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타스만' 사우디서 공개 임박, 렉스턴스포츠 딛고 국내 레저 픽업트럭 새 장 연다

▲ 기아가 국내에서 픽업트럭의 새 장을 열지 주목된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조선의 픽업' KG모빌리티 렉스턴스포츠(칸)이 점령하고 있는 국내 픽업트럭 시장에 새로운 국산 픽업 차량이 새로 나온다.

렉스턴스포츠는 픽업 '불모지'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홀로 픽업 대중화를 이끌었지만, 모델 노후화로 점차 판매 시장에서 위력을 잃어가고 있다.

오프로드 성능에 초점 맞춘 기아 타스만의 등장이 국내 레저용 픽업 트럭 대중화 신호탄을 쏠지 관심이 쏠린다.

기아는 16일 브랜드 첫 픽업트럭 타스만의 티저 이미지와 영상을 공개하면서 오는 29일 오후 4시 사우디아라비아 제다모터쇼에서 타스만을 세계 최초로 공개한다고 밝혔다.

앞서 기아는 지난 4월 호주·뉴질랜드의 유명 아티스트 리처드 보이드 던롭이 디자인한 위장막을 쓴 타스만 전용 위장막 모델을 처음 선보이고, 6월 부산모빌리티쇼에서 이 모델의 실물을 공개했다.

7월부터 이달 초까진 타스만 개발 과정을 담은 '원 모어 라운드' 영상 8편을 선보였는데, 13일 뒤 사우디에서 처음 차량이 완전 공개되는 것이다.

앞서 공개된 타스만 전용 위장막 모델과 이를 바탕으로 제작된 디자인 예상도를 종합하면 타스만은 '고 터프'란 디자인 콘셉트 아래 개발된 렉스턴스포츠보다 한층 더 거칠고 야성적 외관을 띌 것으로 보인다.

전면부 그릴엔 이중 프레임 형태의 디자인이 적용돼 거대하고 거친 인상을 강조하고, 그릴 중앙에는 맹수의 이빨을 연상시키는 수직 장식을 단다.
 
기아 '타스만' 사우디서 공개 임박, 렉스턴스포츠 딛고 국내 레저 픽업트럭 새 장 연다

▲ 기아 타스만 위장막 전용 모델. <비즈니스포스트>

헤드램프는 각지게 툭 튀어나온 펜더(차 바퀴 주변을 감싸는 외장 부품)와 연결돼 양 끝단에 배치된다.

아직 타스만의 스펙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국내에선 쏘렌토와 같이 2.2 디젤과 2.5 가솔린 터보 등 2가지 파워트레인으로 출시될 것으로 관측된다.

쏘렌토의 디젤 엔진은 최고출력 194마력(hp), 최대토크 45kg.m, 가솔린 터보 엔진은 281마력, 43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기아가 타스만의 주공략 시장으로 겨냥하고 있는 호주에서는 2.2 CRDi(커먼레일 전자식 직접분사 시스템) 4기통 디젤 엔진과 3.0 터보 6기통 디젤 엔진을 탑재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아는 타스만을 내년 상반기부터 한국과 호주, 아중동 지역에 순차적으로 출시한다고 밝혔다.

픽업트럭의 '불모지'로 여겨졌던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KG모빌리티 렉스턴스포츠는 '혈혈단신' 픽업트럭의 대중화를 일궈냈다.

렉스턴스포츠는 판매 첫해인 2018년 무려 4만1717대가 국내에서 팔려나가며 그해 국내 전체 픽업 판매량의 전년 대비 80% 성장을 이끌었다. 하지만 한해 한해 판매 시장에서 위력을 잃어갔고, 국내 픽업시장 역시 운명을 같이했다.

국내 픽업트럭 판매량은 2019년 4만2825대로 정점을 찍은 뒤 2020년 3만8929대, 2021년 3만902대, 2022년 2만9685대로 하락세를 보였고 작년엔 1만8199대에 그치며 2012년 이후 11년 만에 2만 대선 마저 무너졌다.

GM의 쉐보레 콜로라도, 지프 그라디에이터, 포드 레인저, GMC 시에라 등 레저용 오프로더 수요를 겨냥한 수입 픽업들이 국내 출시됐다.

하지만 콜로라도를 제외하면 7천만 원 후반~1억 원에 육박하는 가격표가 붙어 대중적 수요를 이끌기에는 한계를 보였다. 콜로라도 역시 올 7월 국내 출시된 3세대 완전변경 모델은 7천만 원 넘는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기아 '타스만' 사우디서 공개 임박, 렉스턴스포츠 딛고 국내 레저 픽업트럭 새 장 연다

▲ 기아 타스만 디자인 예상도. <유튜브채널 '뉴욕맘모스' 동영상 캡처>

2천만 원대 시작가격을 갖춘 렉스턴스포츠는 출시 시점부터 연간 판매량이 1만5천여 대 수준까지 떨어진 지난해까지 국내 픽업시장에서 80% 넘는 점유율을 기록해왔다.

다만 KG모빌리티에 따르면 렉스턴스포츠 판매량의 절반가량은 일반 승용이 아닌 소상공인 수요인 것으로 파악된다.

업계에선 타스만이 렉스턴스포츠와 수입 픽업 가격 사이에 있는 4천~5천만 원대 가격을 형성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국내 인기 대형 레저용차량(RV)과 겹치는 가격대다.

더욱이 국내 화성공장에서 생산되는 만큼 기아는 국내에선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타스만을 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아는 이날 티저 영상을 공개하며 타스만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국내를 포함한 미국, 스웨덴, 호주, 중동 등 지역에서 4년 넘는 개발 기간 동안 오프로드 특화 성능, 내구성, R&H(승차감과 조향성, 라이드 & 핸들링), 트레일링 안정성, 도하 등 1777종의 시험을 1만8천 회 이상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회사 관계자는 "텔루라이드에서 선보인 오프로드 성능을 타스만에 담아 기아 브랜드의 명성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허원석 기자
 
기아 '타스만' 사우디서 공개 임박, 렉스턴스포츠 딛고 국내 레저 픽업트럭 새 장 연다

▲ 기아가 16일 공개한 픽업트럭 '타스만' 티저 이미지. <기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