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중국산 모바일 게임에서 '확률 기만'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7일 게임 업계에 따르면 중국 게임 개발사 '릴리스게임즈'가 제작하고 싱가포르 자회사 '파라이트 게임즈'가 배급을 맡은 방치형 모바일 게임 'AFK:새로운여정'의 아이템 뽑기 확률 조작 의혹이 불거졌다. 그러나 회사 측은 확률 정보 오류를 인정했음에도 별다른 후속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중국 게임사 또 아이템 확률 조작, 수수방관에 'AFK:새로운여정' 이용자 분노

▲ 중국 게임 개발사 '릴리스게임즈'가 자사 방치형 게임 'AFK:새로운여정'의 아이템 뽑기 확률을 조작한 것을 인정했음에도 별다른 후속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어 이용자들로부터 공분을 사고 있다. <릴리스게임즈>


문제는 지난 9월28일 디시인사이드 게임 커뮤니티에 게임물관리위원회에 신청한 확률 관련 민원의 결과를 공개하는 글이 올라오면서 시작됐다.

AFK:새로운여정은 동일한 캐릭터를 여러 번 획득해야 하는 캐릭터 성장 구조를 가지고 있다. 캐릭터를 획득하는 거의 유일한 방법이 '캐릭터 뽑기'인데, 이 뽑기에 적용된 확률이 실제 확률이 아니라 '천장 확률'을 포함한 값이었던 것이다. 천장 확률은 아이템 뽑기가 특정 횟수에 도달하면 무조건 해당 아이템을 얻을 수 있는 확률 상한선을 말한다.

이용자들에 따르면 회사 측은 지난 8월 게임 출시 후 픽업 캐릭터(영웅) 뽑기의 획득 확률이 3%이며, 40회 내에 영웅 캐릭터를 확정적으로 획득할 수 있다고 공지했다.
하지만 40회를 뽑아도 영웅 캐릭터가 거의 나오지 않는다는 이용자 불만이 쇄도했다. 3% 확률에는 천장 확률 2.5%가 포함된 값으로, 실제 확률은 약 6분의 1 수준인 0.5%로 추산됐다.

논란이 확산되자 지난 9월30일 공식 게임 카페에 "월계수 주점 영웅 모집 확률 관련 안내"라는 공지문이 올라왔다. 해당 게시물은 카페 회원만이 접근할 수 있고, 게임사가 운영하는 다른 커뮤니티에는 확률과 관련된 별도의 안내가 이뤄지지 않았다.

게임사 측은 해당 공지글에서 "천장 확률을 포함해 확률을 표기하면서 이용자들에 혼란과 불편을 드렸다"면서 "앞으로는 기초 확률과 종합 확률 모두를 표시해 오해를 없앨 것"이라고 밝혔다.

이용자들은 회사가 그동안 결제한 금액에 대한 보상이나 환불 조치에 대해 일절 언급하지 않자 "신고할 수 있는 모든 정부 기관에 신고하겠다"며 "법률 회사 등을 통해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는 등 불만 글을 잇따라 올렸다.

이 게임사는 앞서 5개월 먼저 출시한 글로벌 서버에서도 확률 조작 논란이 발생하자 "표시 확률은 실제 확률이며 천장 확률을 포함한 것이 아니다"라고 고객센터를 통해 답변한 사실이 드러나며 논란이 더욱 확산하고 있다.

이는 문화체육관광부의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 해설서'에서 변동 확률과 천장 도입 시 시도 횟수에 따른 구간별 성공 확률을 명기하도록 한 내용을 위반한 것이다.

이용자들은 중국 국경절 연휴가 10월1일부터 7일까지인 만큼, 후속 조치가 최소한 8일에는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게임사들의 확률 정보 공개가 투명하게 이루어지지 않음에 따라 서비스 차단, 대리인 지정제 강화 등의 규제를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 김승수 의원이 지난 7월 게임위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개정 게임산업법 시행 이후인 3월22일부터 6월까지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 관련 위반행위로 적발된 해외 게임사의 72%가 중국, 홍콩, 싱가포르 등 중화권 게임사인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2023년 국내 모바일 게임 다운로드 1위를 기록한 방치형 게임 '픽셀 히어로', 국내에서 16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 방치형 게임 '버섯커 키우기', 국내에서 2800억 원 이상을 벌어들인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 '라스트워: 서바이벌' 등 인기 중국 게임들은 확률 조작 논란으로 물의를 일으켰다. 이동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