일론 머스크가 소유한 5곳 기업 매출을 합산하는 방식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EU는 유럽에서 사업하는 X가 가짜 뉴스나 불법 콘텐츠를 완전히 막지 못해 디지털법 위반 여부가 있다고 보고 조사하고 있다.
디지털법은 EU가 빅테크의 시장 지배력을 억제하는 취지에서 2023년 5월 시행한 법이다. X와 같은 온라인 플랫폼 기업이 가짜 뉴스와 음란물 및 인종차별 등 유해한 정보를 유통시킨 것에 책임을 묻는 조항을 포함한다.
기업이 이를 위반하면 전 세계 사업으로 벌어들인 연간 매출의 6%에 달하는 과징금을 맞을 수 있는데 이때 X뿐만 아니라 일론 머스크가 소유한 다른 기업까지 모두 계산에 넣겠다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X가 2023년에 실적 대부분을 차지하는 광고 수익에서 25억 달러(약 3조4251억 원) 매출을 올렸을 것으로 추정한다. 스페이스X가 같은 기간 거둔 매출은 90억 달러(약 12조3300억 원) 전후로 추산된다.
단순계산하면 X가 최소한 이들 매출액을 더한 금액에 6%인 6억9천만 달러(약 9455억 원)를 과징금으로 내야 할 상황에 놓인 셈이다.
뉴럴링크나 보링컴퍼니 그리고 xAI와 같은 머스크의 다른 기업은 이들과 비교하면 매출이 그다지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EU가 기업 매출액을 합쳐서 과징금을 산출하는 다소 무리한 방식을 염두에 둔 이유는 일론 머스크 개인이 자신 소유 기업에 과도하게 영향력을 행사하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X를 비롯한 머스크의 여러 기업을 마치 하나의 그룹사처럼 단일 법인으로 규정해 과징금을 매기겠다는 시도로 풀이된다.
일론 머스크는 X 콘텐츠를 단속하지 않아 과징금을 부과하려는 EU의 움직임이 표현의 자유를 제한한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그러나 머스크나 X가 이의를 제기한다 해도 칼자루를 쥐고 있는 쪽은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라는 관측도 나온다.
블룸버그는 취재원 발언을 인용해 “유럽연합이 미국 나스닥 증시에 상장해 머스크가 독단적으로 의사 결정을 하기 어려운 테슬라까지 과징금 계산에 넣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