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네이버가 영상사업을 재편한다.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유튜브 등 글로벌 공룡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공세에 밀리며 영화, 드라마, 예능 등 동영상 콘텐츠를 제공하던 '시리즈온' 서비스를 종료키로 했다.

네이버는 대신 외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인 넷플릭스와 협력해 영상 사업을 이어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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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는 오는 12월 시리즈온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홈페이지 공지사항을 통해 밝혔다. 


2일 네이버에 따르면 회사는 시리즈온 홈페이지 공지사항을 통해 “2024년 11월12일부터 시리즈온 멤버십 결제와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의 ‘시리즈온 영화 무제한’ 이용권 지급이 종료된다”며 “또 2024년 12월18일 오후 2시부터 시리즈온에서 캐시와 콘텐츠 판매가 종료된다”고 밝혔다. 

네이버 측은 “그동안 시리즈온 서비스를 통해 다양한 영화, 방송의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했지만, 디지털 플랫폼 시장의 급격한 변화에 따라 아쉽게도 콘텐츠 판매를 종료한다”고 덧붙였다. 

회사는 콘텐츠 다운로드 서비스인 N스토어를 2018년 네이버 시리즈온으로 개편한 뒤 7년 동안 영화나 드라마, 예능 등 콘텐츠를 편당 요금을 내고 구매해 소장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2022년 말 기준으로는 개별 결제를 이용한 이력이 있는 누적 순사용자가 1천만 명을 돌파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이용자가 급감했다.

회사는 앞서 2023년 시리즈온의 PC 다운로드 소장 상품을 판매 종료하고 스트리밍 방식으로 서비스를 전환했지만, 1년 뒤 결국 서비스 종료를 결정했다. 

스트리밍 서비스 위주로 시장이 변하자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등 다른 OTT 사이에서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서비스 종료 수순을 밟게 된 것으로 보인다. 

시리즈온 이용자들은 “영화도 파일 구매에서 스트리밍 방식으로 전환되고 있다”, “좋아하는 영화들을 여럿 소장해 놨는데 향후 어떻게 되는 건지 모르겠다”, “네이버 시리즈온에서만 구매할 수 있었던 영화들을 볼 수 없게 돼 아쉽다” 등 반응을 보였다. 

네이버는 최수연 대표가 부임한 뒤 동영상 사업을 전면 개편하고 있다. 앞서 네이버는 네이버 나우, V라이브, 네이버TV, 시리즈온 등 여러 영상 서비스 사업을 진행해왔다. 

다만 네이버 나우, 네이버TV, 시리즈온, V라이브 등 여러 동영상 서비스의 존재감은 크지 않았다. 이 가운데 V라이브는 2022년 서비스를 종료했고, 나우는 지난 9월 네이버TV에 통합돼 사라졌다. 

네이버 시리즈온의 서비스를 연내 종료한 뒤에는 네이버는 피드형 숏폼 서비스인 '클립'과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 '치지직' 등 신규 서비스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 대표는 인터넷 콘텐츠를 많이 소비하는 MZ세대에 특화한 동영상 서비스 개발에 초점을 맞춰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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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는 11월부터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이용자들은 넷플릭스 저가 요금제를 사용할 수 있다. <네이버>


시리즈온 서비스를 종료한 뒤, 네이버는 넷플릭스와 손을 잡고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에 넷플릭스 이용권을 추가하기로 했다. 국내 플랫폼 기업이 자사의 구독 서비스에 넷플릭스 콘텐츠 이용권을 넣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네이버 유료 멤버십인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에는 혜택 가운데 하나로 시리즈온 영화 무제한 이용권이 포함됐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은 네이버 시리즈온 혜택을 앞세워 초기 서비스 안착에 성공하기도 했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회원들은 오는 11월부터 월 4900원의 구독료(연간 구매 시 월 3900원)로 넷플릭스 광고형 저가 요금제를 사용할 수 있다. 추가 요금을 내면 넷플릭스 요금제를 업그레이드 할 수 있다. 

네이버는 영상 사업을 재편하는 동시에 글로벌 OTT와 제휴를 통해 스트리밍 사업의 약점을 보완하려고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넷플릭스도 네이버와 협력해 정체된 이용자 수를 늘리는 효과를 기대하는 것으로 보인다. 

두 기업은 이후로도 다양한 협업을 이어나간다는 계획이다. 정한나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리더는 "넷플릭스와 협력을 통해 멤버십 서비스의 콘텐츠 경쟁력과 다양성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