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프랑스 대형 게임 개발사이자 유럽 대표 게임사인 ‘유비소프트’가 중국 'IT 공룡' 텐센트에 인수될 위기에 처했다.
세계 시장을 주름잡던 유비소프트의 텐센트 피인수 가능성까지 나오게 된 이유는 기존 흥행 지식재산권(IP) 말고는 뚜렷한 새 흥행 게임을 만들지 못하며 수익성이 악화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텐센트가 2대 주주로 있는 국내 크래프톤, 넷마블, 시프트업 등을 비롯해 국내 대표 게임사들도 새로운 장기 흥행작을 찾지 못하면 유비소프트와 같은 위기에 처할 수 있어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게임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유비소프트는 텐센트와 회사의 안정적 운영을 위한 방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텐센트의 인수 가능성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블룸버그는 지난 4일(현지시각) 텐센트가 유비소프트를 인수할 전망이라고 최초 보도했다.
텐센트는 이미 2022년 9월6일 유비소프트의 지분 9.2%를 인수하며 2대주주에 올랐다. 회사 창립자이자 대주주인 기예모 가문이 보유한 지분까지 합치면 약 20.5% 수준이다.
텐센트 인수설이 확산하자 유비소프트 측은 지난 7일 성명문을 내고 “이해관계자를 위한 모든 전략적 옵션을 계속해서 검토하고 있다”며 “적절한 시점에 관련 내용을 안내하겠다”고 밝혔다.
유비소프트가 이런 상황에 처하게 된 것은 대표 액션 어드벤처 게임인 ‘어쌔신크리드’ 시리즈에 집중된 수익 구조, 잇단 신작 실패로 악화된 경영 상황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유비소프트는 2022년 연결기준 영업손실 5억8600만 유로(약 8637억 원)를 기록했다. 대형 신작이 부재한 가운데 인건비를 포함한 연구 개발비는 계속해 투입했으며, 라이브 서비스 신작 성과도 좋지 않았다.
회사는 2023년에는 3억1360만 유로(약 4622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흑자로 돌아섰다. 2023년 10월5일 출시한 ‘어쌔신크리드 미라지’의 판매 호조가 크게 반영된 결과다.
유비소프트는 2024년에 다수의 대형 신작을 준비하며, 낮은 신작 성공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올해 들어 출시한 액션 어드밴처 게임 ‘페르시아의왕자:잃어버린왕관’, 오픈 월드 액션 게임 ‘스컬앤본즈’, 슈팅 게임 ‘엑스디파이언트’, 오픈월드 슈팅 게임 ‘스타워즈:아웃로’ 등이 줄줄이 흥행에 성공하지 못했다.
특히 신규 IP인 스컬앤본즈는 제작에 최소 6억5천만 달러(약 8761억 원)에서 최대 8억5천만 달러(약 1조1457억 원)이 지출됐다는 내부 개발진 전언이 나왔다. 하지만 이 게임 판매량은 흥행 분기점이라 할 수 있는 100만 장에 도달하지 못했다.
게다가 회사 대표작인 오픈월드 액션 어드밴처 게임 ‘어쌔신크리드:섀도우’의 출시도 2024년 11월15일에서 2025년 2월14일로 연기됐다.
유비소프트의 신규 IP 창출력에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과 맞물려 인수 주최로 거론된 텐센트는 막강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그동안 해외 게임사를 잇달아 인수하며 세계 게임 시장 입지를 확장해왔다.
텐센트는 2011년 2월 미국 레전드오브리그(LOL) 개발사인 ‘라이엇게임즈’의 지분 93%를 4억 달러(약 5396억 원)에, 2016년 6월21일 핀란드 개발사 ‘슈퍼셀’ 지분 84.3%를 86억 달러(약 11조6천억 원)에 인수했다.
자체 진행하는 투자에 더해 해외 자회사를 통한 다양한 지분 투자까지 포함하면, 전 세계 수백 개의 게임 개발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국내 개발사들이 중국 자본에 넘어가지 않기 위해서는 신규 흥행 IP를 창출할 수 있는 개발 프로세스를 갖춰 안정적 수익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크래프톤은 산하 스튜디오 ‘렐루게임즈’와 생활 시뮬레이션 게임 ‘인조이’ 등 개발하면서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해 개발 속도를 높이고, 별도 자원 투입 없이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는 노하우를 입증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회사의 매출이 여전히 배틀로얄 슈팅게임 '배틀그라운드'에 의존하고 있어, 올해 안에 출시하는 탈출(익스트랙션) 역할수행게임(RPG) '다크앤다커모바일'과 '인조이' 성공으로 새 흥행작 배출능력을 입증해야 할 것이란 목소리가 나온다.
