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5월 한화솔루션 큐셀부문이 완공한 미국 캘리포니아주 50메가와트급 태양광 발전소.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미국이 예고했던 대로 동남아시아발 태양광 제품 관세를 부과했다. 이에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에 부과된 예비관세가 예상했던 것보다 낮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1일(현지시각) 블룸버그는 미국이 태국과 베트남 등 동남아 지역에서 수입된 태양광 제품에 예비관세를 매겼다고 보도했다.
이번에 시행된 예비관세는 미국 국내 태양광 제조사들의 강력한 요구에 따른 것이다. 한국 한화솔루션 큐셀부문도 미국 정부에 태양광 제품 관세를 시행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이들 제조사는 동남아 제조사들이 중국 지원을 받아 태양광 제품을 생산원가보다 낮은 가격에 미국에 수출하고 있어 공정 경쟁을 저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관세는 90일 전부터 수입된 제품들에까지 소급 적용된다.
블룸버그는 이번 관세가 사실상 중국을 겨냥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미국 상무부는 12년 전부터 중국산 태양광 제품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고 있는데 중국 업체들은 이를 우회하기 위해 동남아시아로 공장을 이전해 제품을 생산해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중국 정부 관계자들은 동남아 국가들을 대상으로 한 관세 시행을 앞두고 해당 조치가 미국의 에너지 전환을 늦출 것이라는 경고를 보내기도 했다.
실제로 블룸버그는 이번 관세 조치로 당분간 미국 제조사들이 생산하는 태양광 제품들은 생산단가가 더 오를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했다고 지적했다.
애비게일 로브 호퍼 미국 태양광산업협회 회장은 “우리는 미국 태양광 제조업체를 지원하는 동시에 기후변화에 대처하고 증가하는 전력 수요를 충족하는 것에 필요한 규모와 속도로 에너지를 배치하는 데 도움이 되는 효과적인 솔루션이 필요하다”며 “국내 제조업체들이 단기적으로는 어려운 시장 환경에 처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이런 예를 들어 거시적 과제 해결을 미룰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날 공개된 초안에 따르면 캄보디아 업체들에는 평균 8.25%, 말레이시아는 9.13%, 태국은 23.06%, 베트남은 2.85%의 추가 관세가 부과될 것으로 파악됐다.
한화솔루션 큐셀부문 말레이시아 법인이 생산한 태양광 제품들에는 14.72%가 붙는다.
업계 전문가들은 대체로 이번 예비관세가 예상했던 것보다는 낮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팀 브라이트빌 시장분석업체 '와일리 레인' 파트너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조사에 따라 (중국이 제공한) 보조금들이 드러나 최종적으로는 관세가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한다"며 "중국 지원을 받는 동남아 업체들은 어디서 얼마나 그런 지원을 받았는지 숨기는 것에 매우 능숙하다"고 말했다.
관세 부과를 위한 미국 상무부 조사는 내년 초까지 진행될 것으로 계획됐다. 최종 관세는 결과에 따라 현재 결정된 초안보다 더 오르거나 내릴 수도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현재 초기 조사를 진행 중이며 결과는 11월 안으로 공개될 것으로 계획됐다. 손영호 기자