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디스플레이의 중국 LCD 공장 매각을 계기로 글로벌 디스플레이 산업에서 중국의 지배력이 커지는 상황이 주목받고 있다. BOE 디스플레이 패널 전시장. |
[비즈니스포스트] LG디스플레이가 중국 기업에 LCD 공장을 매각한 것은 세계 디스플레이 중심지가 중국으로 이동하는 상황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라는 평가가 나왔다.
중국 제조사들은 LCD에 이어 올레드(OLED) 패널 점유율에서도 한국을 제칠 것으로 예상되면서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에 갈수록 큰 위협이 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13일(현지시각) “중국 기업들은 디스플레이 제조업을 지배하게 될 것”이라며 “시장 상황이 중국의 독점 체제에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포브스는 LG디스플레이가 최근 광저우 공장을 중국 TCL CSOT에 매각하기로 밝힌 점을 중요한 사례로 제시했다.
중국 기업들이 이를 통해 글로벌 LCD 시장 점유율을 72%까지 높이면서 90~115인치급 TV용 패널 시장에서는 100% 점유율을 차지하게 됐다는 것이다.
포브스는 과거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대형 LCD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일본과 대만 경쟁사들을 제치고 앞서나가는 성과를 냈다고 전했다.
중국 기업들은 뒤늦게 대형 디스플레이 공장 투자가 시장 지배력을 높이는 데 유리하다는 점을 깨닫고 정부 지원에 힘입어 생산 능력을 공격적으로 키우기 시작했다.
결국 포브스는 중국의 물량 공세가 LCD 시장 전반의 공급 과잉으로 이어져 출혈 경쟁을 이끌고 마침내 지금과 같은 상황으로 이어졌다고 바라봤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도 결국 중국에 LCD 산업 주도권을 내줄 수밖에 없게 된 셈이다.
그러나 포브스는 한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LCD를 대체하기 위해 육성한 올레드 사업마저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지며 중국에 지배력을 빼앗길 위기에 놓였다고 바라봤다.
중국 제조사들의 올레드 시장 점유율이 내년에는 50.2%로 절반을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한국을 제치고 1위 국가에 오를 가능성이 유력하다는 것이다.
포브스는 “중국 정부와 기업들의 올레드 투자 공세 의지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에 나쁜 소식”이라며 위협이 커지고 있다고 바라봤다.
이른 시일에 디스플레이 업계가 중국을 중심으로 완전히 재편되며 반도체보다 더 불균형한 세계 공급망 지도가 그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포브스는 “디스플레이 공급망이 세계 일부 지역에 집중될 것이라는 점은 세간의 주목을 크게 받지 못하고 있다”며 “미국 정부 관계자들이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라고 전했다.
글로벌 디스플레이 산업이 중국에 지나치게 집중되지 않도록 미국 정부 차원의 대응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한 셈이다.
포브스는 “미국은 현재 자국 내 디스플레이 공급망을 전혀 갖추지 않고 있다”며 중국을 중심으로 재편되는 현재 업계 상황에 경계심을 나타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