넷마블은 2024년 3월 출시한 서브컬처 액션 역할수행게임(RPG) ‘나혼자만레벨업:어라이즈’의 흥행을 반 년 넘게 유지하고 있고, 분기별 신작 출시의 빈도도 경쟁사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다만 상당히 오랜 기간 성공작 출시와 흥행 장기화에 실패했던 만큼 추가 장기 히트작 배출이 절실한 상황이다. 2025년 6월 출시를 예고한 오픈월드 액션 RPG '일곱개의대죄:오리진'의 흥행과 지속가능성 여부가 중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상장한 시프트업도 서브컬처(일본 애니메이션풍 게임) 모바일 게임 ‘니케’가 전체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과도한 상태다.
소니의 콘솔 게임기인 ‘플레이스테이션5’ 독점작으로 출시한 액션 RPG ‘스텔라 블레이드’가 100만 장 이상 판매됐지만, 실제 매출 기여도는 소니와 정산 구조 상 그다지 크지 않은 상황이다. 회사가 2013년 12월 2일에 설립됐지만 출시한 게임은 단 3종에 불과하다. 각각의 작품이 갖는 무게가 훨씬 큰 만큼, 차기 흥행작 배출이 역시 절실한 상황이다.
회사가 준비하고 있는 스텔라블레이드 PC버전과 차기작 ‘프로젝트 위치스’ 출시가 최소 2년 이상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2024년 말에서 2025년 사이에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는 니케 중국판 흥행 수준이 회사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김혜영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게임사는 유의미한 성장을 위해 새로운 IP를 창출해야 하지만 경쟁이 치열해 흥행이 쉽지 않은 시대가 됐다”며 “흥행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면 가장 좋겠지만, 차선책으로 AI를 활용한 다작 출시 구조를 형성하는게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동현 기자
세계 시장을 주름잡던 유비소프트의 텐센트 피인수 가능성까지 나오게 된 이유는 기존 흥행 지식재산권(IP) 말고는 뚜렷한 새 흥행 게임을 만들지 못하며 수익성이 악화했기 때문이다.
▲ 유럽 대표 개발사 '유비소프트'와 중국 IT 공룡 '텐센트'의 기업 로고.
이에 따라 텐센트가 2대 주주로 있는 국내 크래프톤, 넷마블, 시프트업 등을 비롯해 국내 대표 게임사들도 새로운 장기 흥행작을 찾지 못하면 유비소프트와 같은 위기에 처할 수 있어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게임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유비소프트는 텐센트와 회사의 안정적 운영을 위한 방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텐센트의 인수 가능성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블룸버그는 지난 4일(현지시각) 텐센트가 유비소프트를 인수할 전망이라고 최초 보도했다.
텐센트는 이미 2022년 9월6일 유비소프트의 지분 9.2%를 인수하며 2대주주에 올랐다. 회사 창립자이자 대주주인 기예모 가문이 보유한 지분까지 합치면 약 20.5% 수준이다.
텐센트 인수설이 확산하자 유비소프트 측은 지난 7일 성명문을 내고 “이해관계자를 위한 모든 전략적 옵션을 계속해서 검토하고 있다”며 “적절한 시점에 관련 내용을 안내하겠다”고 밝혔다.
유비소프트가 이런 상황에 처하게 된 것은 대표 액션 어드벤처 게임인 ‘어쌔신크리드’ 시리즈에 집중된 수익 구조, 잇단 신작 실패로 악화된 경영 상황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유비소프트는 2022년 연결기준 영업손실 5억8600만 유로(약 8637억 원)를 기록했다. 대형 신작이 부재한 가운데 인건비를 포함한 연구 개발비는 계속해 투입했으며, 라이브 서비스 신작 성과도 좋지 않았다.
회사는 2023년에는 3억1360만 유로(약 4622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흑자로 돌아섰다. 2023년 10월5일 출시한 ‘어쌔신크리드 미라지’의 판매 호조가 크게 반영된 결과다.
