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OCI그룹 방계 계열사인 SGC이앤씨가 실적 둔화와 재무 악화, 시공능력평가 순위 하락까지 삼중고를 겪고 있다.

오너 3세 대표이사로 회사를 이끌고 있는 이우성 사장은 해외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는 모양새다. SGC이앤씨는 올해 해외수주 성과에서 대형건설사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SGC이앤씨 실적·재무 악화 고민, 오너 3세 이우성 해외 수주로 돌파구 찾아

▲  SGC이앤씨가 8월26일(지시각)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민간석유화학기업 시프켐(SIPCHEM)과 프로판탈수소화/폴리프로필렌(PDH/PP) 설비 공사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 SGC이앤씨 >


15일 해외건설통합정보서비스(OCIS)에 따르면 SGC이앤씨는 올해 3분기 말 기준으로 6건의 계약으로 13억204만 달러(약 1조7706억 원)를 수주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는 2023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100배 이상 대폭 늘어난 수준이다.

SGC이앤씨 역대 누적 해외수주 총액 38억4539만 달러(약 5조2293억 원)의 3분의 1을 올해에 쌓고 있다.

SGC이앤씨보다 올해 해외수주 규모가 큰 곳은 삼성E&A, 현대엔지니어링, GS건설, 삼성물산 등 4곳뿐이다. 내로라하는 해외건설 상자들 사이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거두고 있는 셈이다.

SGC이앤씨는 올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에틸렌·프로필렌 설비 공사(6900억 원), 아이소프로필 알코올 설비 공사(2500억 원), 에틸렌초산비닐(EVA) 설비 공사(2600억 원), 프로판탈수소화/폴리프로필렌(PDH/PP) 설비 공사(2300억 원) 등을 수주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외에도 말레이시아에서 1273억 원 화공 설비 시공 공사를 수주했다. 이 프로젝트는 SGC이앤씨가 2023년 말 수주했던 에피클로로히드린(ECH) 생산공장 및 클로르알칼리(CA) 생산 공장 설계·조달 사업의 후속 프로젝트로 SGC이앤씨가 시공까지 맡게 됐다는 것을 뜻한다.

이우성 사장은 SGC이앤씨의 경영 부진을 타개하고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해외 수주를 강력하게 추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사장은 8월 사우디 EVA 설비공사를 수주한 뒤 "지속적으로 양질의 해외 수주 실적을 쌓아 질적·양적 성장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PDH/PP 설비공사를 수주한 뒤에는 "글로벌  수주 성과를 바탕으로 안정적 수행에 집중해 수익 규모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SGC이앤씨는 건설업계 불황 속에서 실적 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이 사장이 해외사업 확대를 통해 반등의 발판을 마련하는 일이 절실한 이유다.

SGC이앤씨는 2024년 상반기에 매출 5763억 원, 영업이익 21억 원, 순손실 79억 원로 아쉬운 실적을 거뒀다. 2023년 상반기와 비교해 영업이익이 흑자로 돌아서기는 했지만 매출은 40.1% 줄고 순손실은 15.2% 증가했다.

SGC이앤씨의 실적 악화에는 이자 비용 증가의 영향이 큰 것으로 판단된다. SGC이앤씨의 이자비용은 2023년 상반기 61억 원에서 2024년 상반기 114억 원으로 86.8% 상승했다.

2024년 상반기 SGC이앤씨의 이자보상배율을 계산하면 0.18이었다. 이자보상배율은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눠 구하는데 통상적으로 이것이 1보다 낮으면 영업활동을 통해 번 돈으로 이자조차 지불할 수 없다는 상태를 뜻한다.

SGC이앤씨의 부채 상황도 악화했다. SGC이앤씨의 부채총계는 2023년 12월 말 6416억 원에서 8453억 원으로 31.7% 증가했다. 

부채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면 비유동부채 가운데 차입금 규모가 커진 것이 이목을 끌었다. SGC이앤씨의 비유동부채 차입금은 2023년 말 53억 원에서 2024년 상반기 1940억 원으로 36배가 됐다.

다만 SGC이앤씨의 자본이 지난해 말 2183억 원에서 6개월 사이에 3138억 원까지 증가하면서 부채비율 자체는 294%에서 269%로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다. 

SGC이앤씨의 자본 증가에는 기타불입자본이 287억 원에서 1357억 원까지 크게 늘어난 것이 영향을 미쳤다. 
 
SGC이앤씨 실적·재무 악화 고민, 오너 3세 이우성 해외 수주로 돌파구 찾아

▲ SGC이앤씨가 7일(현지시각)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민간석유화학기업 시프켐(SIPCHEM)과 에틸렌초산비닐(EVA) 설비 공사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 SGC이앤씨 >


이 가운데 800억 원은 SGC이앤씨의 최대 주주이자 SGC그룹의 지주사인 SGC에너지가 SGC이앤씨가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을 통해 확보한 것이다.

이외에도 SGC에너지는 특수목적법인(SPC) 에이치와이에너지제일차를 통해 약 300억 원을 추가로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GC이앤씨는 이우성 사장이 대표로 2022년 말 취임한 이후 시공능력평가 순위 하락도 겪었다.

2023년 34위를 기록했던 SGC이앤씨의 시공능력평가 순위는 2024년 40위까지 떨어졌다. SGC이앤씨가 강점을 보유하고 있는 산업환경설비 부문 시공능력평가를 따로 살펴봐도 15위에서 20위로 순위가 하락했다.

이우성 SGC이앤씨 대표이사 사장은 1978년 11월17일 출생으로 미국 크랜브룩스스쿨, 미국 카네기멜론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그 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와튼스쿨에서 MBA 과정을 마쳤다.

이 사장은 ‘마지막 개성상인’이라는 별명으로 불렸던 이회림 OCI 창업주의 손자다. 아버지는 이복영 SGC이앤씨 회장으로 이회림 창업주의 둘째 아들이다. OCI홀딩스를 이끄는 이우현 OCI홀딩스 대표이사 회장과는 사촌 관계다. 

2007년 범LG가에 속하는 구자열 LS이사회 의장의 딸 구은아 씨와 결혼했고 SGC이테크건설(현 SGC이앤씨)에 입사해 경영수업을 시작했다. 그 뒤로 SGC이테크건설 경영기획실장 전무, SGC이테크건설 경영기획실장 부사장 등을 맡았다.

2020년 그룹의 지배구조가 개편된 이래로는 SGC에너지와 SGC이테크건설의 전략기획실장 부사장을 동시에 맡았다. 이 사장은 두 곳의 경영에 직접 참여하며 그룹의 미래 성장 동력을 발굴하기 위해 온 힘을 기울였다.

2022년 11월에는 SGC에너지와 SGC이테크건설의 각자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했다. 이 과정에서 아버지인 이복영 회장이 SGC이테크건설의 대표이사에서 물러나 SGC이테크건설의 경영을 온전히 이우성 사장에게 맡기는 모습을 보여 이목을 끌었다.

이우성 사장은 안찬규 전 SGC이앤씨 각자대표이사 사장의 임기가 마무리된 2024년 3월 이후에도 새로 선임된 이창모 SGC이앤씨 각자대표이사 사장과 함께 대표이사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김홍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