유비소프트는 2024년에 다수의 대형 신작을 준비하며, 낮은 신작 성공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올해 들어 출시한 액션 어드밴처 게임 ‘페르시아의왕자:잃어버린왕관’, 오픈 월드 액션 게임 ‘스컬앤본즈’, 슈팅 게임 ‘엑스디파이언트’, 오픈월드 슈팅 게임 ‘스타워즈:아웃로’ 등이 줄줄이 흥행에 성공하지 못했다.
특히 신규 IP인 스컬앤본즈는 제작에 최소 6억5천만 달러(약 8761억 원)에서 최대 8억5천만 달러(약 1조1457억 원)이 지출됐다는 내부 개발진 전언이 나왔다. 하지만 이 게임 판매량은 흥행 분기점이라 할 수 있는 100만 장에 도달하지 못했다.
게다가 회사 대표작인 오픈월드 액션 어드밴처 게임 ‘어쌔신크리드:섀도우’의 출시도 2024년 11월15일에서 2025년 2월14일로 연기됐다.
유비소프트의 신규 IP 창출력에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과 맞물려 인수 주최로 거론된 텐센트는 막강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그동안 해외 게임사를 잇달아 인수하며 세계 게임 시장 입지를 확장해왔다.
텐센트는 2011년 2월 미국 레전드오브리그(LOL) 개발사인 ‘라이엇게임즈’의 지분 93%를 4억 달러(약 5396억 원)에, 2016년 6월21일 핀란드 개발사 ‘슈퍼셀’ 지분 84.3%를 86억 달러(약 11조6천억 원)에 인수했다.
자체 진행하는 투자에 더해 해외 자회사를 통한 다양한 지분 투자까지 포함하면, 전 세계 수백 개의 게임 개발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텐센트가 2대주주로 있는 국내 게임사 크래프톤(왼쪽), 넷마블(가운데), 시프트업의 기업 로고.
이에 국내 개발사들이 중국 자본에 넘어가지 않기 위해서는 신규 흥행 IP를 창출할 수 있는 개발 프로세스를 갖춰 안정적 수익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크래프톤은 산하 스튜디오 ‘렐루게임즈’와 생활 시뮬레이션 게임 ‘인조이’ 등 개발하면서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해 개발 속도를 높이고, 별도 자원 투입 없이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는 노하우를 입증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회사의 매출이 여전히 배틀로얄 슈팅게임 '배틀그라운드'에 의존하고 있어, 올해 안에 출시하는 탈출(익스트랙션) 역할수행게임(RPG) '다크앤다커모바일'과 '인조이' 성공으로 새 흥행작 배출능력을 입증해야 할 것이란 목소리가 나온다.
넷마블은 2024년 3월 출시한 서브컬처 액션 역할수행게임(RPG) ‘나혼자만레벨업:어라이즈’의 흥행을 반 년 넘게 유지하고 있고, 분기별 신작 출시의 빈도도 경쟁사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다만 상당히 오랜 기간 성공작 출시와 흥행 장기화에 실패했던 만큼 추가 장기 히트작 배출이 절실한 상황이다. 2025년 6월 출시를 예고한 오픈월드 액션 RPG '일곱개의대죄:오리진'의 흥행과 지속가능성 여부가 중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상장한 시프트업도 서브컬처(일본 애니메이션풍 게임) 모바일 게임 ‘니케’가 전체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과도한 상태다.
소니의 콘솔 게임기인 ‘플레이스테이션5’ 독점작으로 출시한 액션 RPG ‘스텔라 블레이드’가 100만 장 이상 판매됐지만, 실제 매출 기여도는 소니와 정산 구조 상 그다지 크지 않은 상황이다. 회사가 2013년 12월 2일에 설립됐지만 출시한 게임은 단 3종에 불과하다. 각각의 작품이 갖는 무게가 훨씬 큰 만큼, 차기 흥행작 배출이 역시 절실한 상황이다.
회사가 준비하고 있는 스텔라블레이드 PC버전과 차기작 ‘프로젝트 위치스’ 출시가 최소 2년 이상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2024년 말에서 2025년 사이에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는 니케 중국판 흥행 수준이 회사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김혜영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게임사는 유의미한 성장을 위해 새로운 IP를 창출해야 하지만 경쟁이 치열해 흥행이 쉽지 않은 시대가 됐다”며 “흥행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면 가장 좋겠지만, 차선책으로 AI를 활용한 다작 출시 구조를 형성하는게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동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